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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수정 : 25일 오후 3시]
경기도 군포시가 야심 차게 준비해 온 '김연아 거리' 조성사업이 시의회의 예산삭감으로 진통을 겪고 있다. 군포시의회는 23일 제173차 임시회 2차 본회의를 열어 '김연아 거리' 조성에 필요한 도로표지판(2200만 원)과 핸드프린팅(130만 원), 도로명판(715만 원), 명명식 현수막(12만 원) 비용 등을 삭감했다.
그런 상황에서 지난 23일, 군포시의회의 송정열 의원은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전 소속사인 IB 스포츠를 상대로) 제기한 이익금 반환 소송을 볼 때 (김연아가) 한국인의 더불어 살아가는 정서를 보이지 못한 것이 아닌가 한다"는 발언으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해당 매체의 기사는 출고된 후 관련 문구가 곧 수정됐지만, 많은 피겨팬들은 '특별한 연관이 없는 소송사건을 들어 김연아를 비난한 것 아니냐'고 송 의원을 비난했다. 최근 김연아 선수가 IB 스포츠와 이익금 반환 소송에 휩싸인 상황에서, 이런 인터뷰 내용은 흠집 내기로 비칠 수 있다는 것이다.
군포시 홈페이지는 많은 피겨팬들의 비판글로 몸살을 앓았다. 올댓스포츠에서도 "올댓스포츠는 이날 군포시의 한 시의원이 수리고의 김연아 선수 물품회수가 마치 부도덕하게 진행된 것처럼 발언한 데 대해 이는 사실과 크게 다르다고 분명하게 밝혔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하며 항의를 했다.
이에 대해 송정열 의원은 24일 <마이데일리>와의 인터뷰를 통해 관련 (IB소송 관련) 발언이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했다. 관련 기사에서는 송 의원이 "김연아 거리 조성과 관련한 멘트 중 언론에 보도된 IB스포츠와 소송에 대해 이야기한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송정열 의원 'IB소송 발언', "좋은 취지였다" 밝혀
하지만 관련 사실을 취재한 결과, <마이데일리>의 보도는 사실과 달랐다. '사실무근'이라는 송정열 의원의 말은 당초 알려졌던 해명과 많이 달랐다. 첫 기사를 작성했던 <뉴시스>의 진아무개 기자는 당시 (김연아 거리 중단 관련 인터뷰에서) 송 의원이 문제가 됐던 'IB스포츠 소송'에 관한 이야기를 했다고 확인해 줬다.
"송정열 의원과 인터뷰를 통해, 김연아 거리 조성 무산과 관련한 인터뷰를 했다. 인터뷰를 하며 송 의원에게 (김연아 선수) IB와의 소송, 그리고 오서 코치 관련 등 여러 발언을 들었다. 오전 11시 20분경 기사가 출고된 후, 12시쯤 송 의원 측에서 연락이 왔다. (송 의원이) 기사 멘트가 진위와 좀 다르다며 수정을 요구해 받아들였다."
진 기자는 사실 관계 확인 없이 송정열 의원의 "사실무근"이란 발언을 보도한 <마이데일리>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자신에게 아무런 확인도 없이, 기사를 작성했다는 것이다. 해당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송 의원에게 문의를 한 결과, 'IB 소송', '오서 코치' 관련 발언들을 했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대해 송 의원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문제가 된 부분은 (해당 매체)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편한 상태로 한 말이었다. 또 부정적인 발언도 아니었다. 좋은 취지로 김연아 선수가 IB와의 소송 건, 오서 코치와의 불화 등, 더이상 김연아가 잡음에 휘말리지 않았으면 하는 걱정을 담아 한 말이다. 보도가 생각과 달리 조금 본의가 왜곡돼 수정을 요구했고, 곧바로 수정됐다."
송정열 의원은 기사 속 내용과 달리, 이런 발언이 좋은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IB 소송 관련 발언은 사실무근'이라는 앞선 기사와는 분명 다른 해명이었다.
"솔직히 이제는 김연아라는 이름 자체가 싫다" 발언도 해명
앞서 지난 21일 군포시의회의 '제173회 임시회 제1차 예산결산특위원회'에서 송정열 의원은 "솔직히 이제는 김연아라는 이름 자체가 싫다"은 격한 발언을 했다. 해당 군포시 홈페이지 동영상에서는 관련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송정열 의원] "이거 우리가 이렇게 해줘야 하는 겁니까? 저는 솔직하게 자존심 상해요. 솔직하게 이제는 김연아라는 이름 자체가 싫습니다. 이제는, 우리 청소년들에게 무엇을 보여주겠어요. (중략) 박지성 거리 있잖아요. 최소한 박지성 선수는 박지성 거리가 조성된 자리에다가 유소년 축구센터를 만들어줬고요. 대한민국에 들어오면, 최소한 그 축구센터에 가서 아이들과 뛰어놀아요. 박지성 선수는 최소한 꿈과 희망을 줍니다. 그럼 김연아 선수는 우리에게 무엇을 해줬죠? 그냥 유명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그 선수가 군포에서 잘나갔던 선수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군포시 청소년 교육체육과 과장] "뭐… 상당기간 그래도, 군포를 위해서, 군포에 있으면서, 군포시의 이미지를, 명예를 대내외적으로 고양을 시켰던 정도는 인정을…."
송 의원의 발언에 대해 군포시 관계자는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김연아의 의의'에 대해 대답을 했지만, 송 의원은 다른 생각을 계속 이어갔다. 군포시민의 김연아에 대한 사랑을 '짝사랑'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송정열 의원] "고양시켜준 적 한 번도 없죠. 단순히 군포에서 고등학교를 나갔다는 이유만으로, 그 선수가 어디서 시상을 하거나 기사에 나올 때 수리고라는 게 나온 거에요. 그건 본인이 해 준 게 아니에요. 우리 언론이 해 준거지. 우리 시민이 짝사랑하고 있었던 거죠."
[군포시 청소년 교육체육과 과장] "글쎄 뭐 서운한 감정은 하… 의원님 말씀대로 십분 이해가 갑니다마는 군포시를 위해서, 그리고 많은 노력과 애정을 쏟았다고 판단을 하고 있습니다."
[송정열 의원] "한 게 뭐가 있죠? 그러니까 한 걸 이야기해 보시라니까요. 김연아가 군포를 위해서 한 게 지금까지 뭐가 있습니까?"
군포시의회 홈페이지에서 동영상을 확인한 후 송 의원에게 관련 발언 내용에 대해 물었다. 송 의원은 감정적인 발언을 한 부분을 인정하고 유감을 표명했다. 송 의원은 김연아에 대해 애정에서 오는 서운함이었다고 해명했다.
"김연아 선수의 물품을 가져간 것에는 동의하는데, 일부 소장품은 남겨뒀으면 하는 아쉬움에서 그런 발언을 했다. 표현이 가했던 것은 인정하고, 유감이다. 하지만 김연아 선수에 대한 애정에서 오는 서운함이라는 사실을 알아줬으면 좋겠다. 짝사랑의 마음이라고 생각하고, 진심이 무엇인지 알아줬으면 좋겠다."
또 송 의원은 군포시의회에서 김연아 거리 조성이 무산된 것과 관련해 "김연아 선수 거리 무산은 의원들의 서운한 감정이 빚어진 결과"고 말했다. 하지만 김연아 거리 조성에 대해 "찬성하는 분들도 있었고, 반대한 의원들도 다소 감정적으로 반대를 했던 것 같기도 했다"면서 "다행히 시가 공식적인 입장을 내고 거리조성을 계속 추진한다기에 다행"이라는 해명했다.
송 의원은 또 "김연아 선수가 한 게 없다고 한 것은, 정말 한 것이 없다는 말은 아니었다"면서 "(김 선수가) 기부를 많이 하는 것을 알고 있고, 군포 수리고 출신 후배 곽민정 선수를 잘 아껴준다는 사실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군포 출신 아이들을 초청하거나, 신경 써주는 그런 부분이 아쉬움이 남고, 감정이 격해져 한 말이었다"면서 "전날 올댓스포츠에 해명 전화를 했다, 또 앞으로 연아 어머니(올댓스포츠) 등을 대면한다면 사과할 생각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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