지난 7월 14일 오후 서울 회기동 경희대에서 열린 티아라의 공식 팬클럽 QUEEN'S 창단식 & DAY BY DAY 컴백 기자간담회에서 화영, 효민, 큐리, 보람, 소연, 지연, 은정, 아름(새멈버)이 손을 들어 인사하며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지난 7월 14일 오후 서울 회기동 경희대에서 열린 티아라의 공식 팬클럽 QUEEN'S 창단식 & DAY BY DAY 컴백 기자간담회에서 화영, 효민, 큐리, 보람, 소연, 지연, 은정, 아름(새멈버)이 손을 들어 인사하며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이정민


'신의 한수'는 없었다.

그리고, 온갖 추측을 낳았던 '화영 왕따' 설은 결국 진실 공방과 함께 네티즌들의 팀 해체 요구가 난무하는 연예계 최고의 '왕따 스캔들'로 집대성됐다.

30일 오후 1시 소속사 코어콘텐츠미디어 김광수 대표는 예고대로 장문의 보도자료를 통해 화영의 계약해지 내용이 담긴 '중대 발표'를 공개했다. 이에 '왕따' 피해자로 부각되며 논란의 중심에 섰던 화영은 30여 분 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진실 없는 사실들"이란 짤막한 글로 복잡한 심경을 대신했다. 한쪽은 구구절절한 글을 통해, 한쪽은 SNS를 통해 '입장'을 표명한 것이다.

소속사 측은 "멤버간의 불화설이나 왕따설은 전혀 없었으며 사실과 무관함을 거듭 말씀 드린다"고 못 박았지만, "19명 스탭들의 볼멘소리"와 "(화영의) 기본교양과 사람 됨됨이" 그리고 "피해를 주는 멤버는 한류그룹 티아라의 미래를 위해 교체를 언급한 바 있다"고 운운한 중대발표 내용은 티아라에 대한 여론을 더욱 악화시켰다.

'중대 발표' 전후, '티아라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티진요)나 '화영닷컴'과 같은 카페가 만들어지고, '티아라 해체를 청원합니다'와 같은 인터넷 서명이 수 만을 돌파했으며, <우리 결혼했어요> 등 티아라 멤버들이 출연하는 방송 인터넷 게시판에는 퇴출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화영에 대한 동정론은 확산되는 반면 티아라에 대한 비난 여론은 연예계를 넘어 사회적으로 파장을 일으킬 분위기다.

 티아라의 소속사 코어콘텐츠미디어의 김광수 대표는 30일 보도자료를 통해 멤버 화영의 계약해지를 발표했다.

티아라의 소속사 코어콘텐츠미디어의 김광수 대표는 30일 보도자료를 통해 멤버 화영의 계약해지를 발표했다. ⓒ 화영 트위터


 "화영 돌출행동" 소속사 VS "화영 왕따" 여론

"화영이 일본 부도칸 콘서트를 마치고 귀국 후 7월 27일 뮤직뱅크 생방송 도중 순서 2팀을 남기고 무대 못 오르겠다고 돌발행동을 했다."

"화영은 무대에 오르지 않겠다고 한 후 집으로 돌아가는 중 팬들과 기자들이 보는 앞에서 목발을 집어 던진 후 주저 앉았고, 이를 통제하려는 매니저에게 모든 사람 앞에서 소리를 지르겠다고 협박을 했다."

"화영은 팀 내에서 막내답지 않게 톱스타인냥 행동을 했지만 다른 티아라 멤버들은 같은 멤버이기 때문에 모든 것을 지금까지 참고 있었다고 전했다."

소속사 측이 30일 오후 '중대발표'에 이어 추가 폭로(?)한 화영의 돌발행동 내용들이다. 소속사 측은 부상으로 인해 지난주 부도칸 공연에서 차질을 빚었던 화영과 달리 부상투혼을 발휘했던 여타 멤버들과의 차이를 부각시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론은 왜 악화일로일까. 여기엔 '화영 왕따' 설로부터 촉발된 티아라 논란의 중심엔 SNS을 중심으로 한 인터넷 여론과 왕따에 대한 사회적 반발심리가 자리하고 있다.

'화영 왕따' 설이 불거졌던 27일 이후 인터넷 상에서는 멤버들이 화영을 따돌림 시키는 듯한 동영상과 사진들이 난무했다. '화영 왕따' 정황들은 연예계 팬들이 집중된 커뮤니티 게시판을 중심으로 3일간 끝없이 쏟아져 나왔고, SNS와 연예 매체를 통해 확대 재생산 됐다.

그러는 사이 김광수 대표의 '중대 발표' 예고는 이 같은 의혹을 키우는 시간적 여유를 준 것이나 다를 바 없었다. 애초 25일 한 멤버의 "의지의 차이. 우리 모두 의지를 갖고 파이팅!!!!" 이란 글에서 출발한 논란이었기에, SNS를 통한 확산은 자연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문제를 키운 것은 이후 확산된 증거 영상들이다. 네티즌 수사대가 건져 올린 각종 동영상과 사진들 속 멤버들의 행동은 '화영 왕따'설을 증폭시키는 촉매제가 됐다. 지연과 효민, 은정과 보람이 일치단결한 SNS 글로부터 출발한 논란이었기에 네티즌들의 동영상이 대중들로부터 설득력을 얻는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14일 오후 서울 회기동 경희대에서 열린 티아라의 공식 팬클럽 QUEEN'S 창단식 & DAY BY DAY 컴백 기자간담회에서 화영(왼쪽)과 효민이 머리를 매만지며 질문을 듣고 있다.

14일 오후 서울 회기동 경희대에서 열린 티아라의 공식 팬클럽 QUEEN'S 창단식 & DAY BY DAY 컴백 기자간담회에서 화영(왼쪽)과 효민이 머리를 매만지며 질문을 듣고 있다. ⓒ 이정민


사회적 이슈 '왕따' 문제 당사자인 티아라, '해체설'까지 등장 

김광수 대표가 언급한 대로 티아라는 "데뷔 초 은정 왕따설, 소연 왕따설, 보람 왕따설 등 많은 왕따설로 곤욕"을 치루면서 은정에서 보람으로 리더를 교체하기도 했다. 하지만 여론은 "단지 어린 친구들의 질투에서 빚어졌던 일로 하루 이틀을 넘기지 않은 미묘한 다툼이었을 뿐 곧 서로 화합을 해 나갔다"는 소속사의 해명이 티아라의 데뷔 후 1년 뒤 투입된 새 멤버 화영에게도 적용됐는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사실 멤버 충원과 교체 문제는 전적으로 소속사 차원에서 해결할 문제다. 하지만 씨야의 남규리와 소송까지 불사했던 코어의 전례로 볼 때, 이번 논란과 퇴출을 거대 기획사와 걸그룹 멤버 1인의 진실공방 차원으로 치부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인다. 무엇보다 아이돌 1세대부터 끊임없이 불거지는 멤버간의 불화를 다독여야 할 당사자도 이미지가 수익으로 연결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소속사일 수밖에 없다.

허나 연예계를 넘어 사회적 이슈가 될 수밖에 없는 '왕따' 문제를 방치했다는 점, 또 거대 기획사가 20살짜리 멤버를 상대로 자료를 통해 폭로전을 벌이며 가해자와 피해자 논리를 뒤짚으려 했다는 점, 그리고 논란의 중심에 선 멤버들이 이후 3일간의 무대응이나 SNS를 통한 간접적인 언급으로 일관했다는 점 등에서 확산일로의 여론을 잠재울 수 있는 방법은 아직 요원해 보인다.

당장 성난 여론은 SBS 드라마 <다섯 손가락>이나 MBC 드라마 <천번째 남자>에 캐스팅된 멤버 은정이나 효민에 대한 하차 요구까지 나올 만큼 거세다. 부도칸 공연을 성공리에 마치고 한류 아이돌로 자리매김한 티아라. 해체설까지 불거지고 있는 현 난국을 어떻게 타개할까.

30일 오후에만 "티아라 멤버들에게 거듭 미안한 마음을 전하며 화영이에게는 훌륭한 래퍼가 되기를 기원한다"와 "화영은 몇 번이나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몰랐던 것 같고 지금이라도 화영이가 자기의 잘못을 깨달았으면 좋겠다"는 상반된 발언을 내뱉은 김광수 대표는 지금 또 다른 '신의 한 수'를 준비 중 일까.

화영 티아라 김광수 은정 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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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작업 의뢰 woodyh@hanmail.net, 전 무비스트, FLIM2.0, Korean Cinema Today, 오마이뉴스 등 취재기자, 영화 대중문화 칼럼니스트, 시나리오 작가, 각본, '4.3과 친구들 영화제'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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