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설 대기획 송골매 콘서트 - 40년 만의 비행'
KBS
"젊은 친구들이 우리 부모님 세대는 트로트만 좋아한다고 오해하는데, 사실 저희 세대가 가장 록 음악을 많이 들었던 세대거든요."
KBS2 '설 대기획 송골매 콘서트 - 40년 만의 비행' 기자간담회에서 배철수가 한 말이다. KBS 대기획 콘서트는 2020년부터 시작된 프로젝트다. 2020년 추석, 나훈아 콘서트를 통해 '테스형 열풍'을 일으켰고, 2021년에는 심수봉과 임영웅의 콘서트를 송출했다. 앞선 세 아티스트의 공연은 트로트와 발라드 등에 치중되어 있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나는 트로트 세대가 아닌데"라며 소외감을 느낀 장년층도 있지 않았을까? 이들의 마음을 꿰뚫어 보기라도 하듯, 배철수는 간담회에서 그는 "이번 방송이 여러 세대가 함께 모이는 명절을 맞이해 부모 세대가 자신들의 다양한 음악 취향을 알릴 수 있는 기회"라는 말을 덧붙였다.
송골매는 70년대 대학교 그룹사운드 문화에서 출발한 밴드다. 1979년, 항공대학교의 그룹 사운드 '활주로'의 멤버로 활약하던 배철수를 중심으로 송골매가 결성되었다. 이후 '블랙 테트라'의 보컬 구창모와 김정선이 합류하면서 우리가 알고 있는 송골매의 모습이 완성되었다. 송골매는 뉴웨이브와 디스코, 이키델릭, 하드록 등 다양한 장르를 섭렵했고, '어쩌다 마주친 그대', '모두 다 사랑하리', '빗물', '모여라' 등 수많은 명곡을 배출했다.
기억 속의 송골매, 다시 날아 오르다
송골매의 목소리였던 구창모는 1984년 4집 이후 송골매를 떠났다. 이후 배철수를 중심으로 밴드는 지속되었지만 1990년 송골매는 해체되었다. 이후 수십년 동안 송골매를 만날 수 없었다. 구창모는 솔로 가수의 커리어를 지속했고, 배철수는 음악을 멈추고 국내 최장수 라디오 DJ로 활약했다. 그리고 2022년, 송골매는 깜짝 재결합을 선언하고 전국 투어 '열망'을 진행했다. 아이돌 그룹이나 해외 팝스타 등이 주로 공연하는 KSPO DOME(구 체조경기장)을 꽉 채우는 기염을 토했다.
그리고 지난 21일, 송골매가 설 특집 방송 '설 대기획 송골매 콘서트 - 40년 만의 비행'으로 시청자를 찾아왔다. 지난 12월 10일 경기도 고양에서 녹화한 공연 실황을 담은 것이다. 약 5천 명의 팬이 일산 킨텍스홀을 가득 채운 가운데, 송골매의 날개를 형상화한 구조물이 날아 올랐다. 그 위에는 배철수와 구창모가 나란히 서 있었다. 이 들이 무대에 발을 내디디면서 첫곡 '어쩌다 마주친 그대'가 연주되었고, 두 명의 '송골매'는 하이파이브를 하며 공연의 시작을 알렸다. 끝없는 명곡 릴레이의 시작이었다.
'처음 본 순간', '한 줄기 빛', '세상 모르고 살았노라', '세상만사' 등 송골매의 명곡은 물론, 구창모의 명곡 '희나리', 배철수의 솔로곡 '이 빠진 동그라미', 1978 TBC 해변 가요제 수상곡인 블랙테트라의 '구름과 나' 등 두 사람의 커리어 전체를 총망라한 선곡이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