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의 양승호 감독 대행이 2경기 만에 첫 승을 기록했다.

LG는 7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2006 PAVV 프로야구 페넌트레이스 경기에서 삼성 라이온즈를 3-0으로 제압했다. 이로써 LG는 4연패를 마감했고, 하루 만에 꼴찌에서 탈출했다. 이날 패한 삼성도 SK 와이번스가 구대성을 무너뜨리며 2위 한화 이글스를 잡아 준 덕분에 선두 자리를 지키게 됐다.

근성 되찾은 LG 선수들, 양승호 감독 대행에게 첫 승 안겨

▲ 한 달 만의 등판에서 승리를 챙긴 심수창
ⓒ 윤욱재
꼴찌로 추락한 LG 선수들의 자세는 여느 때와 달랐다. 이날 LG 선수들은 공격에서 평범한 내야 땅볼에도 전력으로 1루까지 뛰었고, 수비에서도 관중석으로 넘어 가는 파울 타구도 끝까지 쫓아 가는 허슬 플레이를 보여 줬다. 이는 올 시즌 LG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장면들이었다.

결승점이 나온 순간에도 LG의 '돌격 대장' 이대형의 근성이 돋보였다. 이대형은 평소 상대팀에 좌투수가 선발로 나오면 라인업에서 빠지거나 라인업에서 밀려 났지만 양승호 감독 대행은 도루 공동 1위(10개)를 기록하고 있는 이대형을 믿었다.

이대형은 4회 말 1사 1루에서 유격수 쪽으로 병살타성 땅볼을 쳤지만 특유의 빠른 발로 1루에서 세이프 판정을 받아 냈다. 이대형은 이어 이종열의 우익수 앞 안타가 나왔을 때 질풍같은 질주로 홈까지 파고 들어 귀중한 선취점을 뽑아 냈다.

주자가 타구의 방향과 상관없이 뛸 수 있는 2아웃 2-3 상황이었다고는 하지만 '1루 주자' 이대형은 후속 타자의 '단타'로 홈을 밟는 놀라운 베이스 런닝을 보여 줬다.

마운드에서는 5월 10일 이후 한 달 만에 등판한 심수창의 역투가 돋보였다. 심수창은 1회 1사 1·2루, 2회 1사 3루, 3회 1사 1·2루 등 거의 매회 실점 위기를 맞았지만 변화구 위주의 피칭으로 5이닝을 무실점으로 깔끔하게 막아 냈다.

145km를 상회하는 직구를 기다리던 삼성 타자들은 심수창의 변화구에 말려 번번이 기회를 놓쳤다. 심수창은 이날 93개의 투구수 중에서 변화구를 43개나 던지며 삼성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았다.

LG는 4회 말 박경수의 내야 안타와 권용관의 희생 플라이로 두 점을 추가하고, 심수창에 이어 우규민, 김민기가 4이닝을 깔끔하게 막아내 양승호 감독 대행에게 첫 승을 선물했다.

양승호 감독 대행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선발 심수창이 오랜만에 등판했는데도 깔끔하게 잘 던져 승리할 수 있었다"고 운을 뗀 후 "오늘처럼 이렇게 의욕을 가지고 경기에 임한다면 잃어버린 LG의 팬들도 다시 찾아 올 수 있다"며 근성을 되찾은 선수들에게 만족감을 표시했다.

시즌 3승을 챙긴 심수창은 "예상보다 팔꿈치 회복이 더뎌 조급했다"며 그동안의 마음 고생을 털어 놓은 뒤 "팀이 어려운 상황이니 만큼 어떤 보직을 맡더라도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로 승리 소감을 대신했다.

스위치 히터 박종호, 빛 바랜 4타수 4안타

○…이날 경기는 홈팀 LG가 4연패를 당하며 꼴찌로 추락한 데다가 날씨까지 흐려 관중이 9444명에 그쳤다. 그러나 LG화학 임직원 700여 명이 1루측 외야 관중석에서 열광적인 응원을 하면서 경기장 분위기를 한껏 띄웠다.

○…삼성의 스위치 히터 박종호는 이날 2루타 2개를 포함해 4타수 4안타의 맹타를 휘둘렀다. 박종호가 한 경기에 4안타를 친 것은 지난 2004년 5월 5일 대구 현대 유니콘스전 이후 2년여 만이다.

○…두산 베어스의 이종욱과 함께 도루 부문 공동 1위(10개)를 달리고 있는 LG의 이대형과 박용택은 이 날도 도루를 추가하지 못했다. 이종욱, 이대형, 박용택은 지난 5월 31일 이 후 열흘이 넘도록 도루 공동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다.

○…최소 경기 20세이브 기록을 노리고 있는 삼성의 '돌부처' 오승환은 이날도 등판 기회를 잡지 못해 신기록을 다음 경기로 미루게 됐다. 올 시즌 24경기에 등판해 19세이브를 올리고 있는 오승환은 25번 째 등판 경기에서 세이브를 챙기면 1994년 정명원이 가지고 있던 최소경기 20세이브 기록(26경기)을 경신하게 된다.
2006-06-08 00:20 ⓒ 2007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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