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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남북 축구팀의 명칭이 남측과 북측으로 불리워지고 있다는 것이 부자연스럽다는 생각이 들며 어색하기 짝이 없다.

차라리 분단국의 현실을 서로 인정하고 서로 신뢰를 갖는 의미에서 남한과 북한으로 명명하여 형제의 이름을 부르듯 거북스럽지 않게 생각하는 성숙된 진행 모습이 되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물론 한 핏줄, 같은 동포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생각에서였겠지만 자신도 모르게 북한이라고 말했다가 다시 북측이라 정정하는 아나운서의 모습이 오히려 억지로 주워맞추기식으로 뜯어 붙이기를 하는것 같아 어색하기 짝이없다.

기왕 남북 통일 염원을 담은 대회로서의 의를 살리기 위해서였다면 사전에 용어에 대한 정리가 필요했다는 아쉬움을 갖게한다.

이번 남북통일축구대회를 관전하는 나의 마음은 이상하게도 경기를 시작하기 전에 반드시 상대팀을 꼭 이겨야 하는데 하는 의례적인 기대감, 즉 승부에 대한 집착이 아예 처음부터 들지 않는다.

다만 남북한 양팀 모두 최선을 다하는 경기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경기 결과는 어느 팀이 이기고 지던 중요하게 생각이 들지를 않았다.

다만 양팀 모두 선전하는 모습으로 국민들의 가슴과 마음에 아로새겨 지기를 바랬던 마음이 솔직한 관전 희망 사항이었다.

물론 경기 내용면에서야 승부가 있는 것이 보다 더 의의가 있을수 있다는 생각이 들기는 하지만 경기 결과 보다는 무엇보다 남북한 국민들이 적대적 감정의 앙금을 서로 위로해 줄 수 있고 위로 받을 수 있었으면 하는 화합의 모습이 더 바램으로 간절했다.

그런데 경기장에 참석한 6만여 관중들의 마음은 모두다 나의 마음과 같은 듯 전반전 북한팀이 빠른 공격으로 우리 문전을 몇 차례나 아슬아슬하게 슛팅을 날리며 위협을 할 때에도 한결같이 동요되지 않고 오히려 북한팀의 빗나간 공격에 아깝다는 탄성을 보냈다.

분단 50년의 한이 서린 북한 동포들에게 적개심이 다분히 있을 법 한데도 야유는 커녕 오히려 아낌없는 찬사를 보내며 열렬히 응원하는 국민들의 자랑스런 모습에서 우리나라 국민들이 지난번 월드컵에서 성숙된 국민성을 보이며 세계 만방에 떨친 자랑스런 모습이 결코 우연이 아닌, 단발성이 아닌 진한 감동이 배어있는 모습이었다는 것을 다시 한번 기억하고 생각하게 한다.

월드컵에서 크고 굳게 응고되어 하나된 마음이 이번 북한팀을 만나서는 너그러운 사랑의 포옹으로 북한대표팀을 품에 안고 받아들이는 자랑스런 모습을 보았다.

그 모습을 보니 경기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한결 마음과 기분이 상쾌하게 생각이 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반가운 것은 북한 대표팀들의 분위기가 과거 같았으면 상당히 경직되어, 보는 이들의 마음에 안타깝게 비추어지곤 했는데 이번 북한 선수단의 모습에서는 상당히 우호적이고 어느 정도 자유로운 분위기를 감지할수 있게 되어 통일축구 개최의 의의를 한층 아로새기는 의미가 크다는 생각이 들며, 이를 바라보게 되는 국민들의 마음도 한결 더 부드럽고 우호적이다.

무엇 보다도 우리나라 선수들과 북한 선수들의 경기장과 장외에서 서로 화기애애한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어 한결 마음이 가볍다.

특히 경기가 끝나고 우리나라 박항서 감독이 북한의 리정만 감독에게 다가가서 악수를 나누며 서로 진지한 대화를 나누는 모습에서 나는 아! 바로 저 모습이 진정한 동포! 형제의 모습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고 나 자신도 모르게 찡하게 마음에 와닿는 것 같은 동포애를 느끼게 한다.

이번 남북통일 축구대회가 밑거름이 되어 다른 것은 서서히 기회와 분위기에 맞추더라도 체육종목 전반에 걸쳐서만이라도 종종 이런 대회를 개최하여 남북한 구분하지 말고 하나된 자랑스런 모습을 볼 수 있었으면 하는 생각을 해본다.

하지만 지금까지 무수한 약속을 해놓고 결정적인 시기에서 약속을 어겼던 북한의 전례를 생각해보면 또 언제 무슨 변수가 있을지 약속에 대한 기약을 기대하기가 결코 쉽지 않으리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왜 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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