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풀이 공개한 <괴물2> 아이디어 스케치

강풀이 공개한 <괴물2> 아이디어 스케치 ⓒ 청어람


한국영화 최고의 흥행작 <괴물>의 속편 <괴물2>의 시나리오 초고가 완성돼 본격 제작에 들어간다. 이번 '괴물'의 주 활동무대는 한강이 아니라 청계천이다. 시나리오는 유명 인터넷만화 작가 강풀(본명 강도영)이 초고를 완성했다. <괴물2> 역시 <괴물>의 제작사인 청어람(대표 최용배)이 제작한다.

3일 청어람 측이 배포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괴물2>는 청계천 복원 과정에서 노점상, 철거반장, 진압경찰 등 서로 다른 이해관계에 얽혀 마찰을 빚던 인간들이 괴물의 존재가 드러나면서 괴물에 맞서 사투를 벌이는 내용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괴물>이 2006년 한강을 주 배경으로 괴물과 사투를 벌이는 가족의 이야기였다면 <괴물2>는 이보다 앞선 시기인 2003년 청계천을 주 무대로 드라마가 펼쳐진다. <괴물>의 실제 사건 배경이었던 2000년 맥팔랜드 사건과 2006년 한강 괴물 출몰 사이의 목격담과 의문들이 결집돼 비어 있는 시기를 채운다. 그런 점에서 <괴물2>는 <괴물>의 프리퀄(Pre-quel, 시리즈영화에서 전편의 사건보다 과거 시점의 이야기로 거슬러 올라간 속편)이라 할 수 있다.

<괴물2>의 배경이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서울시장 재직 중 업적의 하나로 꼽히는 청계천이라는 점이 특히 눈길을 끈다. 이 당선인도 영화 속에서 직접 거론된다고 한다. '대통령을 목표로 하는 우리 시장님이 청계천 복원 사업을 임기 내 이루라고 지시했다'는 서울시 공무원의 대사가 등장하고 이후 청계천 주변 노점들에 대한 철거작업이 강제적으로 이뤄진다는 것.

이와 관련 청어람 최용배 대표는 2일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이명박 당선인의 치적 중 하나인 청계천을 새 정권 초기에 다룬다는 점에서 일견 걱정도 있지만, 한강만큼 청계천이 서울의 대표적인 곳인 데다 '괴물'이 가진 사회역사성을 지켜낼 수 있다는 측면에서 청계천이 최적의 배경지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한편 강풀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영화 작업은 <아파트> <바보> 등 여러 편이 있지만 그가 직접 영화 시나리오를 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강풀은 전두환씨 암살모의라는 가상의 사건을 다룬 <26년>(제작 청어람)의 영화화 진행 과정에서 청어람 측에 속편 아이디어를 제안했다가 <괴물2>의 시나리오 초고를 맡게 됐다고 한다.

강풀은 "전편의 미덕을 이어가면서도 속편이 가지는 어려움과 한계를 극복하려 했다, 또한 다수의 괴물을 등장시켜 전편보다 강화된 액션을 보여주고 싶다"고 첫 시나리오 데뷔작에 대한 포부를 드러내며 <괴물2>의 아이디어 스케치 한 컷도 공개했다.

<괴물2>는 올 상반기 캐스팅을 완료하고 여름 촬영을 시작해서 2009년 개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여러 마리 '괴물'이 등장하고 복원 전 청계천 세트를 세워야 하기 때문에 제작비는 <괴물>의 110억원 규모를 넘어설 전망이다. 감독 선정에는 <괴물>의 봉준호 감독도 참여해, 시나리오가 완성된 이후 결정할 계획이다.

괴물 괴물2 청어람 청계천 이명박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