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권상우
영화<통증>

▲ 권상우 "비주얼 포기했지만 그 동안 작품 중에 제일 멋있게 나왔다" ⓒ 민원기

배우 권상우가 절절한 정통 멜로 영화로 돌아왔다. 곽경택 감독과 정려원과 함께 손잡고. 9월 7일 개봉을 앞둔 영화 <통증>에서 권상우는 이전보다 한 단계 더 발전된 연기력을 선사한다. 

 

그동안 많이 멋있었고 많이 매력적이었던 권상우는 영화 속에서 자신의 캐릭터와 하나가 되는 데 많이 힘이 들어가 있었다. 평단의 혹평도 있었고 흥행에서 부진했던 작품도 있었다.

 

그런 권상우가 영화 <포화 속으로>에서부터 슬슬 달라진 연기력을 선보이더니 영화 <통증>에서 훨씬 더 편안하고 안정된 연기로 관객들을 흡입한다. 극 중에서 권상우는 어릴 때 가족을 자신의 실수로 잃고 나서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남자 남순 역할을 맡았다.

 

가족을 잃고 통증을 전혀 못 느끼게 된 그는 자신의 몸을 세상에 '함부로' 내던진다. 각종 용역업체 허드렛일을 도맡아 하면서 주먹으로 야구방망이로 각목으로 맞고 돈을 받는다. 통증을 못 느끼는 그가 하는 일은 '맞고 돈 받는' 일 뿐이다. 권상우를 8월 29일 영화 <통증>의 시사회가 끝난 직후 건대 롯데시네마에서 만났다.

 

"이 인물은 사고가 난 직후부터 모든 게 멈춘 사람이에요. 집에 있는 모든 물건도 그렇고 자신의 정신 수준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랑에 대한 것도 서툴러요. 어떻게 보면 동현(정려원)의 돈을 빼앗으러 갔을 때부터 어떤 느낌을 받았던 것 같아요. 그런데 감정 표현이 서투르니까 쓸데없는 말이 나오고 이상한 말, 안 예쁜 말, 욕도 하고 그런 것입니다. 그것도 좋아한다는 표현의 일부이지만 표정을 크게 할 수 없어서 그게 가장 큰 숙제였어요. 작은 표정 안에서 느낌을 전달해야 하고 남순이가 동현이한테 가깝게 다가갈 정도의 느낌만 표현하려고 했습니다. 관객들에게는 두 남녀의 이야기가 사랑스럽게 보일 수 있을 것 같아요. 사고 난 시점부터 정체된 사람의 쑥스러운 사랑 이야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비주얼 포기했지만 그 동안 작품 중에 제일 멋있게 나왔다"

 

 배우 권상우
영화<통증>

▲ 권상우 "<통증>이 저의 대표작이 됐으면 좋겠고 관객들도 좋아해주셨으면 좋겠어요." ⓒ 민원기

대표작 <천국의 계단>에서부터 <대물><숙명>에 이르기까지 주로 멋있는 캐릭터 연기를 맡아왔던 권상우는 이번 영화에서는 철저히 비주얼을 포기했다. 그럼에도 서툴게 자신의 사랑을 쑥스럽게 전하는 권상우의 매력은 영화 속에 고스란히 살아난다.  

 

"이번 영화가 비주얼적으로는 제일 별로로 나왔지만 제가 볼 때는 그동안의 작품 중에서 제가 제일 멋있게 나온 영화인 것 같아요. 촬영하면서 외모에 대해서 많은 것을 버렸어요. 그런 것이 연기하는 데 도움이 된 것도 같아요. 그리고 그런 것에서 벗어난 것도 스스로 칭찬해주고 싶어요.  

 

감독님도 촬영장에서 머리가 눌렸으면 좋겠다고 해서 눌리면 눌리는 데로 감지도 않고 촬영을 했어요. 촬영할 때 거의 세수도 안 하고 온 것 같아요. 그런 부분들이 현장에서 남순이가 되어 가는 데 많은 도움이 됐어요."

 

모든 것이 정체된 남순에게 통증에 민감한 동현이 다가온다. 아니 남순이 먼저 다가갔다고 하는 게 맞겠다. 돈을 빼앗으러 가서 만나게 된 동현이 자꾸 신경 쓰이고 그녀의 안전이 자꾸 걱정되고 불안해서 동거를 제안하게 된다. 혈우병에 걸려 조금의 상처도 치명적인 동현을 깨끗하게 낫게 해주고 싶은 남순이다.

 

"실제 동현과 려원의 성격이 비슷해요. 굉장히 비슷한 캐릭터를 려원씨가 연기했던 것 같아요. 동현에 대한 남순이의 사랑은 끈끈하고 세련된 것이 아닌 어설픈 느낌이라서 부담 없이 연기했어요. 너무 친밀하고 간절한 사랑이었으면 배우들끼리 더 친해져야 하는데, 설정 자체가 무리 없는 내용이라서 접근하기 수월했습니다. 굉장히 즐겁게 작업했어요."

 

극 중에서 권상우는 출연하는 내내 맞는다. '저러다가 죽지는 않을까' 하는 마음까지 들 정도로 처절하게 맞는다. 아무리 액션에 능수능란한 배우라 할지라도 쉽지 않은 촬영이었을 터. 

 

"이번 영화에서는 실제로 붓게 나왔던 것 같아요. 파출소 신은 입 안에 솜 같은 것을 넣고 찍었어요. 정말 많이 맞았어요. 특히 엔딩 신은 굉장히 많이 부어 보였습니다. 차라리 영화를 위해서 그렇게 붓게 보이는 것이 좋은 것 같아요.

 

(사고는 없었는지에 대한 질문에) 큰 것은 없었고 봉고차에서 맞는 신에서 주먹으로 너무 많이 맞았어요. 그날 숙소에서 잠들 때 얼굴을 보면 많이 부어 있었죠. 한 30초 넘는 맞는 신을 10번 넘게 찍었으니까요. 발, 주먹으로 많이 맞았습니다."

 

"<너는 내 운명> 350만 기록 깨고 싶다"

 

 배우 권상우
영화<통증>

▲ 권상우 "안정된 연기와 안정된 흥행이 같이 되기 힘들지만 그게 저의 목표입니다." ⓒ 민원기

권상우의 전작인 영화 <포화 속으로>(2010)는 350만 관객을 동원했다. <통증> 속 자신의 연기에 만족한 권상우는 이번 작품의 흥행을 어떻게 예측할까.

 

"<포화 속으로>는 남자배우가 4명이나 나와서 부담이 없었지만 이번 영화는 남순이가 끌고 가야하는 영화니까 아무래도 부담이 많이 돼요. <포화 속으로>처럼 350만 관객을 동원하면 대박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멜로 영화 중에서 가장 흥행된 것이 <너는 내 운명>을 350만 관객을 동원했다고 했는데 그 기록을 깨보고 싶어요. <통증>이 저의 대표작이 됐으면 좋겠고 관객들도 좋아해주셨으면 좋겠어요."

 

마지막으로 권상우는 "나이가 점점 들어가면서 나잇값을 해야 할 거 같아요. 매년 제 자신한테 주는 부담감과 책임감이 커지는 것 같아요. 안정된 연기와 안정된 흥행이 함께하긴 힘들지만 그게 저의 목표입니다"라고 포부를 전했다.

 

2011.09.01 09:22 ⓒ 2011 OhmyNews
권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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