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뼘리뷰]"영화는 길고 리뷰는 짧다" '이 영화 봐? 말어' 여러분의 친구, 애인, 가족 및 일가친척이 극장 매표소 앞에서 고민할 때, 팝콘을 사는 척하면서 '한뼘리뷰'를 재빨리 참고해보세요. 매주 '핫(Hot)한' 영화를 기자의 시각으로 짧지만 강렬하게 푸는 코너입니다. 제 값내고 보는 영화 아깝지 않게 든든한 조언자가 되겠습니다. [편집자말]
 영화<오싹한 연애>에서 여리 역을 맡은 배우 손예진이 10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인터뷰를 하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영화<오싹한 연애>에서 여리 역을 맡은 배우 손예진이 10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인터뷰를 하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이 영화 로맨스 영화에 있을 법한 건 다 있었다. 티격태격 하는 다툼신이 있었고, 때 되면 하는 키스신도 있었고, 또 더 적절한 때가 되면 하는 베드신도 있었다. 그런데 하나가 더 있었으니 바로 공포신이다. 이른바 공포와 로맨스 거기에 코믹까지 가미한 기이한 이 변종, "누구냐? 넌."

처음엔 낯선 시선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손예진·이민기의 로맨스가 무르익을만하면 등장하는 각종 귀신들에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숨이 가빠진다. 필시 사랑의 달콤함에 빠져서가 아니라 '빼꼼'하고 등장하는 귀신들 때문일 터. 하지만 무서운 와중에도 묘하게 이 둘의 감정선을 쫓아가게 된다. 이 여자와 붙어 있으면 귀신을 보게 되지만, 벌벌 떨면서도 기어코 사랑의 감정이 싹 트는 걸 막을 수 없는 것처럼.

무엇보다 이 영화, 2년 만에 다시 돌아온 손예진의 진가를 새삼 확인할 수 있었다. 사랑스러우면서도 묘한 보호본능을 자극하는 그의 표정 연기와 감정 연기는 여전히 그가 로맨스 여왕의 왕좌에서 건재함을 증명했다. 남성 팬들은 공포 장면 따위보다 손예진에 시선 고정할 것임이 확실하다. 맥주 서른 병을 먹어도, 소주 일곱 병을 마셔도, 손예진이다! 주사로 셔츠를 발기발기 찢는다. 하지만 손예진이라면 맞춤 셔츠 수십 장을 웃으며 찢길 수 있을 것 같다.

"연애는 원래 힘든 거야" 영화에 등장하는 이 대사에 깊이 공감하는 건 기자뿐일까. 이 영화를 사랑에 내성이 생기고 지루해질만한 1년 차 이상의 커플들에게 권한다. 사랑을 방해하는 건 보이는 귀신이 아닌 마음의 문제이자 서로의 이기심이 아니겠는가?

<오싹한 연애>는 뭇 커플들이 겪을만한 연애 전선의 이상 징후들을 귀신을 통해 상징적으로 보여주었다.(고 믿고 싶다.) 사랑의 첫 설렘을 되살리려 기억해보고 싶다면 챙겨볼만한 영화다.

오싹한?연애 손예진 이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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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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