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헤드윅에 출연 중인 배우 최재웅이 15일 오후 서울 논현동 마스크엔터테인먼트 사무실에서 오마이뉴스를 만났다. 인터뷰 뒤 배우 최재웅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뮤지컬 헤드윅에 출연 중인 배우 최재웅이 15일 오후 서울 논현동 마스크엔터테인먼트 사무실에서 오마이뉴스를 만났다. 인터뷰 뒤 배우 최재웅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배우 최재웅(33)이 뮤지컬 <헤드윅>으로 무대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헤드윅>은 동독 출신의 실패한 트랜스젠더 록 가수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5월 14일부터 서울 삼성동 KT&G 상상아트홀에서 공연되고 있는 <헤드윅>은 2005년 초연 이후, 한국 관객들의 많은 사랑을 받는 히트작으로 손꼽힌다.

많은 남자 배우들이 도전하고 싶은 작품 중 하나로 손꼽는 올해 <헤드윅>의 얼굴로 최재웅이 나섰다. 2003년 뮤지컬 <지하철 1호선>로 데뷔한 최재웅은 이후 뮤지컬 <그리스> <쓰릴미> <주유소습격사건>, 연극 <날 보러와요> <거미연인의 키스>, 영화 <불꽃처럼 나비처럼> <페이스 메이커> 등에 출연하며 무대와 스크린을 종횡무진 누비고 있는 열혈 배우다.

하반기에는 11월 4일부터 공연을 시작하는 뮤지컬 <조로>에 캐스팅돼 <헤드윅>을 끝내기가 무섭게 <조로> 연습에 몰두할 예정이다. 지난 15일 서울 청담동에 위치한 소속사 마스크엔터테인먼트에서 최재웅을 만났다.

 뮤지컬 헤드윅에 출연 중인 배우 최재웅이 15일 오후 서울 논현동 마스크엔터테인먼트 사무실에서 오마이뉴스를 만났다. 인터뷰 뒤 배우 최재웅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최재웅은 차기작으로 뮤지컬 <조로>에 캐스팅 됐다. ⓒ 이정민


- 지난해에도 뮤지컬 <헤드윅>에 주연으로 출연했는데요. 지난해와 올해 <헤드윅> 무대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그때는 정해진 틀 안에서 짜여진 대로 했었고, 이번에는 연출 선생님이 진짜 쇼를 즉흥적으로 하는 것처럼 하라고 하셔서 그 부분에 중점을 뒀어요. 대사를 막 외워서 준비된 말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실시간으로 일어나는 무대라고 생각했죠. 대사도 외운 것처럼 하지 않고 일부로 말을 더듬기도 하고 대사도 틀리기도 했어요. 그리고 다음에 이야기가 넘어갈 때 '어디까지 했었죠?'라고 물어보기도 하고. 그런 즉흥성이 달라요."

- 공연 중간에 관객들이 입장하면 이미 객석에 앉아 있던 관객들에게 방해가 되기도 하는데요. 이번에는 공연 중에 입장하는 관객들도 함께 끌어 들여 재미있고 유연하게 넘어갔던 것 같아요. 조마조마하며 고개를 깊이 숙여 늦게 들어온 관객들에게 거울을 비춰서 오히려 하이라이트를 줘서 폭소를 자아내게 했어요.
"공연을 하던 중에 거울을 들고 있었는데, 반사가 돼 객석을 비추게 됐어요. 우연히 즉흥적으로 만들어진 상황입니다. 종종 관객들이 늦을 때 사용해요(웃음). '왜 늦게 왔어' '여기 봐. 여기', 이렇게 말하고 장난치는 거죠. 중간에 관객이 들어오면 흐름이 끊어지고 관객들도 주위가 산만해지고 그럴 수도 있는데 그걸 모른척하고 넘어가기보다는 오히려 그걸 집어주고 정리하는 거죠. 모른 척 하면 어색해질 수 있는 아예 대 놓고 그러니까 자연스러워지는 것 같아요."

- 객석으로 내려와서 의자 팔걸이에 올라가서 몸을 흔드는 장면이 인상적이에요. 짧은 팬츠를 입고 의자 위에서 춤을 출 때 관객들의 당황해하는 모습을 보는 것도 또 하나의 재미를 선사하더라고요.
"그 장면은 <헤드윅>을 잘 아는 분들에게는 워낙 유명한 장면이기도 해서 관객들도 크게 당황하시지는 않는 것 같아요. 가끔 <헤드윅> 정보를 모르는 분들이 당하면 당황스러워하기도 하고 고개를 파묻고 그러기도 하시더라고요(웃음)."

- 관객들은 한번 공연을 보러 가지만 뮤지컬 배우들은 라이브로 3, 4개월 동안 수십 번의 공연을 보여줘야 하는데요. 매번 감정 상태와 몸 상태를 최고조로 이끌어가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최고조에 다다른 감정 상태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그에 앞서 드라마를 잘해야 해요. 그 장면이 중요한 게 아니라 그 장면을 하기 위한 전 단계가 더 중요하죠. 그 단계가 토미랑 이야기하다가 과거에 있었던 일을 회상하는 것인데요.

그 때 감정이 잘 만들어지면 그 이후에 격정의 감정은 쉽게 만들어져요. 저만 하는 게 아니라 밴드도 최절정에 달하는 음악을 해주시고 조명도 많이 도와주세요. 도움 주는 부분들이 많아서 매번 공연을 무사히 잘 마무리하는 것 같습니다."

 뮤지컬 헤드윅에 출연 중인 배우 최재웅이 15일 오후 서울 논현동 마스크엔터테인먼트 사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있다.

최재웅은 선배 배우 남경읍의 조언에 따라, "연습만이 진리"라는 신조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 이정민


 뮤지컬 헤드윅에 출연 중인 배우 최재웅이 15일 오후 서울 논현동 마스크엔터테인먼트 사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있다.

뮤지컬 헤드윅에 출연 중인 배우 최재웅이 15일 오후 서울 논현동 마스크엔터테인먼트 사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있다. ⓒ 이정민


"꾸준히 연기를 하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 내 몸 상태가 최고가 아닐 때, 무대에 서는 것이 힘들지는 않은지요.
"관객과의 약속이니까 힘들어도 최선을 다해서 해야 하죠. <헤드윅> 같은 경우에는 반복 관람하는 분들도 많은 뮤지컬이에요. 여러 본 많이 관람한 관객들도 많기 때문에 정말 매 무대에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처음 공연을 보는 관객들도 있고 열심히 해야죠."

- 몸 관리는 어떻게 하는지.
"자전거를 타고 다녀요. 따로 헬스나 격한 운동을 많이 하는 편은 아니에요. 술은 원래 많이 못 마시는데 그래도 맥주만 조금 먹는 편이고 담배도 끊으려고 하고 있어요."

- 뮤지컬 배우를 꿈꾸는 이들도 많은데요. 지금 뮤지컬 배우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선배 입장에서 조언을 해주신다면요.
"연습만이 살길입니다. 남경읍 선생님이 해주신 말인데요. 그 말이 정말 불멸의 진리인 것 같아요. 정말 연습 밖에 없는 것 같아요. 저도 옛날에 막 잘하고 싶어도 못할 때가 있었는데 지금 돌이켜서 그때를 돌아보면 연습을 덜 했던 것 같아요. 오디션 떨어지고 하고 싶어 하던 작품이 잘되지 않을 때도 있었는데, 지나고 나니 '그때 연습이 부족했구나' 싶어요. 연습을 많이 하고 꾸준히 하고 있으면 기회는 오는 것 같아요. 노래 연습도, 연기 연습도 꾸준히 하면 되지 않을까 싶어요."

- 배우로서의 포부가 있다면요.
"꾸준히 뭘 하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다행히 지금까지는 뭘 꾸준히 해 왔던 것 같고요. 그게 되게 별게 아닌 것 같은데 중요한 것 같아요. 어떤 작품이든지 오래오래 즐겁게 일 하면서 재미있게 살고 싶어요."

 뮤지컬 헤드윅에 출연 중인 배우 최재웅이 15일 오후 서울 논현동 마스크엔터테인먼트 사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있다.

영화와 뮤지컬에서 종횡무진 활약중인 최재웅은 "오래오래 즐겁게 일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 이정민


최재웅 헤드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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