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희 작가의 남편으로도 유명한 장항준 감독은 <불어라 봄바람>과 <기억의 밤> 등 본인이 연출한 영화들은 물론이고 영화 <박봉곤 가출사건>과 <북경반점>, 드라마 <싸인>,<드라마의 제왕>의 각본을 썼을 정도로 글을 잘 쓰는 감독이다. 하지만 장항준 감독은 지난 2002년 본인의 장편영화 데뷔작 <라이터를 켜라>에서는 각본을 직접 쓰지 않고 전문 시나리오 작가로 이름을 떨치던 박정우 작가에게 각본을 맡겼다.
90년대 초반부터 여러 영화의 각본과 조연출을 맡아오던 박정우 작가는 1999년부터 김상진 감독과 콤비를 이뤄 <주유소 습격사건>과 <신라의 달밤>,<광복절특사>를 연속으로 흥행시키며 작가로서 전성기를 달렸다. 하지만 연출부와 조감독 경력이 있는 박정우 작가 역시 작가로 활동하면서도 천천히 감독 데뷔를 준비하고 있었고 2004년 이성재 주연의 <바람의 전설>을 만들며 드디어 장편영화 감독으로 데뷔했다.
하지만 박정우 감독은 데뷔작 <바람의 전설>에 이어 2007년 감우성, 김수로 주연의 <쏜다>가 연속으로 흥행에서 쓴 맛을 봤다. 일부 관객들은 박정우 감독이 작가로서의 능력에 비해 감독으로서의 역량은 떨어진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하지만 박정우 감독은 5년 동안 와신상담한 끝에 선보인 신작을 통해 일약 흥행감독으로 도약했다. 관객들에게 물에 대한 공포감을 안겨 줬던 한국형 재난영화 <연가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