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후 경기도 수원 KBS드라마센터에서 열린 수목드라마 <각시탈>현장공개 및 기자간담회에서 주연배우인 주원, 한채아, 진세연, 박기웅이 포즈를 취하며 미소짓고 있다.

<각시탈> 주연배우인 주원, 한채아, 진세연, 박기웅. ⓒ 이정민


18일 KBS 수목드라마 <각시탈>에서는 키쇼카이 집단의 숨은 실체가 드러났다. 그들이 이루려는 목적은 시청자의 상상의 범주를 훨씬 뛰어 넘었다. 키쇼카이 집단이 그동안 꽁꽁 숨겨놨던 진짜 목적은 일제의 수도를 조선의 경성(서울)으로 옮기는 것이었다.

일제의 수도를 한반도 경성(서울)으로 옮긴다는 '경성 천도' 음모, 키쇼카이 회장의 양녀 채홍주(한채아 분)의 대사는 시청자들에게 큰 충격을 전해줬다.

"(조선의) 경성으로 수도로 옮겨 섬나라 일본이 제국의 일본으로 거듭나야 한다"

더 충격적인 사실은 이것이 그저 드라마 상의 허구가 아니었다는 것이다.

<각시탈> 일제의 '경성천도' 야욕, 알고보니 실제?

18일 <각시탈>은 이전처럼 통쾌하지도 그렇다고 유쾌하지도 않았다. 이날, 방송에서 주인공 이강토(주원)와 오목단(진세연)은 여러 차례 위험한 순간을 맞았다.

특히 이강토는 함정에 빠진 오목단을 도와주려다 기무라 슌지(박기웅)에게 각시탈의 정체가 탄로날 정체절명의 위기에 몰렸다. 각시탈과 독립군, 개개인의 활약은 일제라는 거대 집단 앞에 서서히 힘을 잃어가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 상황 속 키쇼카이 집단의 '경성천도' 음모는 <각시탈>의 긴장감을 최고조로 올렸다.

일제의 '경성천도' 야망, 언뜻 보기엔 <각시탈>의 허구로만 보인다. 하지만 알고보니 단지 극상의 픽션이 아니었다.. 지난주 방송된 일제의 독립군 '상자(대못)고문'이 실제였듯, '경성으로의 천도'를 꿈꾼 일제시대 일본인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경성천도>(2012.도요카와 젠요저.김현경 옮김, 전경일 편역 감수)에는 그 자세한 내용이 기록되어 있다. 도요카와 젠요는 '경성천도'란 검은 꿈을 꿨던 대표적 인물이다. 1930년대 흥아연구소의 교육자였던 그는 '일제의 수도를 도쿄에서 경성에서 옮기자'라고 주장했던 인물이다.

도요카와 젠요는 경성(서울)에서 조선인 800만명을 다른(만주) 곳으로 이주시키고 일본인 800만을 경성(서울)로 이주시키라고 주창한다. 한반도의 심장 경성을 일제 대동아공영권을 꿈꾸는 일제의 새로운 수도로 만들려는 획책이었다. 그 무서운 야욕의 일면은 다음과 같다.

"조선인은 4천년 동안 조선반도에 거주해 왔을 뿐 지금까지 이곳을 지배했던 적이 없다"
                                                                               (경성천도中, 도쿠가와 젠요)

1934년 한반도를 집어 삼키려는 일제시대 이론가의 말은 오늘날에도 섬찟하게 다가왔다.
이런 충격적인 주장이 불과 80년 전의 일이라는 사실이 놀랍다. 어떻게 우리들은 그렇게 빨리 잊었을까, 그리고 몰랐을까. 그런 엄청난 음모를 역사책이 아닌 드라마로 만나는 사실이 새삼 개탄스럽다.

.드라마 <각시탈>에서 만난 일제의 '경성천도 음모', 이것은 그저 80년 전, '황당한 상상'에 불과할까? 아니면 오늘날도 멈추지 않는 '실재하는 위협'일까? <각시탈>의 키쇼카이 수장 오에노 히데키에게서 문득 도요카와 젠요의 모습이 스친다. 극 속 완장을 찬 일본 순사처럼 빠르게 군사대국화 되가는 일본의 모습은 영 찜찜하다.

각시탈 경성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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