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출발시간에 맞춰 도착만 잘하면 어렵지 않게 열차나 버스를 탈 수 있을 정도로 예매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다. 따라서 과거처럼 명절 시즌에 기차역이나 버스터미널이 발 디딜 틈 없이 붐비는 일은 거의 없다.
사람이 줄어든 기차역이나 터미널 대신 명절연휴에 '사람구경'을 제대로 할 수 있는 곳은 바로 공항이다. 명절 연휴가 가까워 오면 1년에 몇 번 없는 연휴를 맞아 해외 또는 국내로 여행을 떠나려는 사람들이 대거 몰리면서 공항은 큰 혼잡을 맞는다. 세계 어디든 갈 수 있는 인천공항은 말할 것도 없고 일본 등 가까운 나라들과 제주도 같은 국내선 비행기가 운항하는 김포공항 역시 연휴만 되면 인산인해를 이룬다.
이들이 설레는 마음으로 해외여행을 떠날 수 있는 것은 일정을 마치면 돌아갈 '내 나라'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낯선 외국의 공항에서 입국 또는 출국을 하려 할 때 돌아갈 내 나라가 없어졌다는 소식을 들으면 어떤 기분이 들까.
지난 2004년 아카데미 수상자 톰 크루즈와 캐서린 제타존스가 주연을 맡은 영화 <터미널>은 공항에서 자신의 나라가 망했다는 소식을 들은 한 남자의 실화를 모티브로 만든 휴먼 드라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