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프로야구에도 5만명이 넘는 관중을 수용할 수 있는 초대형 야구장이 탄생할 수 있을까.
롯데 자이언츠가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을 야구장으로 개조해 새로운 홈구장으로 사용하고 싶다는 의견을 부산광역시 체육시설관리사업소와 K리그 부산 아이파크에 밝혔다는 소식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자 야구팬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002 한일월드컵과 부산아시안게임을 위해 1996년 착공, 2001년 완공된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은 5만 5천여명의 관중을 수용할 수 있으며 현재 부산 아이파크의 홈구장으로도 사용되고 있다.
롯데는 현재 홈구장으로 사용하고 있는 사직구장의 시설이 낙후했고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을 사용하게 되면 경기장을 새로 지을 필요 없이 관중들에게 최신 시설을 제공할 수 있고 더 많은 관중을 수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롯데는 물론 대부분의 야구팬들은 곧바로 인터넷을 통해 환영의 뜻을 나타내며 큰 기대를 나타냈다.
"경기장의 효율성 높일 수 있는 좋은 아이디어" 가장 크게 환영하고 있는 쪽은 역시 홈팀 롯데의 성적에 관계없이 항상 뜨거운 열기를 자랑하는 '구도(球都)' 부산의 야구팬들이다.
롯데의 계획에 찬성하는 팬들은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이 연간 10여 차례에 불과한 낮은 사용빈도에도 불구하고 적잖은 관리비가 지출되고 있기 때문에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고 부산 아이파크 역시 구덕운동장이 있기 때문에 큰 걸림돌이 없다는 의견이다.
'kjll6644'이라는 아이디의 팬은 "야구 인기가 높은 부산에서는 사직구장도 좌석이 모자라는 경우가 많다"며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관중을 수용할 수 있는 경기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더 나아가 'myvody'라는 아이디의 팬은 "다른 경기장에 비해 그늘막이 큰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의 특성을 살려 이번 기회에 아예 돔구장으로 만들어 비가 오는 날에도 야구를 볼 수 있게 하자"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이와 함께 롯데가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 개조에 성공하게 된다면 역시 낙후된 경기장 시설로 고민하고 있는 삼성 라이온즈나 기아 타이거즈 등 다른 구단들도 새로운 홈구장을 짓게 되는 발판을 마련해 줄 수 있고 이는 곧 야구월드컵이라 불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회 유치로 이어질 것이라는 야구팬들의 바람이다.
"다른 스포츠들도 존중해야"물론 반대의 의견도 있다.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은 2002 한일월드컵 당시 한국 대표팀이 폴란드를 2-0으로 물리치고 월드컵 역사상 첫 승리를 거두었고, 부산아시안게임을 치러낸 큰 의미가 있는 경기장인데 이를 야구장으로 개조하는 것은 신중하지 못한 판단이라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축구팬들은 부산 아이파크는 구덕운동장이 있기는 하지만 이 역시 시설이 많이 낙후되어 있어 구덕구장을 지금보다 더 좋은 축구전용경기장으로 만드는 계획 역시 병행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와 함께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은 축구뿐만 아니라 육상경기도 치를 수 있는 종합경기장이기 때문에 가뜩이나 열악한 지원과 비인기 종목이라는 설움을 안고 있는 육상계의 반발도 예상되고 있다. 여기다 롯데가 너무 손쉽게 야구경기장을 얻으려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처럼 롯데의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 개조를 두고 야구는 물론 다양한 스포츠팬들이 갑론을박을 벌이면서 흥미로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