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8년에 개봉한 나홍진 감독의 장편 데뷔작 <추격자>는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의 불리함을 극복하고 전국 500만 관객을 동원하며 관객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 특히 123분의 런닝타임 내내 관객들의 긴장을 늦추기 못하게 하는 나홍진 감독의 탄탄한 연출이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나홍진 감독은 차기작 <황해>와 <곡성>에서도 스릴러 감독으로서 자신의 능력을 십분 발휘했다.
사실 범죄 스릴러야말로 감독의 역량이 가장 필요한 장르 중 하나다. 잘 만든 범죄 스릴러 영화는 상영시간 내내 관객들을 몰입시키고 영화가 끝난 후에도 영화의 해석에 대한 치열한 토론의 장이 열리기도 한다. 하지만 관객들과의 두뇌싸움을 너무 의식한 나머지 영화를 지나치게 어렵게 비틀어 놓는다거나 어설픈 이야기 전개로 영화의 내용과 주제를 관객들에게 너무 일찍 들켜 버리면 그것 또한 좋은 평가를 받기 힘들다.
범죄 스릴러는 어떤 이야기를 어떤 식으로 연출하느냐에 따라 영화의 색깔과 완성도가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한국에서는 감독이 직접 시나리오를 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작품은 감독이 기존에 있는 시나리오에 각색 작업만 참여했음에도 긴장감 넘치는 연출을 통해 많은 관객들을 만족시켰다. 지난 2007년에 개봉해 많은 관객들을 긴장시켰던 원신연 감독·김윤진 주연의 범죄 스릴러 영화 <세븐데이즈>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