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삼성과 FC바르셀로나와의 친선경기 후반 32분 우르모브의 프리킥이 바르셀로나 오른쪽 골문 구석을 눈 깜짝 할 사이에 뚫었을 때, 3만 관중이 운집한 수원 월드컵 경기장은 한여름 날씨보다도 더 뜨거운 함성으로 가득찼다.

29일 오후 8시, 수원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수원과 바르셀로나의 친선경기에서는 후반 32분 수원의 외국인 선수 우르모브의 멋진 프리킥 골로 수원이 1대 0으로 승리했다.














▲ 29일 오후 8시, 수원과 바르셀로나의 친선경기가 열린 수원 월드컵 경기장

ⓒ 이권재

수원, 강력한 압박을 통한 끈질긴 수비가 승리의 원동력

아시안컵, 올림픽으로 인해 골키퍼 이운재를 비롯 상당수의 주전 선수들이 경기에 참여하지 못한 수원과 호나우딩요, 라르손, 푸욜 등 얼마전 막을 내린 유로2004와 스페인 리그의 스타 플레이어들이 즐비한 바르셀로나와의 경기는 시작 전부터 바르셀로나의 조심스런 우세가 점쳐지는 경기였다.

그러나, 역시 공은 둥글다고 했는가?

수원은 전반부터 조직적인 압박과 발빠른 김대의를 활용한 역습으로 스페인 리그의 명문 바르셀로나를 몰아쳤다. 특히 수비형 미드필드로 나선 손대호는 상대 공격을 하프라인 근처에서부터 원천 봉쇄하기 시작해 바르셀로나 공격의 예봉을 꺾으며 경기를 대등하게 이끌어 갔다.

또, 공격진에서는 장신으로 고공플레이에 능한 마르셸을 중심으로 김대의, 나드손을 활용한 공격 전술을 선보였고, 전반 6분과 36분 최성용과 마르셸의 슛이 골키퍼의 선방에 막히면서 아쉬움을 더했다.

반면 바르셀로나는 중앙의 라르손과 좌우에 호나우딩요, 지울리를 중심으로 공격을 펼쳐나갔고, 수비에서는 스페인 국가대표팀의 주전 수비수 푸욜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수비를 펼쳤다.

특히 바르셀로나를 대표하는 호나우딩요는 부상 중임에도 특유의 현란한 드리블로 수원의 강력한 압박을 뚫어내며 라르손을 비롯한 동료에게 기회를 주었지만, 골로 연결되지 못해 관중석 곳곳에서 아쉬운 탄성을 자아냈다.

또, 바르셀로나는 전반 35분과 43분 사비에르와 지울리가 결정적인 득점 찬스를 맞았지만 역시 골문을 벗어나거나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우르모브, 시즌 첫 골을 바르셀로나의 골문에….

올시즌 개막전 부산에서 수원으로 이적한 우르모브는 후반 32분 상대진영 중앙에서 얻은 프리킥 찬스를 멋진 골로 연결시키면서 수원 구단과 팬들에게 잊지 못할 승리의 기쁨을 안겼다.














▲ 후반 32분 수원 우르모브의 프리킥 골이 성공된 후 N석으로 달려가 환호하는 수원 선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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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우르모브는 지난해 6월 송종국이 속해 있는 네덜란드의 명문 페예노르트와의 친선경기에서도 혼자서 2골을 넣으며 유럽 강호들과의 경기에서 강한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하면서 팀 승리를 이끌었다.

한편 바르셀로나는 실점한 이후, 호나우딩요를 중심으로 적극적인 공세를 펼쳤지만 후반 37분 호나우딩요의 프리킥이 수원 골키퍼 김대환의 선방에 막히는 등 찬스를 살리지 못하면서 아시아 투어 첫 경기에서 패배를 기록했다.














▲ 후반 37분, 수원 진영에서 프리킥을 얻은 바르셀로나의 호나유딩요(10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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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중석 관람 매너 조금 더 성숙해야












▲ 경기 종료후 S석과 E석 주변 그라운드 안에 나뒹구는 물병들
ⓒ이권재
오랜만에 유럽 명문 클럽과의 친선경기가 열린 수원 월드컵 경기장은 수원의 서포터즈 그랑블루를 비롯해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축구팬들의 함성으로 가득찼다.

특히 리그 경기에서도 경기장을 압도하는 응원을 보여주는 이들 응원단의 응원은 수원 선수들에게는 힘을, 상대 선수들에게는 강한 압박을 주기에 충분했다. 그랑블루는 이 날도 경기내내 그라운드를 쩌렁쩌렁 울리는 강력한 응원을 보이며 경기장 분위기를 주도했다.

그러나, 올 시즌은 물론이고 오래전부터 지속되고 있는 심판의 미숙한 경기 운영과 이에 대한 항의 표시로 그라운드 안으로 물병을 마구 내던지는 관중들의 행태는 이 날 경기의 오점으로 남을 만한 일이다.

경기의 주심을 맡은 이상용 주심은 경기 내내 한박자 느린 판정과 미숙한 경기 운영, 그리고 일관성 없는 판정으로 관중들의 야유를 들었다. 이는 결국 후반 막판 그라운드 안으로 수백 개의 물병이 날아들게 하는 원인을 제공했다. 그러나 이날 관중들의 관람 매너 역시 개선돼야 할 지점이다.

물론 심판의 오심으로 인해 경기가 망가지는 것은 경기장 안에 있는 선수들이나 관중들 모두가 원치 않는 일이다. 자신이 응원하는 팀이 심판 판정에 불이익을 당해 패할 때마다 그라운드 안으로 물병과 같은 물건을 던지기 시작하면 축구 경기장은 아무도 찾지 않게 될 것이다.

이 날 경기 중 그라운드 안으로 물병이 날아드는 가운데 장내 아나운서가 “이 곳에는 많은 어린이들이 있습니다. 물병 투척을 자제해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말을 모든 축구팬들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 이권재








2004-07-30 11:12 ⓒ 2007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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