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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구라

김구라 ⓒ MBC


정말 한 순간입니다.

현재 예능 MC중 가장 활발한 활동을 펼쳐오던 김구라가 과거에 했던 발언으로 스스로 방송중인 프로그램에서 모두 하차하겠다고 선언한 것이죠. 김구라를 아는 많은 사람들은 그가 과거에 입에 담지도 못할 욕설을 인터넷 방송에서 했던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일본군 성노예를 비하한 음성파일이 인터넷을 통해 급속도로 퍼지고, 언론을 통해 크게 보도되기 시작하면서 대중은 그를 비난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김구라는 결국 사건이 터진지 하루도 되지 않아 모든 방송일을 접겠다는 선언을 하게 되었죠.

과연 그것이 옳은 선택이었는지, 그리고 그 선택이 일본군 성노예에 대한 사과의 의미가 될 수 있는지는 논란으로 남겠지만 어쨌든 김구라는 자신이 했던 과거의 잘못에 대해서 어떤 방식으로든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런데 이 사건으로 생각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한국의 일부 정치인들입니다.

'책임지는' 연예인과 '책임지지 않는' 정치인

 세금 과소 납부로 추징금을 부과 받은 강호동이 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가든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의 입장을 밝히기 위해 단상으로 올라오고 있다.
이날 강호동은 "최근 세금과 관련한 불미스러운 문제로 국민 여러분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린 점 다시 한 번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세금 탈루 논란에 휘말려 방송 잠정은퇴를 선언했던 강호동 ⓒ 유성호


연예인은 필연적으로 한 번 대중의 눈 밖에 나게 되면 다시 사랑을 받게 되는 것이 굉장히 어렵습니다. 특히 많은 사람들의 공분을 사는 사건에 휘말릴 경우 그것이 해결된다 하더라도 다시 대중 앞에 서기 어려운 경우도 있지요.

과거의 말 때문에 방송에서 하차한 김구라나 세금탈루 혐의에 책임을 지고 잠정은퇴를 선언했던 강호동의 경우에서 보듯이, 오래전에 잘못한 일이든 혹은 잘못이라고 확실하게 증명된 일이 아니든 대중의 쏟아지는 비난에 그들은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정치인이라는 직업을 한 번 살펴볼까요? 자신들이 했던 과거의 잘못된 발언이나 행동들이 확인 가능한 기록에 남아 있는데도, 이들이 책임지는 모습을 보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리고는 흔히 더 큰 일을 하기 위해, 과거의 '작은' 잘못은 잠시 접어두고 미래를 향해 나가자는 말을 하곤 합니다. 아예 언급조차 하지 않는 경우도 태반이지요.

연예인이 대중들의 사랑으로 먹고 사는 직업이라면, 정치인은 대중을 더욱 사랑하고 대중을 위해 살아가야 하는 직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치인들은 어떠한가요?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가 다르다'는 말처럼 자신들의 목적을 위해 대중을 이용할 줄만 아는 것 같습니다. 본인이 저지른 잘못에 대해서는 대중을 배반하는 행위를 보여주는 경우가 너무도 많습니다. 마치 '과정보다는 결과가 중요하다'는 생각을 기본적으로 가지고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들 같습니다.

더욱 무서운 사실은 그러한 생각이 정치인뿐만이 아니라, 우리들에게 은연중에 스며들고 있다는 것이죠. 간단하면서도 직접적인 예로 최근 우리는 각종 범죄의혹이 있는 사람들을 주요 선출직에 당선시켰습니다. 도덕성에 문제가 있고 잘못을 인정하지도, 책임지지도 않는 사람들을 '단지 결과만 좋으면 되겠다'는 생각으로 아무렇지도 않게 우리들의 대표로 뽑아놓은 것이죠.

책임지지 않는 것에 대한 '무서움'을 알게 할 때

 논문 표절 의혹을 받고 있는 새누리당 문대성 국회의원 당선자가 18일 오후 국회에서 탈당 거부 의사를 밝힌 뒤 차량에 오르고 있다.

논문 표절 의혹을 받고 있는 새누리당 문대성 국회의원 당선자가 18일 오후 국회에서 탈당 거부 의사를 밝힌 뒤 차량에 오르고 있다. (자료사진) ⓒ 남소연


연예인이 잘못에 대해 책임을 지는 모습이 정치인에 비해 자주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책임지지 않았을 때' 본인이 겪게 되는 더 큰 시련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대중의 무서움을 잘 알고 있는 것이죠.

하지만 정치인은 어떻습니까? 그들은 대중의 무서움을 아직 잘 모르고 있는 듯합니다. 우리가 자초한 일이죠. 투표를 통해 잘못한 사람은 잘라내는 모습을 보여줬어야 했지만, 우리는 그렇게 하지 못했습니다.

책임회피의 무서움을 그들에게 하루빨리 알려줄 그 날이 다시 한 번 온다면, 그 때는 반드시 우리가 확실히 그들의 잘못을 느끼게 해 줘야 하지 않을까요?

덧붙이는 글 이 글은 이준상 시민기자의 티스토리 블로그에도 올려져 있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합니다.
김구라 강호동 정치인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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