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PD연합회 주최로 3일 저녁 서울 신촌 소통홀에서 열린 `나는PD다` 토크콘서트에서 MBC `PD수첩`의 최승호PD가 질문에 답하고 있다.

최승호 PD ⓒ 이정민


[기사 보강: 20일 오후 7시 10분]

140여 일 넘게 파업이 진행되고 있는 MBC에 또다시 해고자가 발생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위원장 정영하, 이하 MBC 노조)는 <PD수첩>의 최승호 PD와 전 노조위원장 출신의 박성제 기자가 해고됐다고 밝혔다.

이들 뿐만 아니라 18일과 19일 이틀에 걸쳐 열린 인사위원회에 회부된 이들 모두 중징계를 받았다. MBC 노조에 따르면 <내조의 여왕>을 연출한 김민식 노조 부위원장과 <커피프린스 1호점>의 전흥배 촬영감독, 그리고 <PD수첩> 이중각 PD는 정직 6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특히 김민식 부위원장의 경우 이미 정직 3개월의 중징계를 받은 상태에서 또다시 받은 징계다.

뿐만 아니라 <남극의 눈물>의 김재영 PD와 <PD수첩> 이춘근 PD, 강재형 아나운서에게는 정직 3개월의 결정이 내려졌다. 또한 송요훈 기자는 정직 2개월, <나는 가수다>의 신정수 PD·임명현 기자·홍우석 기자 역시 정직 1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20일 최승호 PD는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담담하게 "괜찮다"며 말문을 열었다. 최 PD는 이번 인사위원회 결정을 두고 "사실 방송을 제대로 만들어 보겠다고 하는 것 외에는 다른 욕심이 없는 사람들에게 엄청난 탄압을 가하는 것"이라며 "그만큼 정권이 감춰야 할 것이 많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라 생각하고, 노조 탄압을 통해 MBC가 제 목소리를 못 내도록 MBC를 완전히 밟아버리겠다는 의도로 받아들인다"고 평했다.

이어 최승호 PD는 "개인적으로는 이런 시대에 방송하는 사람으로서는 피해갈 수 없는 일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파업 투쟁에서) 이겨서 현장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심경을 전했다.

함께 해고된 박성제 기자 역시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사실상 전직 노조위원장을 했다는 이유로 말도 안 되는 해고를 시킨 것은 노조를 와해시키려는 공작이라 본다"고 말했다. 이어 박 기자는 "(MBC 사장으로서) 생명이 얼마 남지 않은 김재철 사장이 '노조를 때려잡았다'는 것을 정권에 보여주려는 제스처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박성제 기자 역시 <뉴스투데이> 팀장에 재직 중 파업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이미 정직 1개월의 징계를 받은 상태였다. 이를 두고 박성제 기자는 "참여하지도 않았던 집회를 마치 제가 주도한 것처럼 만들고, (징계) 근거를 제대로 대지도 못했던 인사위원회"라며 "해고를 하려고 미리 작정하고 짜맞추어 사유를 정하다 보니 그런 현상이 벌어진 것 같다"고 평했다.

"개인적으로는 기자 생활을 20년 가까이 하면서 MBC의 공정보도를 위해 양심을 걸고 일해왔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박성제 기자는 마지막으로 "김재철 사장 같은 사람에 의해 해고되는 것은 개인적으론 아픔이지만, 이 정권 들어 계속 언론 민주주의가 탄압당하는 일을 겪어왔기 때문에 저 역시 다른 언론인처럼 또 하나의 훈장을 단 것이 아닌가 한다"라며 "김재철 사장은 반드시 그 대가를 받게 될 것이라 꼭 말하고 싶다"고 전했다.

한편 최승호 PD와 박성제 기자가 해고되면서 김재철 사장 취임 이래 해고된 MBC 구성원은 총 8명으로 늘었다. 이날 인사위원회 결과에 대해 MBC 노조는 20일 오후 성명서를 통해 "이렇게 기준도 사유도 없는 해고와 중징계는 당사자는 물론 이 시대를 살아가는 상식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도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며 파업을 이어갈 뜻을 재차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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