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1년 <차이나타운>과 <뺑반>을 만들었던 한준희 감독이 연출한 넷플릭스 드라마 < D.P. >가 대한민국 군필 남자들을 큰 충격에 빠트렸다. D.P.란 2022년 8월에 폐지된 헌병대의 탈영병 체포조로 탈영한 병사들을 체포하는 임무를 가진 부대를 뜻한다. 김보통 작가의 웹툰 < D.P. 개의 날 >을 원작으로 하고 있는 드라마 < D.P. >는 탈영병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각종 군대 부조리들이 구체적으로 표현될 수밖에 없었다.
세월이 흐르면서 병영환경이 점점 좋아지고 있다지만 군대는 외부와 단절된 공간에서 또래의 남자들이 계급사회를 형성하며 생활하는 곳인 만큼 크고 작은 부조리들이 생길 수밖에 없다. 실제로 군대에서는 각 부대마다 '전통'이라는 이름 하에 후임들을 괴롭히는 각종 가혹행위들이 존재하기도 한다. 이는 세월이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사라지기도 하지만 더욱 교묘한 방법으로 진화해 후임들에 의해 계승(?)되기도 한다.
더욱 큰 문제는 전통이라는 이름으로 부대 내에서 전해 내려오는 악습과 부조리들은 각종 사고와 연결될 확률이 높다는 점이다. 특히 부대 내에서 벌어지는 좋지 않은 사건들은 되도록이면 외부에 알리지 않으려는 군대의 특성상 세상에 알려지지 않고 은폐될 때가 많다. 지난 1992년에 개봉한 로브 라이너 감독의 <어 퓨 굿 맨>은 군대 내 부조리로 인해 벌어진 사망사고의 진실을 파헤치는 법정 스릴러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