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승 6패 평균자책점 2.98의 커트 실링(현 보스톤 레드삭스)과 21승 6패 2.49의 랜디 존슨(현 뉴욕 양키스).

2001년의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가 월드시리즈 4연패를 노리던 '무적함대' 뉴욕 양키스를 격침할 수 있었던 것은 역시 '최강 원투펀치'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만큼 야구 경기에서 상대 타자를 압도하는 구위를 지닌 에이스를 두 명씩 보유한 팀은 단기전은 물론, 정규 시즌에서도 한층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

2006 삼성 PAVV 프로야구 패넌트레이스에서도 막강한 '원투펀치'를 보유한 팀들이 시즌 초반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SK-한화-현대, '원투펀치' 앞세워 상위권 유지

▲ 김원형(왼쪽)과 신승현으로 '신구 조화'를 이룬 SK의 원투펀치
ⓒ 한국야구위원회
SK 와이번스가 자랑하는 '영건 듀오' 이승호와 엄정욱은 현재 '개점 휴업' 상태지만 SK는 시즌 초반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SK 상승의 원동력은 막강한 선발진에 있는데 그 중심에는 '영원한 어린 왕자' 김원형과 '특급 잠수함'으로 거듭난 신승현이 있다.

어느덧 프로 16년차가 된 김원형은 위력적인 커브와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3승 무패 평균자책점 2.84를 기록하며 SK 마운드의 기둥 역할을 해주고 있다. 개막전 선발로 기용돼 조범현 감독의 절대적인 신임을 얻고 있는 신승현도 23이닝 동안 자책점 5점만을 내주며 2승 1패 평균자책점 1.96의 좋은 투구를 이어가고 있다.

SK는 이들 외에도 송은범(2승 1패 2.16), 채병룡(1승 1.80), 윤길현(1승 1패 2.79) 등 모든 선발 투수들이 잘 던지고 있어 계속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 이글스 역시 작년까지 통산 합작 329승을 따낸 '원조 원투펀치' 송진우(2패 3.63)와 정민철(1승 2패 5.12)이 다소 부진하지만 '신 원투펀치' 문동환(3승 1패 1세이브 1.59)과 류현진(3승 1.57) 덕분에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적지 않은 전력 누수에도 한화와 함께 공동 3위를 달리고 있는 현대 유니콘스는 미키 캘러웨이(2승 2패 1.34)와 함께 짝을 이룰 것으로 예상됐던 김수경이 부상으로 1군에 합류하지 못했지만 '무서운 신인' 장원삼(2승 1패 1.27)이 활약하며 캘러웨이와 함께 '투수 왕국'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이 밖에 중위권을 형성하는 기아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가 상위권 팀들의 끊임없는 견제를 받고 있는 이유도 김진우(3승 1.57)와 세스 그레이싱어(1승 1패 2.25), 다니엘 리오스(2승 1패 0.99)와 맷 랜들(2승 2패 4.85)이라는 좋은 '원투펀치'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KO펀치' 권오준-오승환, "'원투펀치'가 꼭 선발일 필요는 없잖아?"

▲ 삼성의 자랑 'KO펀치' 권오준(왼쪽)과 오승환
ⓒ 한국야구위원회
'원투펀치'라고 해서 꼭 선발 투수 두 명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삼성 라이온즈는 배영수(1승 1패 4.71), 제이미 브라운(1승 2패 4.74), 팀 하리칼라(1승 1패 2.88) 등 선발 투수들이 기대에 다소 못 미치지만 권오준(2승 6홀드 2.08)과 오승환(8세이브 0.64)으로 이어지는 '불펜의 원투펀치'를 앞세워 2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권오준과 오승환은 올 시즌에 각각 10경기씩 등판했는데 공교롭게도 두 투수의 등판 일정은 현재까지 정확하게 일치한다. 특히 권오준과 오승환이 투입된 10경기에서 삼성은 9승 1무라는 경이적인 성적을 올리고 있으니 이 두 선수에게 붙은 'KO펀치'라는 닉네임이 전혀 무색하지 않다.

많은 팀이 시즌 초반 불펜진의 난조로 고전하는 가운데 빠른 공과 두둑한 배짱을 갖춘 권오준을 셋업맨으로 쓰고 있는 삼성의 '필승 카드'는 단연 돋보인다. 시즌 초반 고전했던 선발 투수 배영수와 브라운이 첫 승을 따내며 나아지고 있는 만큼 삼성의 'KO펀치'는 시즌을 거듭할수록 위력을 더할 것으로 전망된다.

손민한-이승호, 짝을 잃은 '외로운 에이스'

▲ 손민한(왼쪽)과 이승호의 짝은 어디에?
ⓒ 한국야구위원회
반면에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는 이렇다할 '원투펀치'를 구성하지 못하고 시즌 초반 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롯데와 LG는 각각 'MVP' 손민한(2승 3.21)과 '삼진 머신' 이승호(3승 1패 4.15)라는 에이스 투수를 보유하고 있지만 이들을 받쳐줄 짝이 없는 것이 뼈아프다.

롯데의 개막전 승리를 안겨 준 이상목은 3경기 만에 어깨 통증으로 선발 로테이션에서 이탈했고, 이용훈 역시 목 부상으로 전력에서 제외됐다. 그나마 좌완 투수 장원준(1패 3.00)이 잘 던지고 있지만 불운이 겹치며 아직 시즌 첫 승을 신고하지 못했다.

LG도 기대를 모은 최상덕이 개막전 등판 이후 전력에서 제외됐고, 김광삼(2패 4.61), 최원호(1패 4.26), 아마우리 텔레마코(1승 1패 3.15) 등은 기복이 심한 투구로 확실한 믿음을 심어주지 못했다. 2승을 거둔 심수창(2승 1패 5.60) 역시 한 번도 퀄리티 피칭(6이닝 이상 3실점 이하)을 기록하지 못해 이승호와 '원투펀치'를 이루기엔 다소 부족해 보인다.
2006-05-01 17:58 ⓒ 2007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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