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핑크
YG엔터테인먼트
'Shut Down(셧 다운)'의 가장 큰 특징은 클래식과 힙합 사운드의 절묘한 조화라고 볼 수 있다. 이 곡은 니콜로 파가니니의 클래식 넘버 '라 캄파넬라(La Campanella)'를 샘플링했는데, 보통 파가니니의 바이올린 협주곡 2번 b단조 중 3악장을 '라 캄파넬라'로 부른다. 이탈리아어로 '작은 종'이라는 의미다.
'라 캄파넬라'는 바이올린 협주곡 외에도 피아노 곡으로도 유명하다. 프란츠 리스트가 1838년에 작곡하고 1851년에 개정한 <파가니니에 의한 대연습곡>에 들어 있는 여섯 개의 연습곡 가운데 세 번째 곡으로, 파가니니의 바이올린 협주곡 2번 b단조의 마지막 론도 악장의 주제를 기반으로 한다.
'라 캄파넬라'는 멀리서 또는 가까이서 들려오는 종소리와 그 울림을 드라마틱하게 표현하고 있다. 섬세하지만 반면에 과감성이 돋보이는 곡으로, 이를 차용해 힙합에 접목한 블랙핑크의 선택이 신선하다.
우아한 클래식 위에 얹히는 톡톡 튀는 센 가사들이 의외로 잘 어울린다. '간판 내리고 문 잠가 shut down'이라든지 '네 다음 답안지야 똑바로 봐 don't sleep baby/ 뒤집어봐 이건 가격표야 ain't cheap baby' 등 이러한 가사들이 특히 그렇다.
이들의 실험, 즉 클래식과 힙합의 융합이 흥미롭고 고급스럽게 느껴지기는 하나 아쉬운 점도 있다. '라 캄파넬라' 샘플링의 시그니처 음이 노래의 처음부터 끝까지 동일하게 자주 반복되어 곡 전체가 다소 단조롭게 들렸다는 게 바로 그것이다. 기존의 블랙핑크 곡들에 비해 덜 다이내믹한 인상이었달까. 샘플링이 구간별로 더 변주되었다면 좋았을 것 같다. 음원 사이트 멜론에서도 이런 댓글들을 볼 수 있었다.
"조금 지루했는데 다시 들으니까 또 나쁘지 않은 듯."
"후렴구에선 변주 한 번 하지... 그것만 아쉽다. 랩은 다 좋은데."
물론 극찬의 댓글들이 더 많았다. "역시 믿고 듣는 블랙핑크"라는 댓글에선 블랙핑크를 향한 무한 애정이 느껴졌다. 이토록 많은 이들이 블랙핑크를 사랑하고 블랙핑크가 발표하는 곡들을 사랑하기에, 노래에서 다소 아쉽게 느껴지는 부분을 언급한 팬들의 의견까지도 블랙핑크를 향한 애정처럼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