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서울 라이벌 두산과 LG의 게임은 늘 박진감 넘친다. '한지붕 두 가족'이라는 특수성 때문인지 선수들의 집중력도 남다르고 객관적 전력 이상의 무언가가 늘 승부에 영향을 미친다.

주중 3연전의 첫 경기인 1일 게임 역시 승부는 쉽게 판가름 나지 않았다. LG 이순철 감독은 2점차로 뒤진 상황에서 마무리 진필중을 올리는 강수를 둘 정도로 라이벌 전에 의욕을 드러냈다.

그러나 이는 LG의 패인이 되고 말았다. 8회 초 3대 2로 근소하게 앞선 두산은 김동주의 볼넷 이후 홍성흔이 우중간 2루타를 터뜨리며 4대 2로 점수차를 벌렸다.

이어진 안경현의 2루 땅볼과 김창희의 고의 볼넷으로 1사 1, 3루가 됐고 LG는 더블 플레이를 노리기 위해 확실한 마무리 진필중을 올렸다. 비록 뒤지고는 있지만 8, 9회 공격에서 충분히 역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이었다.

그러나 진필중은 더블 플레이는커녕 손시헌, 전상열에게 연속 안타를 맞으며 2점을 실점했다. LG 벤치는 6대 2까지 점수가 벌어지자 진필중을 내렸지만 이미 경기의 흐름은 두산쪽으로 넘어간 후였다.

두산 장원진은 진필중을 대신한 민경수에게 3점 홈런까지 기록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초구부터 적극적 공략에 나선 장원진의 공세가 주효한 셈이었다.

LG로서는 진필중 기용이 아쉬운 부분이었다. 선수를 믿고 역전에 강한 자신감을 표현한 것을 잘못이라 할 수 없지만 이미 2점 뒤지고 있고 3루에 주자를 허용한 상태에서 마무리 투입은 다소 무리한 기용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더구나 진필중이 나오자마자 연속 안타를 허용한 것을 보면 몸이 제대로 풀리지도 않은 상태에서 출전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두산은 비록 승리는 거뒀지만 8회를 제외하고는 기회를 맞아 그리 뛰어난 집중력을 보이지 못했다. 안경현, 김창희(이상 2회), 전상열(7회)의 주루사는 번번히 흐름을 끊었다.

그러나 선발 전병두에 이어 나온 이혜천, 정성훈, 정재훈의 계투 작전은 LG의 투수 운용에 비해 경기 흐름에서 앞서 있었다. 정성훈은 1⅔이닝을 던지고도 승리를 챙기는 행운을 누렸다.

이 날 주요 활약 선수들로는 두산에서는 장원진(4타수 2안타), 전상열(5타수 4안타), 손시헌(4타수 3안타)이, LG에서는 박용택(4타수 2안타), 김재현(2타수 2안타)이 빛났다. 특히 장원진은 2대 2로 맞선 7회초 균형을 무너뜨리는 적시타를 때린 데 이어 8회초에도 승부를 굳히는 3점 홈런을 기록하며 혼자서 5타점을 올리는 원맨쇼를 펼쳤다. 전상열도 2타점을 기록하며 승리에 공헌했다.

두산은 이 날 승리로 3위로 한 단계 뛰어 올랐고 LG는 순위 변화 없이 2위를 유지했다. 주중 2번째 경기인 2일 선발투수는 두산은 이경필(시즌 2승 4패), LG는 정재복(2승 3패)을 예고했다.
2004-06-02 08:48 ⓒ 2007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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