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형래 감독이 2011년 개봉을 목표로 준비 중이던 3D 애니메이션 <추억의 붕어빵>이 영구아트의 경영악화로 사실상 제작 중단됐다. 사진은 2009년 10월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추억의 붕어빵> 미니어처 세트 전시장 개관을 알리는 기자회견 당시 심형래 감독.

심형래 감독이 2011년 개봉을 목표로 준비 중이던 3D 애니메이션 <추억의 붕어빵>이 영구아트의 경영악화로 사실상 제작 중단됐다. 사진은 2009년 10월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추억의 붕어빵> 미니어처 세트 전시장 개관을 알리는 기자회견 당시 심형래 감독. ⓒ 애니메이툰

심형래 감독이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던 3D 애니메이션 <추억의 붕어빵>은 추억 속으로 사라지는 것일까.

최근 심형래가 운영하던 영구아트무비가 직원들의 임금체불로 사실상 폐업 절차를 밟으면서 그가 준비하던 작품의 미래도 불투명하게 됐다. 그중 올해 개봉을 목표로 제작 중이던 3D 애니메이션 <추억의 붕어빵>은 현재 제작이 중단된 상태다.

<추억의 붕어빵>은 2009년 10월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미니어처 세트를 전시하며 관심을 끌었다. 당시 전시된 미니어처는 애니메이션 촬영을 위해 만든 것으로 1960년대의 집과 골목, 거리 풍경을 재현해낸 제작세트였다. <추억의 붕어빵>은 60년대의 정취가 느껴지는 이 세트 안에서 가난하지만 화목하고 재밌게 살아가는 육남매의 이야기를 담을 예정이었다.

10월 5일 전시관을 개관해 보름 정도로 계획된 미니어처 세트의 전시 기간은 관람객의 증가로 연장되기도 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당시 공지사항을 통해 "일일 평균 500명 이상의 관람객이 찾아 전시 2주 만에 관람객수 7000명을 기록하는 등 계속 발길이 이어지고 있어 3주 더 연장한다"고 밝혔다.

미니어처는 미술전문가 한 사람이 철저한 자료조사와 고증을 거쳐 1세트에 평균 3개월이 걸려 만든 공들인 작품. 하지만 현재 미니어처 세트는 강서구 오곡동에 위치한 영구아트에 방치된 채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지난 7일 방송된 SBS <한밤의 TV연예> 카메라를 통해 거미줄과 먼지에 뒤덮인 미니어처를 확인할 수 있었다.

 <추억의 붕어빵>은 애니메이션 촬영을 위해 1960년대를 재현한 미니어처 세트를 제작했다.

<추억의 붕어빵>은 애니메이션 촬영을 위해 1960년대를 재현한 미니어처 세트를 제작했다. ⓒ 애니메이툰


KOCCA "제작에 지원한 소프트웨어 검토 후 회수할 것"

한국콘텐츠진흥원(KOCCA)은 이듬해인 2010년 12월 '3D 저작 및 렌더링 소프트웨어 지원 사업'에 <추억의 붕어빵>을 선정하기도 했다. 당시 12개 업체 중 한 곳이었던 영구아트는 애니메이션 제작을 위해 필요한 프로그램인 마야 10개, 맥스 20개를 진흥원으로부터 지원받았다.

당시 지원 사업을 담당했던 한국콘텐츠진흥원 인프라운영팀의 담당자는 이 사업에 대해 "진흥원 측이 공동으로 사용할 소프트웨어를 구입해서 1년 간 지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3D 저작용 소프트웨어는 600~800만원에 달할 정도로 고가다. 이 담당자는 "진흥원이 대량으로 라이선스를 사기 때문에 좀 더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며 "220개 정도의 소프트웨어를 구입하는 데 당시 16억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제작이 중단된 <추억의 붕어빵>의 경우 지원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 진흥원 측은 "애니메이션과 영화 같은 매체는 지원기간인 1년 안에 제작이 어렵다"며 "완성된 정도는 업체 프로젝트 별로 편차가 크다"고 답했다. 어차피 올해 12월 28일 사업이 종료되면 지원된 업체의 모든 소프트웨어는 회수된다. 하지만 "영구아트의 경우는 폐업을 했기 때문에 좀 더 확인을 거쳐 (이전에) 소프트웨어를 회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 사업이 시작된 작년에는 <추억의 붕어빵>과 같은 사례가 발생하지 않아, 진흥원 내부에서도 논의가 필요한 것으로 보였다.

심형래 추억의 붕어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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