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가정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30대 중반 이상의 나이를 가진 사람들은 가부장적인 가풍을 가진 가정에서 자란 경우가 많았다. 실제로 한국전쟁을 직접 겪었거나 전후 힘들었던 시대를 경험했던 아버지들은 자식들을 강하게 키우기 위해 좀처럼 자식들에게 따뜻한 칭찬의 말을 잘 건네지 못했다. 따라서 어머니와 달리 아버지와 자식들의 사이는 그리 가깝지 못했던 가정도 적지 않았다.
이는 대중매체에서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전설의 드라마' <사랑이 뭐길래>에서는 세상 무서울 것 없는 '터프가이' 이대발(최민수 분)이 아버지 이병호(이순재 분) 앞에서는 꼼짝도 하지 못했다. 농구드라마로 큰 사랑을 받았던 <마지막 승부>에서도 반항아 윤철준(장동건 분)이 아버지 윤철식(장항선 분)의 말은 좀처럼 거역하지 못했다(물론 아버지 역시 생계수단인 트럭을 팔아 철준의 대학등록금을 마련할 정도로 아들 사랑이 끔찍한 인물이었다).
한국에서는 워낙 무뚝뚝한 아버지를 대하는 게 익숙하다 보니 때로는 할리우드 영화에서 자식들과 친구처럼 지내는 아버지를 부러워 하기도 한다. 특히 이 영화에서는 아내와의 이혼으로 아이들과 떨어져 지내게 된 아버지가 자식들을 보기 위해 할머니로 분장해 아이들이 있는 집에 가정부로 잠입하기도 했다. 고 로빈 윌리엄스의 열연을 통해 세계적으로 큰 사랑을 받았던 영화 <미세스 다웃파이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