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멘터리 <두 개의 문>을 공동연출한 김일란 감독이 27일 오후 서울 서교동 상상마당에서 오마이스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다큐멘터리 <두 개의 문>을 공동연출한 김일란 감독이 27일 오후 서울 서교동 상상마당에서 오마이스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정민


용산의 비극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두 개의 문>은 분명 잠잠해 보이지만 돌풍의 씨앗을 품고 있었다. 연이은 매진 행렬, 그리고 관객들의 다양한 반응은 그만큼 영화가 현실을 잘 조망하고 있으며 관객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는 증거다.

김일란 감독과 관객들의 반응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 역시 매번 확인할 수는 없었지만 영화의 크레딧(자막)이 끝날 때까지 관객들이 자리를 뜨지 않더라는 말을 들어왔단다.

지난 26일 인디스페이스에서 겨우(매진이었지만 한 관객이 예매를 취소하여 볼 수 있었다) 관람했던 때도 마찬가지였다. 관계자에게 확인한 결과 당시 관객은 단체 관람이 아닌 개인 관람객이 주를 이뤘던 때였는데 관객 연령대가 다양했다. 재미있었던 건 상영 중 핸드폰 벨소리가 수십 초간 길게 울렸는데도 아무도 눈치나 짜증을 주지 않고 작품을 계속 관람했던 상황이었다.  

"화장실 급한 분을 빼곤 (웃음) 다들 자리를 지켜주시더라고요. 그 마음이 신기하고 놀랍기도 한데 영화를 대하는 감독들 태도나 혹은 배급위원 이름이 하나하나 나오는 장면때문일까요? 영화를 보는 동안 가상의 공동체가 만들어져 같이 용산을 경험하는 느낌인 거 같아요. 함께 묶여있는 느낌같은 거죠.

저희 연분홍치마 활동가에게 들은 얘기론 어떤 두 명의 아저씨가 영화 중 전화를 받았다더라고요. 보통 일반 극장에서 그러면 사람들이 제지를 하잖아요. 근데 아무도 제지 안하더래요. 서로에 대한 포용력이 커진 걸까요? 앞으로 관객이 더 많이 들면 그런 감정이 희미해질 수도 강화될 수도 있겠지만 이 영화를 볼 땐 뭔지 모를 서로를 향한 포용이 생기는 것 같아요."

 다큐멘터리 <두 개의 문>을 공동연출한 김일란 감독이 27일 오후 서울 서교동 상상마당에서 오마이스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다큐멘터리 <두 개의 문>을 공동연출한 김일란 감독이 27일 오후 서울 서교동 상상마당에서 오마이스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정민


 다큐멘터리 <두 개의 문>을 공동연출한 김일란 감독이 27일 오후 서울 서교동 상상마당에서 만난 오마이스타에게 용산참사 현장을 최근에 둘러본 뒤 스마트폰에 담아왔다며 풀이 자라나고 있는 현장사진을 보여주고 있다.

다큐멘터리 <두 개의 문>을 공동연출한 김일란 감독이 27일 오후 서울 서교동 상상마당에서 만난 오마이스타에게 용산참사 현장을 최근에 둘러본 뒤 스마트폰에 담아왔다며 풀이 자라나고 있는 현장사진을 보여주고 있다.ⓒ 이정민


<두 개의 문>, 다큐의 사회적 역할을 꿈꾼다

작품을 세상에 내 놓은 이후 감독과 관객의 감응이 일치할 때의 쾌감은 얼마나 짜릿할까. 특히나 우리 사회의 현실을 담은 다큐라는 점에서 그러한 관객의 반응은 큰 힘이 될 게 분명하다. 

혹시나 이번 작품을 진행하면서 특정 단체의 불이익이나 압력은 없었는지 물으니, 전혀 없었단다. 김일란 감독은 "독립 다큐는 조용하게 만들죠. 이 현장엔 자기의 자리를 지키며 작업하는 분들이 아직 알려지지 않은 채 활동하는 분들이 많아요"라고 답했다.

김일란 감독에게 왜 독립 다큐를 택했는지 물었다. 이건 다큐가 지닌 의미가 무엇인지도 함께 포함한 질문이었다. 우리 사회에서 독립 다큐를 만든다는 건 동시에 다큐가 이 사회에서 어떻게 작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우선 풀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홍지유 감독은 어떨지 모르겠는데 전 뭣 모르고 다큐를 시작했어요. 원래 어렵기도 하지만 할수록 점점 더 어려워지기도 해요. 그만큼 더 매혹적이죠. 요즘들어 다큐는 그 어떤 영화보다 강한 거 같아요. 예를 들어 <두 개의 문>이 극영화였으면 어땠을까요? (기자 주: 이 질문에 난 지금만큼은 관객들이 관심을 갖지 않았을 것이라 답했다)

현실은 두렵겠지만 매혹적인 게 다큐에요. 만들면서 많은 가능성을 보게 되는 거 같아요. 특정한 문제의식을 갖고 만들기에 거기서 변화의 가능성을 바라기도 하죠. 감히 다큐가 세상을 바꾸는 도구? 전 그렇게 믿지만 아직 그 정도 작품은 만들진 못한 거 같기도 하고... 그 다큐에 내재한 가능성을 믿는 거죠."

 다큐멘터리 <두 개의 문>을 공동연출한 김일란 감독이 27일 오후 서울 서교동 상상마당에서 오마이스타와 인터뷰를 하며 생각에 잠겨 있다.

다큐멘터리 <두 개의 문>을 공동연출한 김일란 감독이 27일 오후 서울 서교동 상상마당에서 오마이스타와 인터뷰를 하며 생각에 잠겨 있다.ⓒ 이정민



 다큐멘터리 <두 개의 문>을 공동연출한 김일란 감독이 27일 오후 서울 서교동 상상마당에서 오마이스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다큐멘터리 <두 개의 문>을 공동연출한 김일란 감독이 27일 오후 서울 서교동 상상마당에서 오마이스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정민


더 많은 대중과 소통 원해...그리고 언론에게 바란다

그래서 이번 <두 개의 문>을 통해 김일란 감독은 "다큐가 사회적 역할을 적절하게 해나가기 위해선 어떻게 관객과 대중들과 만나야 할지. 어떤 방식으로 만나야 할지를 더 고민"했다고 말했다. 이것은 상영공간에 대한 선택이기도 했고, 배급 방식에 대한 선택이기도 했다.

참담한 현실이든 감동적인 현실이든 다큐가 많은 대중들과 만나기 위해선 그만큼 상영공간과 배급의 다양화는 필연적이다. <두 개의 문>만 하더라도 시네마달과 함께 총 5개의 단체(용산참사 진상규명 및 재개발제도개선위원회, 인권재단 사람, 천주교인권위원회, 문화연대)가 배급을 맡았고, 각계각층 834명의 배급위원이 큰 힘을 보탰다.

"<두 개의 문>은 일종의 영화 운동으로서 진상규명이라고 하는 사회적 고민을 나누는 장이기도 해요. 지금 이렇게 관객이 드는 이유는 용산참사를 기억하고 있는 다양한 분들이 있기 때문인 거 같아요.

용산의 기억에 대해서 소환을 머뭇거리는 분도 있지만 마주하려는 분도 있겠죠. 하지만 우리가 하는 고민들을 멈출 수 없어요. 진실을 밝히는 데 함께 동참하는 분이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다큐멘터리 <두 개의 문>을 공동연출한 김일란 감독이 27일 오후 서울 서교동 상상마당에서 오마이스타와 인터뷰를 마친 뒤 포스터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다큐멘터리 <두 개의 문>을 공동연출한 김일란 감독이 27일 오후 서울 서교동 상상마당에서 오마이스타와 인터뷰를 마친 뒤 포스터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정민


마지막으로 김일란 감독에게 언론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물었다. 이 질문은 다큐 영화 <두 개의 문>을 두고 하는 질문이기도 했지만 2009년 1월부터 용산 참사를 두고 보인 언론의 태도에 대해 감독 나름의 생각을 묻고 싶은 의도도 있었다.

"어떤 기자 분에게 <두 개의 문>에 나오는 인터뷰이 중에 기자는 왜 없냐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어요. 비아냥거리는 건 아니지만 '왜 없는지 아실 것 같다'라고 답했죠. 언론에 대해선 '<두 개의 문>을 잘 봐주세요'라고 부탁하기 보다는 동반자가 돼 달라고 말하고 싶어요.

당장 올해 8월에 광복절 특별사면이 있어요. 구속돼 수감된 철거민 분들이 사면됐으면 좋겠고 9월 국정 조사 때 당시 책임자들의 잘못이 꼭 드러났으면 좋겠어요. 김석기 전 서울경찰청장, 그리고 쌍용차 노동자를 무리하게 진압했던 조현오 전 경찰청장 등 말이죠. 여기에 힘을 싣고 도움을 줄 수 있는 분들은 기자분인 거 같아요. 함께 자기 위치에서 진실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면 뭔가 해낼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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