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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오른손 투수 김진우(28)가 돌아온다. KIA는 4월 30일 오후 김진우의 임의탈퇴 신분을 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김진우는 2007년 8월 1일 임의탈퇴 선수가 된 뒤 3년 9개월만에 정식 선수가 됐다. 김진우의 1군 마지막 등판은 2007년 7월 6일 수원 현대전이었다.

김진우는 국내 프로야구에서 6시즌 동안 700.2이닝 47승34패 평균자책점 3.66을 기록한 실력 있는 투수다. 김진우가 올 시즌 1군에서 자신의 기량을 뽐낸다면 KIA는 더 많은 승리를 거둘 수 있다.

끝없는 방황

4년 전 KIA는 깊은 고민 끝에 김진우에게 임의탈퇴 처분을 내렸다. 성실하지 못한 훈련 태도가 문제였다. 프로야구 선수 계약서에 따르면 선수는 구단의 훈련에 성실하게 나서야 할 의무가 있다. 김진우는 이를 자주 어겼다. 훈련 때마다 잦은 무단이탈로 팀 분위기를 깨뜨렸다. 번번이 문제를 일으킨 사생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임의탈퇴 선수는 만 1년이 지나야 해당 팀에 정식 선수로 등록할 자격을 얻는다. 복귀하기 전까지는 프로야구 선수 신분이 보장되지 않고 소속 구단마저 인정되지 않아 경기를 뛸 수 없다. KIA는 1년이면 김진우가 마음을 잡을 것으로 예상해 임의탈퇴라는 특별한 조처를 내렸다.

그러나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임의탈퇴 뒤에도 김진우는 좀처럼 마음을 잡지 못했고 훈련 복귀와 이탈을 반복했다.

학창시절 학업보다는 운동을 주로 하는 국내 운동선수는 20대 초반에 갑자기 사회에 진입하면서 큰 혼란을 겪는 경우가 종종 있다. 김진우가 그랬다. 광주 진흥고를 졸업한 김진우는 2002년 7억 원이라는 신인 역대 최고 계약금을 받고 연고 구단인 KIA에 입단했다. 그에게 프로 무대는 해볼 만한 곳이었다.

김진우는 프로 첫해인 2002년 정규시즌 33경기(29경기 선발 등판)에 나와 188이닝을 던져 12승11패 평균자책점 4.07의 신인치곤 상당히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삼진도 177개나 잡아내 탈삼진왕을 차지하기도 했다. 이듬해에도 김진우는 11승을 거두며 승승장구했다.

훌륭한 성적과 높아진 인지도만큼 유혹의 손길도 커졌다. 해가 갈수록 갈피를 잡지 못하던 김진우는 설상가상으로 가정에 문제가 생기면서 점점 '그저 그런' 투수가 되고 말았다. 주변을 둘러보고 냉정하게 판단하기엔 안목이 좁았고 너무 어렸다. 김진우는 끝없이 무너졌다.

KIA는 꾸준히 김진우의 재기를 도왔다. 임의탈퇴 선수인 김진우에게 전담 코치를 정하고 훈련장을 제공하면서 배려했다. 하지만 김진우는 잠적을 거듭하면서 기회를 차버렸다. 자신을 주체하지 못하고 방황하는 날이 이어졌다. 어느덧 유망주이던 김진우는 모두의 기억에서 서서히 사라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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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기를 향한 몸부림

김진우가 재기를 위한 노력을 아예 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김진우는 지난해 4월 일본 독립리그 코리아해치에 들어가 선수로 뛰는 등 나름대로 애썼다. 하지만 결실을 보기가 쉽지 않았다. 운동을 쉰 프로야구 선수가 제 기량을 찾는 과정은 그리 만만하지 않다.

재기를 위해선 많은 땀이 필요했다. 김진우는 그 어느 때보다 성실히 훈련하며 구슬땀을 흘렸다. 이를 지켜본 KIA는 지난해 8월 31일 김진우에게 3군 훈련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줬다. 3군에서 성실히 훈련하고 코칭스태프와 동료에게 믿음을 얻으면 임의탈퇴 신분을 풀고 정식 선수로 등록하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었다. 김진우도 이에 화답했다. 3군 복귀가 결정되기 전날 김진우는 광주구장에서 동료에게 고개를 숙여 사과했다.

3군에서 김진우는 몸무게를 줄이며 몸을 만들고 등판 준비를 착실히 해나갔다. 지난 1월 오른 무릎이 좋지 않아 재활 훈련을 했지만 이겨내고 마운드에 올랐다.

김진우는 오랜만에 나선 실전 등판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4월 28일 동강대와의 연습경기에 선발로 나와 5이닝 동안 7탈삼진 1피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 대학팀과의 경기였지만 최고구속이 시속 146km가 나오는 등 공과 함께 희망을 뿌렸다. 결국 KIA는 4월 30일 김진우의 임의탈퇴 신분을 풀었다. 김진우가 성실하게 훈련했고 몸 상태도 실전 등판을 할 수 있을 만큼 잘 관리했다는 판단에서다.

김진우의 복귀를 바라보는 눈도 이번만은 다르다. KIA 구단의 공식 홈페이지 게시판인 '호랑이 사랑방'에는 팬들의 격려가 이어지고 있다. 과거 김진우의 일에 비난 일색이었던 것과 비교된다. 3년 9개월이라는 적지 않은 시간을 방황한 김진우에 대한 기대와 배려가 동시에 섞인 반응으로 보인다.

김진우는 당분간 2군에서 경기 감각을 익힐 전망이다. 복귀가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늦어도 후반기에는 1군 등록이 유력하다. 실력을 회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동안 잡지 못했던 마음을 얼마나 추스르느냐가 관건이다. 어느덧 20대 후반이 된 김진우는 이제 팀에서 중견 선수가 됐다. 이번이 사실상 마지막 기회나 다름이 없다.

김진우는 시속 150km가 넘는 강속구와 매우 크게 떨어지는 폭포수 커브가 장기다. 이제 경기장을 찾은 팬들에게 자신의 장기를 바탕으로 그간의 실수를 만회하는 투구를 보이는 일만 남았다. 집 나간 KIA의 큰아들이 마침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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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동작구위원장. 전 스포츠2.0 프로야구 담당기자. 잡다한 것들에 관심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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