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롱받는 우리뉴스 더이상은 못참는다' 26기 이하 MBC 기자들의 제작거부 첫날인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MBC본사 5층 보도국에서 보도본부장과 국장의 사퇴를 촉구하며 침묵시위를 벌인 기자들이 로비로 이동, 침묵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 '조롱받는 우리뉴스 더이상은 못참는다' 26기 이하 MBC 기자들의 제작거부 첫날인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MBC본사 5층 보도국에서 보도본부장과 국장의 사퇴를 촉구하며 침묵시위를 벌인 기자들이 로비로 이동, 침묵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 이정민



MBC 기자들이 25일 오전 6시부터 무기한 제작 거부에 들어갔다. 기자들의 주도 하에 제작 거부에 들어간 것은 지난 2009년 신경민 앵커 경질에 반발하며 제작거부에 들어간 것을 포함해 두 번째다.

이로써 MBC 뉴스는 파행 운영이 불가피해졌다. 25일 오전 6시부터 방송된 <뉴스투데이>까지는 정상적으로 방송되었으나, 낮 12시 뉴스는 17분 편성에서 10분으로, 오후 9시 <뉴스데스크>는 50분 편성에서 15분으로 각각 축소 방송된다.

또한 오전 9시 30분에 진행하는 <930뉴스>와 오후 4시 뉴스, 오후 6시 <뉴스매거진>, 그리고 자정에 진행하는 <뉴스24>는 아예 편성표에서 제외됐다.

"기자도 직업인데, 불량품을 만들어선 안 된다"

텅 빈 보도국 책상들 26기 이하 MBC 기자들의 제작거부 첫날인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MBC본사 5층 보도국에서 기자들이 침묵시위를 하고 있다.

▲ 텅 빈 보도국 책상들 26기 이하 MBC 기자들의 제작거부 첫날인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MBC본사 5층 보도국에서 기자들이 침묵시위를 하고 있다. ⓒ 이정민


"껍데기만 바꾸는 뉴스개편 절대반대"
"조롱받는 우리뉴스 더이상은 못참는다"

25일 오전 8시경 서울 여의도 MBC 5층 보도국. 제작거부에 동참한 26기 이하 120여명의 기자들은 책상에 앉아있는 대신, 피켓을 들고 보도국 주변을 둘러섰다. 이들은 15분간 보도국에서 침묵을 지켰다. 제작 거부에 동참하지 않은 부장급 기자들만 묵묵히 줄을 지어 회의실로 향할 뿐이었다.

침묵시위 후 다시 1층 로비로 내려간 기자들은 그곳에서 오전 9시까지 피켓 시위를 계속했다. 이곳에서 만난 한 기자는 "해도 해도 너무하다는 분노가 일었다"며 기자들이 제작 거부에 들어간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기자도 직업인데, 불량품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며 "내부에서는 인적 쇄신을 관철해야 하고, 그 후에 공정보도로 성과를 보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만난 또 한 명의 기자는 사측이 제시한 뉴스개선안이 실효성이 없음을 지적했다. 그는 "사건이나 이슈가 있으면 대개 특별취재팀을 꾸려 특종 취재를 해야 한다"며 "그러나 지난 1년 간 한 번도 특별취재팀이 꾸려진 적이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뉴스를 개선하겠다고 하는데, 뉴스 진행 세트를 바꾸고 기사 타이틀을 고칠 생각만 하지 내용에 대한 고민은 없다"며 "책임자 사퇴를 요구했으니 이것이 관철될 때까지 (제작 거부를)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 옆에 있던 또 다른 기자는 "(평기자와 데스크 간) 특종에 대한 인식이 다른 것 같다"며 "정치적이거나 경제적인 사안이 얽히면 데스킹 과정에서 기사 내용이 기자가 취재했던 것에서 조금씩 변형되는 일도 있었다"고 전했다. 또한 "기사 내용이 5번 이상 수정되는 경우도 봤다"면서 "각오하고 나온 자리"라며 기자들의 제작 거부가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MBC 기자들 90% 이상 참여...뉴스 파행 불가피

제작거부 돌입한 기자들 26기 이하 MBC 기자들의 제작거부 첫날인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MBC본사 5층 보도국에서 보도본부장과 국장의 사퇴를 촉구하며 침묵시위를 벌인 기자들이 로비에서의 침묵시위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 제작거부 돌입한 기자들 26기 이하 MBC 기자들의 제작거부 첫날인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MBC본사 5층 보도국에서 보도본부장과 국장의 사퇴를 촉구하며 침묵시위를 벌인 기자들이 로비에서의 침묵시위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 이정민


한편 오전 9시경까지 로비에서 피켓 시위를 벌인 기자들은 이날 오후 총회를 열어 다시 한 번 제작 거부의 결의를 다지고 후속 조치를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MBC 기자회는 뉴스의 공정성 회복을 주장하며 보도본부장 및 보도국장의 사퇴 및 인적 쇄신을 요구해 왔다. 또한 평기자들을 대상으로 한 투표를 통해 두 보도책임자에 대한 불신임안도 가결됐다.

사측은 "심각한 해사행위"라며 투표를 주도한 박성호 MBC 기자회장과 양동암 MBC 영상기자회장을 17일 인사위원회에 회부했다. 결국 인사위원회는 17일 오전 9시에 열렸으나 두 기자가 참석하지 않고, 노조측에서도 배석하지 않음에 따라 정회된 상태다.

앞서 MBC 기자회는 18일부터 19일까지 제작 거부 총투표에 돌입, 84%의 찬성률로 제작 거부에 들어가기로 결의한 바 있다. 25일부터 제작 거부에 들어간 기자들은 취재기자 149명 중 130여명, 영상기자 46명 중 40여명 이상인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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