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스 윌리스 주연의 <다이하드>와 키아누 리브스 주연의 <스피드>, 고 숀 코네리, 니콜라스 케이지 주연의 <더 록>의 공통점은 바로 '인질극'을 소재로 한 액션영화라는 점이다. 이 영화들에는 각각 앨런 릭먼과 고 데니스 호퍼, 에드 해리스라는 똑똑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악역이 등장해 무고한 사람들을 인질로 잡아놓고 국가기관에 자신의 요구사항(주로 돈)을 이야기한다.
할리우드만큼 일반적이진 않지만 한국영화에서도 인질극을 다룬 영화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지난 2018년에 개봉했던 영화 <협상>에서는 지금은 부부가 된 손예진과 현빈이 최고의 협상가와 범죄조직의 무기밀매업자로 변신해 인질극을 벌였다. 작년 여름에는 배우 황정민이 괴한들에 의해 납치됐다는 설정의 영화 <인질>이 코로나19 대유행 기간에 개봉해 160만 관객을 동원했다(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
이처럼 인질극은 영화의 소재로 삼기 좋지만 사실 현실에서는 일어나기가 매우 힘들다. 하지만 지난 1988년 대한민국에서도 일명 '지강헌 사건'으로 불리는 아주 유명한 인질극이 서울 한복판에서 벌어진 적이 있었다. 이후 각종 드라마와 다큐멘터리 등을 통해 여러 차례 재구성된 '지강헌 사건'은 지난 2006년 영화로 제작돼 개봉했다. 배우 이성재가 엄청난 열연을 펼쳤던 양윤호 감독의 <홀리데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