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남극일기>(2005)에선 눈 덮인 뉴질랜드의 허허벌판, <10억>(2009)에선 호주 사막, 그리고 단독 주연으로 스스로 흥행을 예감했던 <맨발의 꿈>(2010)은 동티모르였다. 어느새 그에게 따라붙은 수식어는 '오지 전문 배우'. 스스로도 동티모르를 오지의 결정판이라 했을 만큼 고생스러웠을 법 했다.

 

그런 그가 <오마이스타>와의 인터뷰에서 "이젠 오지가 아닌 이번엔 유럽 대륙으로 날아가서 작품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는 전작 <맨발의 꿈>으로 활동할 당시에도 한번 언급했던 말. '잘못 날다간 아프리카 대륙으로 빠질 수도 있겠다'고 하니 "아프리카로 봉사활동을 다닌 적이 있는데 동티모르와 다르지 않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영화 <의뢰인>의 배우 박희순. 그가 맡은 캐릭터는 안민호 검사. 냉철하면서도 무언가를 숨기고 있는 느낌의 인물이다.

영화 <의뢰인>의 배우 박희순. 그가 맡은 캐릭터는 안민호 검사. 냉철하면서도 무언가를 숨기고 있는 느낌의 인물이다. ⓒ 민원기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박희순은 영화 <작전>에서 인연을 맺었던 고 박용하의 뒤를 이어 아프리카 차드로 날아가 봉사활동을 했다. 박용하의 이름을 딴 '요나스쿨' 개교식에 고인을 대신에 참석했고 그것으로 인해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했다고.

 

"<맨발의 꿈> 이후로 여행이 재미있어졌어요. 그동안엔 여행이라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죠. 이전까지 해외에 나가는 건 모두 공연이나 촬영일 뿐이었습니다.

 

<맨발의 꿈>을 찍으며 동티모르 아이들과 함께하면서, 그리고 용하의 일도 그렇고 그 이후로 여행이 좋아졌어요. 몰랐던 여행의 즐거움과 의미를 발견한 셈이에요.굉장히 좋더라고요.

 

제 자신이 정화되는 느낌이랄까. 체코와 오스트리아의 빈, 잘츠부르크 등에 다녔어요. 그래서 다음 해외 촬영은 유럽에서 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는 겁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차기작에서 아프리카 등과 같은 오지에서 또다시 작품을 하게 된다면? "에이 작품 좋으면 해야죠" 시원스럽게 그는 답했다.

 

한편 영화 <의뢰인>에서 정의를 위해 범인을 꼭 잡아내야하는 냉철한 검사 역을 맡은 박희순은 향후 <가비>라는 작품에서 고종황제로 등장한다. 고종에 대한 고정관념, 즉 무능한 왕이라는 이미지를 다르게 표현하고 싶었다고. 또한 <간통을 기다리는 남자>(가제)에서는 살인 누명을 쓴 사나이로 등장해 또 다른 박희순의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2011.09.28 17:05 ⓒ 2011 OhmyNews
박희순 의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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