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스타 기자들이 무술연기 체험에 나섰다. 6월21일 일산 장항동 트리플에이 체육관에서 만난 김상용 감독(왼쪽)이 체험에 나선 기자와 합을 맞추고 있다.

오마이스타 기자들이 무술연기 체험에 나섰다. 6월21일 일산 장항동 트리플에이 체육관에서 만난 김상용 감독(왼쪽)이 체험에 나선 기자와 합을 맞추고 있다. ⓒ 이정민


'액션이 몸을 보호한다?' 이 말이 선뜻 이해가지는 않았다. 뛰고 구르고 맞고 때리는 몸동작들이 어찌 몸을 보호할 수 있단 말인가. 알고 보면 최근 한국 영화에서 액션은 빼놓고 말할 수 없는 필수요소가 돼 가고 있다.

액션이라 부르지만 더 큰 범주로는 무술 부문을 말한다. 영화에 무술은 액션 장르 자체는 말할 것도 없고, 스릴러, 공포, 심지어 로맨틱 코미디 물까지 적용된다. 요즘 상영되고 있는 영화의 엔딩 자막을 보면 대부분 무술 부문이 들어가 있음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만큼 무술 액션 부문이 영화를 위해 점점 필수불가결해지고 있는 셈이다. 몸을 쓰는 장면들에선 제대로 뛰고 제대로 맞고 때려야 한다. 동시에 실제 우리 생활에서 일어나는 것처럼 현실감도 더해야 하고 동시에 배우와 스태프의 안전까지도 생각해야 한다. 바로 무술이 영화에서 하는 역할이 그것이었다.

흔히 말하는 무술 액션을 직접 체험해보기로 했다. 이미 지난 시간엔 격투기 트레이닝을 통해 몸만들기 체험을 한 상태. 서툰 몸동작으로 웃음거리가 됐던 지난번과 같은 굴욕은 없으리라 다짐을 하고 들어갔다. 간단한 격투 동작 하나에도 여러 무술 스태프들의 노고가 들어가 있음을 새삼 알 수 있는 시간이었다.

 오마이스타 기자들이 무술연기 체험에 나섰다. 6월21일 일산 장항동 트리플에이 체육관에서 만난 김상용 감독(왼쪽)이 체험에 나선 기자와 합을 맞추고 있다.

오마이스타 기자들이 무술연기 체험에 나섰다. 6월21일 일산 장항동 트리플에이 체육관에서 만난 김상용 감독(왼쪽)이 체험에 나선 기자와 합을 맞추고 있다. ⓒ 이정민


때리는 것도 어려워...영화에서 무술이란 무엇인가

국내 무술 액션 부문에서 손꼽힌다는 '트리플에이'팀을 찾아갔다. 특히 최근 영화 <나는 왕이로소이다>에 참여했던 김상용 무술 감독이 손수 지도를 맡아주었다.

경기도 일산에 위치한 사무실에선 이미 배우 지망생들이 무술 동작을 익히고 있었다. 물어보니 SG아카데미 소속 수강생들로 이순재 배우가 키우는 이들이었다. 일주일에 일정 시간을 투자하며 맨손 무술, 낙법, 격투, 칼싸움 등을 배운단다. 배우 지망생으로서 언제 어디서 오디션을 볼지 모르니 미리미리 몸에 익힌다는 취지였다.

다짜고짜 편한 복장으로 갈아입으라더니 '때리는 것'부터 가르쳤다. 격투 장면이었다. 주먹질과 발차기로 구성된 매우 간단한 동작이었지만 폼 나게 때린다는 게 생각보단 쉽지 않았다. 멋지게 때리는 것도 있지만 배역에 따라 막무가내로 때릴 수도 있단다. 중요한 건 상대와 호흡을 맞춰가며 알맞은 속도를 유지하는 것.

간단한 동작을 30분 동안 반복했음에도 땀이 흥건하게 났다. 함께하는 배우 지망생들은 이런 식으로 매주 일정시간을 투자한다는데 역시 뭐든 직접 겪어봐야 더 잘 알 수 있다는 말이 실감났다. 연기는 대사와 감정의 조화와 함께 무엇보다 몸의 쓰임도 따라가야 하는 것임을 새삼 깨달았다.

 오마이스타 기자들이 무술연기 체험에 나섰다. 6월21일 일산 장항동 트리플에이 체육관에서 만난 김상용 감독(왼쪽)이 체험에 나선 기자와 합을 맞추고 있다.

오마이스타 기자들이 무술연기 체험에 나섰다. 6월21일 일산 장항동 트리플에이 체육관에서 만난 김상용 감독(왼쪽)이 체험에 나선 기자와 합을 맞추고 있다. ⓒ 이정민


시간 싸움인 영화 현장...무술 스태프와 배우의 호흡이 좌우한다

잠깐의 휴식 이후 배운 것은 칼싸움이었다. 직접 검을 들고 상대와 결투를 벌이는 장면이었다. 사극에서 주로 볼 수 있는 모습이지만 현대극에서 몽둥이나 여타 다른 무기를 들고 맞붙는 장면으로 응용할 수 있는 기본 동작이란다.

가장 중요한 건 실제 촬영에 들어가기 전에 배우들끼리 미리 '합'이란 걸 맞춰야 한다는 사실. 언제 어떻게 칼을 마주치고 피해야 하는지 미리 짜놔야 현장에서 사고도 없고 더 자연스러운 연기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었다.

2인 1조 혹은 3인 1조가 돼 검을 맞부딪혔다. 맞춘 합을 밋밋하게 되풀이하는 것 또한 피해야 할 일. 무엇보다도 실감나는 표정과 몸동작, 그리고 기합이 함께 어우러져야 했다. 카메라만 없었지 배우 지망생들과 호흡을 맞추다보니 마치 실제 영화의 한 장면을 찍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김상용 무술감독에 따르면 작품마다 배우의 개인 능력에 따라 다르지만 길게는 3개월에서 짧게는 1개월 정도 사전에 이런 무술 동작을 익힌단다. 국내 영화의 총 촬영기간이 보통 3, 4개월임을 감안한다면 실감나는 장면을 위해 생각보다 많은 시간을 무술에 투자해야 하는 셈이었다.

김상용 감독은 "좋은 그림을 위한 목적도 있지만 배우들이 빠른 시간에 무술을 익히게 하기 위해서도 무술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영화의 촬영 기간이 바로 예산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이었다. 안전한 상황에서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몸에 익히도록 호흡을 맞추는 게 중요했다.

 오마이스타 기자들이 무술연기 체험에 나섰다. 6월21일 일산 장항동 트리플에이 체육관에서 기자들의 체험을 도와준 김상용 감독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오마이스타 기자들이 무술연기 체험에 나섰다. 6월21일 일산 장항동 트리플에이 체육관에서 기자들의 체험을 도와준 김상용 감독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 이정민


늘어가는 무술의 역할...동시에 액션 영화 시장은 협소해지는 상황 

분명 많은 작품에서 무술의 중요성이 커지는 건 긍정적인 일이란다. 하지만 무술이 주가 되는 액션 영화는 갈수록 설 자리를 잃어가는 상황. 트리플에이 팀을 비롯한 국내 무술팀들이 아쉬워하는 부분이란다.

<최종병기 활> <나는 왕이로소이다> 그리고 최근엔 영화 <26년>을 맡으며 계속 바쁜 일정을 소화 중이었지만 트리플에이는 제대로 된 무술 영화를 찍어보는 게 바람인 팀이었다. 한국에서 이소룡, 성룡과 같은 훌륭한 액션 배우를 키워내는 것 또한 목표라고 했다.

들어보니 국내에서 무술을 지도하고 영화에 참여할 수 있는 인원이 생각보다 많지 않단다. 그만큼 인프라 확대가 더딘 상황이었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건 그만큼 할 수 있는 일이 많다는 것. 많은 작품에 참여하면서도 액션 전문 영화에 대한 준비를 꾸준히 하는 트리플에이의 당찬 포부는 그들이 그동안 흘린 땀이 밑거름이 될 것이다.

참, 비록 지난 5월 격투기 트레이닝 체험에선 함께 했던 이현진 기자의 '생생한(?) 체험기' 덕에 온갖 굴욕을 감수해야 했지만 이번엔 무술을 배우며 감이 좋다고 칭찬을 듣기도 했다는 사실을 밝힌다! 영화를 영화답게 하는 스태프를 위한 기획인 스타를 만드는 신의 손 코너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스타를 만드는 손-액션무술 편] 관련기사===

-[인터뷰]트리플에이 김상용 감독, 액션스턴트요? 때리기보다 맞는 게 기본이죠"

김상용 액션배우 무술 26년 트리플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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