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CGV TV방자전의 춘향이 배우 이은우가 9일 오전 서울 상암동 오마이스타를 찾았다. 배우 이은우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채널CGV TV방자전의 춘향이 배우 이은우가 9일 오전 서울 상암동 오마이스타를 찾았다. 배우 이은우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대개 춘향이라 함은, 고귀한 사랑을 지조 있게 지켜낸 일편단심의 상징으로 읽힌다. 그래서 전라북도 남원에는 그의 절개를 기리는 사당도 있지 않던가.

그런데 이 '춘향'은 조금 다르다. '내 딸만은 이렇게 살게 하지 않겠다'는 어머니 월매의 욕망 아래 자라난 그는 사실 어머니의 그늘에서 벗어나 자신의 인생을 살고 싶다는 생각으로 가득하다. 그래서 위험을 알리기 위해 방에 침입한 방자에게 "날 안고 싶다면 안아도 돼"라고 속삭이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저, 어머니의 품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말이다.

채널 CGV < TV방자전 >(이하 <방자전>)의 춘향, 배우 이은우를 만났다. 2006년 영화 <펀치 스트라이크>로 데뷔해 6년차 배우가 됐지만 아직 대중 앞에는 생소한 그를 ㄱ부터 ㅎ까지, 14개의 자음으로 시작하는 키워드로 읽어 보기로 했다. 설명을 들은 이은우는 잠시 웃음을 터뜨리곤, 눈을 반짝이며 "재미있겠다"고 말했다. 아플 수 있는 몇몇 질문에도 솔직한 대답을 내놓은 그에게, 다시 한 번 감사를 전하는 바이다.


"과 수석에 대학원 진학까지 했지만, 답답함 느껴 포기했다"

[ㄱ-가족] <방자전>을 본 가족들의 반응은 어땠나?
"솔직히 말하자면, 아직 어머니는 보지 못했다. (웃음) 내가 먼저 보고 나서 어머니께 충분히 설명을 드리고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 때문이다."

[ㄴ-노출] 노출 결심을 하기까지, 아무래도 연기에 대한 절실함이 있었을 것 같다.
"절실하다! '죽을 때까지 연기하고 싶다'고 말하는 건 건방진 것 같지만, 지금 상태로는 연기가 너무 좋고 더 잘하고 싶다.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진 배우가 되고 싶다. 왜, 표독스럽게 생긴 사람이 악역을 하면 평범하지 않나. '반전'이 있어야 흥미로운데, 이번 <방자전>같은 경우엔 내 외모에선 <로맨틱 헤븐>(2010) 같은 청순한 이미지에서 엄마에게 반항하거나 방자를 유혹하는 말투나 눈빛이 나와서 (대중이) 좋게 봐준 것 같다."

[ㄷ-데뷔] 독립영화 <펀치 스트라이크>로 데뷔했다. 데뷔의 기억을 떠올린다면.
"20대 중후반에 교복을 입는 작품만 두 개를 했다. 사실 부담스러웠다. 같이 연기하는 친구들이 다 어려서, 고민을 많이 했다. (웃음) 작품을 가린다는 의미는 아니다. 저예산 영화든, 상업 영화든 그런 구분은 하지 않는다. 나에게 오는 건 좋은 작품, 내가 하고 싶은 작품, 맞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더 크기 때문이다."

[ㄹ-린네] 이력이 특이하다. 생물학과 학사 출신이다. (기자 주-린네는 스웨덴의 식물학자로서 오늘날 사용하는 생물 분류법의 기초를 마련한 인물이다)
"린네? (잠시 생각하다가) 아아! 잊고 있었다. (웃음) 솔직히 말하면, 과학을 굉장히 좋아했다. 고등학교 때도 주저 없이 이과를 택했다. 물리·생물·화학을 좋아했고, 특히 물리학과를 가고 싶었는데 수능을 보고 생물학과에 지원했다. 공부하며 정말 즐거웠고, 과 수석도 해 봤다. 그래서 적성에 맞는 줄 알았다. 대학원도 교수님 추천으로 잠깐 등록했는데 막상 생각해 보니 이건 아닌 것 같은, 답답한 느낌 같은 게 드는 거다. 초등학교 때부터 대학교 때까지 짜인 틀 안에서 공부를 했는데, 또 공부를 하고 실험실에 있어야 한다는 게…'뭔가 다른 걸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대학원을 포기했다."

 채널CGV TV방자전의 춘향이 배우 이은우가 9일 오전 서울 상암동 오마이스타를 찾았다. 배우 이은우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9일 오전 서울 상암동 오마이스타에서 만난 배우 이은우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드라마 돌연하차? 당시엔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해, 후회는 없어"

[ㅁ-모니터링] 첫 방송을 모니터했을 텐데, 어떤 생각을 했는지 궁금했다.
"첫 방송 보기 전, 많이 긴장되고 설레는 마음이었다. 그런데 끝나고 나선 '이런 건 좋고, 이런 건 부족하다'는 식으로 객관적인 분석을 하게 되더라. (웃음) 배우라면 누구나 자기가 찍은 결과물을 보고 '이렇게 할 걸' 싶은 부분이 있지 않나. 예를 들면, 월매(이아현 분)와 붙을 때 내가 조금 강하게 연기했던 컷도 있었다. 그런 부분도 나왔으면 했지만, 감독님(봉만대 감독)께서 '조근하게 말하는 게 더 무섭다'는 말씀을 하셨고 거기에 동의해서 지금의 방송과 같은 장면이 나왔다. 그날 박지성 선수가 경기를 했다는데, 시청률이 나쁘지 않아 일단 다행이었다. (웃음)"

[ㅂ-방자] 방자 역을 연기한 배우 이선호와의 호흡은 어땠나.
"이선호가 많이 배려해줬다. 그 분은 자상한 성격이 몸에 밴 것 같다. 그래서 여배우로는 어려운 신이 있어도 나를 편하게 해주려 했고, 그 덕분에 나도 적극적으로 촬영할 수 있었다. 아! 제작발표회서 이선호가 '베드신을 찍고 삽겹살을 먹으러 갔다'고 얘기하는 바람에 연관검색어에 '이은우 삼겹살'이 뜬다. (웃음) 사실 밥을 잘 먹는 편이다. 물론 일이 있을 땐 조절하는 편이지만. 탕 종류를 좋아해서 추어탕 설렁탕 삼계탕, 이런 걸 좋아한다."

[ㅅ-산 넘어 남촌에는] 오랫동안 KBS <산 넘어 남촌에는>에 출연하다 2010년 돌연 하차했다. (기자 주: 이은우는 2007년부터 이 드라마에 신세대 종부 정유미 역할로 출연했다) 
"아버지가 편찮으셨다. 촬영을 하다가 아버지가 안 좋으시다는 연락을 받고 많이 힘들었다. (한참 생각하다) 그 당시에는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해서, 후회는 없다. 지금은 건강한 상태로 한국에 잘 계신다. (기자: 그래서 6년차인 지금에도 '신인'이란 수식어가 붙는데도?) 그냥 그렇게 생각한다. 사람들에게 익숙하냐, 익숙하지 않느냐에 따라 '신인'이라는 말이 붙는데, 나는 아직 익숙하지 않은 것 아니겠나. 더 열심히 하려고 한다."

* 한글 자음으로 읽는 배우 이은우 2편

이은우 TV방자전 이선호 산 넘어 남촌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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