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후 충정로에서 열린 16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기자회견

26일 오후 충정로에서 열린 16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기자회견ⓒ 성하훈


판타스틱 영화의 계절이 돌아왔다. 호러, 애니메이션, 스릴러, 미스터리 영화의 축제인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이하 부천영화제)가 26일 오후 충정로 카르마 전용극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16회를 맞는 영화제의 주요 상영작을 발표했다.

올해 영화제는 모두 47개국 230편이 선보인다. 개막작은 국내 다섯 명의 감독이 엮은 호러영화 <무서운 이야기>가 선정됐다. 폐막작으로는 이번 칸 영화제에서 선보였던 <아이와 마코토>가 상영된다.

<무서운 이야기>는 <여고괴담2>의 민규동 감독, <화이트 : 저주의 멜로디>의 김곡·김선 감독, <기담>의 정범식 감독 등이 참여해 옴니버스 형식으로 제작됐다. 좀비 연쇄살인마 등 호러영화의 전형적 캐릭터를 전면에 내세우지만 노동현실에 대한 우화에서 콩쥐팥쥐에 대한 현대적 재해석에 이르기까지 한국사회가 경험하고 있는 욕망과 불안에 대해 완곡하게 언급하고 있는 작품이다.

<아이와 마코트>는 동명만화를 영화로 옮긴 작품으로 <13인의 자객>(2010)과 <할복>(2011)으로 베니스영화제와 칸 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했던 일본의 대표적인 미이케 다카시 감독의 작품이다.

"호러는 부천의 주력, <무서운 이야기>는 한국 호러의 오늘날 모습"

 16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7월 19일 개막한다

16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7월 19일 개막한다ⓒ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박진형 프로그래머는 "호러 영화가 지난 10년간 여름을 겨냥해 등장했으나 요즘은 호러영화의 침체기라고도 한다. 하지만 호러는 부천영화제의 주력장르"라며 "<무서운 이야기>를 통해 한국 호러의 오늘날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폐막작은 감독의 감수성과 스타일이 돋보이는 영화"라고 덧붙였다.

김영빈 집행위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230편 작품들이 1년 간 영화제를 기다린 관객들에게 만족감을 줄 것"이라며 "정체성과 프로그래밍 강화에 역점을 뒀고, 부천시청을 중심 공간으로 활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프로그램 경향과 관련해 박 프로그래머는 "전 세계 판타스틱 영화의 경향을 볼 수 있는 '월드 판타스틱 시네마' 부문에서 인도네시아와 필리핀 등 남아시아 장르영화가 약진했다"고 밝혔다. 

만화 영화를 모아 놓은 '애니 판타' 부문에서는 체코 애니메이션 콜렉션이, 특별전으로 수교 50주년을 맞는 아르헨티나 영화들과 SF 애니메이션의 전설 <우주전함 야마토>가 준비된 것은 올해 프로그램 특징 중 하나다. 

최근 <건축학개론>을 흥행시킨 '명필름' 영화들의 특별전도 준비돼 있다. <조용한 가족>, <와이키키 브라더스>, <공동경비구역 JSA>, <바람난 가족>, <시라노 : 연애조작단> 등을 통해 한국영화의 르네상스를 일으킨 명필름의 과거와 현재를 돌아본다.

경쟁부문인 부천초이스에서는 전 세계 장르영화의 걸작 중 엄선된 24편의 영화가 장편과 단편으로 나눠 경쟁을 펼친다. 일본 애니메이션과 정통 장르영화에 영화적 상상력으로 무장한 작품까지 세계 장르영화의 최전선을 맛볼 수 있게 된다.

노약자나 임산부 등의 관람을 제한하고 있는 가장 강도가 센 영화들을 모아 놓은 '금지구역' 섹션도 명성에 걸맞게 신체절단과 성적 표현이 난무하는 영화들이 선보일 예정이다. 세르비아 영화 <클립>은 10대 중반 소녀들의 파티, 마약, 섹스를 표현하고 있고, 미국 영화 <칠레라마>는 4인 감독이 보여주는 코믹 호러 옴니버스 영화다. 

피판 레이디 박하선 "불시에 관객들과 함께 영화 보겠다"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김영빈 집행위원장과 홍보대사(피판 레이디)를 맡은 배우 박하선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김영빈 집행위원장과 홍보대사(피판 레이디)를 맡은 배우 박하선ⓒ 성하훈


올해 부천영화제와 함께 할 홍보대사 '피판 레이디'에는 배우 박하선씨가 선정됐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피판 레이디 위촉장을 받은 박하선씨는 "유년 시절을 부천에서 보냈다"며 야외 상영작을 봤던 경험을 소개했다.

그는 "꼭 한 번 와 보고 싶은 관심이 가는 영화제였는데, 이렇게 피판 레이디로 찾아올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저도 보고 싶은 영화가 많다. 불시에 관객들과 함께 영화를 볼 예정"이라며 "많은 분들이 영화제에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16회 부천영화제는 오는 7월 19일 개막해 29일까지 11일간 이어진다. 폐막식은 27일 열리지만 인기작들에 대한 앙코르 상영이 29일까지 계속된다. 개폐막식은 부천체육관에서 열리며, 프리머스 시네마 소풍, CGV부천, 부천시청 등에서 작품들이 상영된다.

부천영화제는 국내 영화제들 중 부산에 이어 두 번째로 오래된 영화제로 1997년 영화제가 시작된 이후 판타스틱 영화제로서 비약적인 발전을 이뤄왔다. 그러나 2004년 집행위원장 해임 파문을 거치며 위상 면에서 출발이 3년 늦은 전주영화제에 밀린다는 평가를 받아 왔었다.

하지만 최근 전주영화제가 프로그래머 해임 문제로 논란을 겪고 있고, 해외 영화계의 비난을 사는 등 흔들리고 있다는 점에서 부천이 올해 영화제를 발판으로 다시금 옛 위상을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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