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KBS에 입사해 <비타민>과 <경제비타민> <청춘불패1> <뮤직뱅크> 등을 거쳐 현재 <개그콘서트> <안녕하세요> <청춘불패2> <전국노래자랑>의 책임 프로듀서인 김호상 KBS CP는 2012년 한양대학교 언론정보대학원 석사논문으로 < K-POP의 해외진출 성공전략에 관한 연구 >를 제출했습니다.

<오마이스타>는 기사를 통해 K-POP 전문가 11명의 심층 인터뷰가 담긴 김호상 PD의 석사논문을 재구성해 소개합니다. 한류에 이어 K-POP이 하나의 문화 현상으로 자리 잡은 지금, K-POP의 성공 요인을 되짚어보고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을 모색해보려고 합니다. [편집자말]
 그룹 소녀시대

그룹 소녀시대 ⓒ SM엔터테인먼트


"초등학교 5학년이던 보아가 가장 먼저 배운 것은 외국어였습니다. 외국어 습득은 보아를 세계무대에 진출시키기 위한 필수 요건이었습니다. 방학 때면 일본에 머물면서 어학과 함께 집중적인 트레이닝을 받았고, 현지 언어를 능숙하게 익히도록 한 현지화 전략은 적중했습니다."(SM엔터테인먼트 김영민 대표)

데뷔를 앞둔 아이돌 그룹에게 외국어는 필수다. 일본어와 중국어, 영어는 기본이다. 프랑스어와 스페인어까지 배운다. 큐브엔터테인먼트 홍승성 대표는 "2012년 데뷔한 비투비(BTOB)는 연습생 시절부터 국외 진출을 염두에 두고, 멤버들의 관심과 재능을 고려해 일본어, 영어, 프랑스어 등을 집중적으로 가르쳤다"고 밝혔다. 작곡가 용감한형제 또한 현지화 전략 중 가장 중요한 것으로 그 나라의 문화 이해도와 언어 구사력을 꼽았다.

이에 대해 일본 가무출판사 마츠바라 편집부장은 "일본어 교육을 철저히 받은 보아와 동방신기는 일본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지명도를 높였다"면서 "이 전략이 최대의 성공 요인"이라고 전했다.

J-POP 가수 같은 현지화 전략 Vs. 비틀즈 프로젝트
 동방신기

동방신기 ⓒ SM엔터테인먼트


보아, 동방신기와 소녀시대의 데뷔는 시작부터 다르다. 동방신기는 한국에서 큰 인기를 누리던 2005년 일본에서 신인으로 데뷔해 J-POP 가수와 같은 현지화 전략을 구사했다. 키쿠다 요코 AVEX 라이브 디렉터는 동방신기에 대해 "일본 아티스트처럼 통역 없이 일본어로 노래하고 이야기하며, 작은 규모에서부터 성실하게 기반을 쌓아 방송에 출연하면서 2009년 도쿄돔 공연을 성공적으로 치렀다"고 소개했다.

반면 소녀시대의 국외 데뷔는 '비틀즈 프로젝트'로 대변된다. "노래를 알리고 가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무렵 현지를 방문해 팬들의 갈증을 풀어주는 프로젝트"라고 설명한 김영민 대표는 "소녀시대는 현지화 과정을 생략한 채 자국 내 히트곡을 (현지에서) 발표했다"고 했다.

동방신기와 소녀시대의 비교에서 알 수 있듯이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가 발달함에 따라 K-POP 가수들의 현지 데뷔 전략도 점차 달라지고 있다. 포미닛, 비스트, 지나, 비투비 등을 만들어낸 큐브 홍승성 대표는 "장기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 단순한 현지화보다는 글로벌 전략이 더 효과적"이라면서 "K-POP의 매력을 다양하게 선보이고, 전략적인 프로모션을 전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현지 음반사와 파트너십을 맺고, 2PM 닉쿤·2NE1(투애니원) 산다라박·미쓰에이 지아 페이· f(x)(에프엑스) 빅토리아 엠버처럼 현지인 멤버를 그룹에 한두 명씩 포함하는 것도 글로벌 현지화의 일부분이다.

글로벌 감성을 담은 음악과 안무 또한 무시할 수 없다. CJ E&M 음악공연사업부문 신동영 차장은 K-POP 곡에 대해 "기본적으로 영미권에서 주로 쓰이는 샘플 및 형식을 따와 이질적이지 않다"면서 "도입부와 브릿지, 후렴과 브릿지, 다시 후렴을 반복하는 후크송 형태로 언어가 달라도 쉽게 귀에 들어온다"고 소개했다.

K-POP 아이돌 '올인원' 시스템...성교육에 심리 상담도 받아
 비스트

비스트 ⓒ 큐브엔터테인먼트


K-POP 가수의 육성 시스템은 크게 캐스팅과 트레이닝, 프로듀싱, 글로벌 프로모션으로 나뉜다. JYP엔터테인먼트 박진영 프로듀서는 "외적으로는 아이돌 그룹의 트레이닝 시스템이 획일화된 교육으로 보이지만, 오히려 개별 아티스트의 개성과 스타일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보는 것이 더 적합하다"면서 "개별 아티스트들은 데뷔 전, 다른 어느 나라의 시스템에서도 볼 수 없었던 준비된 상태로 발전될 수 있다"고 전했다.

박진영 프로듀서가 밝힌 K-POP 아이돌의 육성 시스템은 한마디로 '올인원'(All-in-One)이다. 춤과 노래, 연기, 아크로바틱 등 기술적인 측면과 아울러 외국어, 학사 관리, 독서, 상담 등 인성적인 면에 대한 교육도 이뤄진다. 홍승성 대표 또한 "보컬, 댄스, 연기, 언어, 웨이트트레이닝, 아크로바틱, 랩 등 기술적인 트레이닝 외에도 심리 상담, 특화교육(성교육, 리더십, 약물남용에 관한 것, 예절교육, 매너교육, 마인드컨트롤 인성교육)과 봉사활동을 진행한다"고 했다.

그렇다면 K-POP 가수들의 경쟁력은 어디에서 나올까. 신동영 차장은 서양에 비해 아기자기하지만 아시아에 비해 화려한 외모, 영미권 댄서들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춤 실력 등을 매력 포인트로 꼽았다. 구글 서황욱 이사는 "기억하기 쉬운 멜로디, 독특한 비주얼과 군무, 다른 나라의 음악과 다르면서도 거부감이 없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고 했다.

권오석 KBS 콘텐츠사업국장은 "서로 다른 개성과 외모를 가진 아이돌을 그룹으로 묶은 이른바 '멀티 타겟팅 전략'은 구성원의 다양성만큼 다양한 팬층을 공략하고 확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K-POP 해외진출 김호상 CP 논문 성공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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