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의 내야수 정원석은 프로 6년 동안 3할은커녕 2할도 쳐보지 못했다. 작년까지 통산 타율은 .155에 불과하고 2001년 9월 15일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때려 낸 한 방이 6년 동안 1군 경기에서 기록한 유일한 홈런이다. 이렇듯 정원석은 야구계에서 '조연'조차 되지 못한 철저한 무명 선수였다.

그러나 정원석은 최근 두산에서 돋보이는 선수 중 한 명이다. 지난 4월 29일 SK 와이번스와의 원정경기부터 주전 1루수로 출전하는 정원석은 매 경기 안타를 때려 두산 하위 타선에 활력을 불어 넣고 있다.

특히 5월 2일 KIA 타이거즈와의 잠실 경기에서는 4타수 3안타 1타점 1득점의 알토란같은 활약을 보이며 팀의 7-4 승리에 크게 기여했다. 정원석은 2000년 8월 12일 롯데 자이언츠전과 2004년 8월 21일 LG전에서 각각 2안타를 때린 적은 있지만 한 경기에서 3안타를 뽑은 것은 프로 데뷔 후 처음이었다.

경기가 끝나고 10살이나 어린 김명제와 함께 '경기 MVP'로 뽑힌 정원석은 "두산 입단 이후 '경기 MVP'로 뽑힌 것은 처음"이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만년 유망주' 정원석, 주전 1루수 꿰차며 6할 '맹타'

▲ 2일 KIA전에서 '경기 MVP'에 뽑힌 정원석은 인터뷰를 하는 도중에도 입가에 미소가 끊이지 않았다.

ⓒ 윤욱재
사실 정원석은 입단 당시만 해도 두산에서 기대했던 유망주였다. 휘문고 시절 발이 빠르고 어깨가 좋은 유격수로 이름을 날린 정원석은 1996년 두산에 2차 2순위로 지명을 받았을 만큼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동국대 진학 이후 어깨를 다쳐 고전했지만 한대화(현 삼성 라이온즈 수석코치) 감독의 지도를 받으며 타격이 크게 향상돼 4학년 때는 국가대표 상비군에 뽑히기도 했다.

정원석은 대학 졸업 후 계약금 1억 원을 받고 두산에 입단했지만 김민호(두산 3루 베이스 코치)와 안경현이 건재한 두산의 내야진에 정원석이 들어갈 자리는 없었다. 프로 데뷔 2년 동안 1군에서 31경기 밖에 출장하지 못한 정원석은 프로의 높은 벽을 느끼며 2001 시즌이 끝나고 상무에 입대했다.

정원석은 입대 후에도 제20회 전국실업야구선수권에서 홈런왕에 오르며 상무를 우승으로 이끄는 등 건실하게 복귀를 준비했다. 정원석은 제대 후 내외야 수비가 모두 가능한 '유틸리티 플레이어'를 지향하며 출장 기회를 노렸지만 그마저도 여의치 않았다.

2006년이 되면서 정원석의 나이는 어느덧 서른에 접어 들었고, 팬들이 기대했던 유망주는 1군보다는 2군에 머무는 시간이 더 많은 평범한 무명선수가 돼 버렸다. 그러던 정원석에게 드디어 기회가 찾아왔다. 두산의 주전 1루수 장원진이 극심한 슬럼프(타율 .205)를 겪으면서 김경문 감독은 정원석을 주전 1루수로 중용했다.

최근 3경기에서 1루수에 7번타자로 선발 출장한 정원석의 성적은 10타수 6안타(타율 .600). 득점과 타점, 도루도 하나씩 포함돼 있고 2일 경기에서는 천금같은 스퀴즈번트에도 성공했다. 그야말로 김경문 감독의 기대를 훌쩍 뛰어 넘는 만점 짜리 활약이다.

"내외야 넘나들며 수비연습, 낯선 1루 수비도 문제없어"

두산 베어스 정원석 선수 프로필

성명 : 정원석
생년월일 : 1977년 3월 27일
신장 : 180 Cm
체중 : 85 Kg

배번 : 8번
투타 : 우투우타
출신교 : 휘문고-동국대

입단연도 및 방법 : 2000년 1996년 2차 2순위
계약금/연봉 : 10,000/2,800만원
프로경력 : 7년차


정원석은 2일 경기 후 <오마이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프로 입단 후 1군에서 처음으로 3안타를 때려 기분이 매우 좋다"며 기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정원석에게는 다소 낯선 포지션인 1루수에 대해서도 "그동안 내외야를 걸쳐 여러 포지션에서 수비 연습을 해왔기 때문에 1루 수비에 대한 부담은 전혀 없다"며 자신감을 불태웠다. 실제로 정원석은 1루수 자리에서 단 한 개의 실책도 저지르지 않고 안정된 수비력을 뽐내고 있다.

입단 후 7년 만에 가장 좋은 분위기로 시즌을 치르고 있지만 아직 정원석에게는 갈 길이 멀다. 타격감이 좋아질수록 상대 투수들의 견제는 더욱 심해질 테고, 최근 부진에 빠져 있다고는 하지만 통산 1296안타를 때려 낸 장원진의 관록도 무시할 수 없다.

많은 유망주들이 기대와는 달리 별다른 활약을 하지 못하고 조용히 사라지는 일이 비일비재한 프로야구의 세계에서 서른에 접어 들어 비로소 기량을 뽐내고 있는 정원석의 활약은 단연 눈에 띈다. 두산의 새로운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는 정원석이 프로야구의 '늦깍이 스타'로 발돋움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2006-05-03 07:12 ⓒ 2007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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