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하리시는 우리에게 좋은 일을 했을 뿐입니다. 나는 그분과 육체적으로 함께 하지는 않았지만 그분을 떠난 적이 없습니다." (조지 해리슨)
1968년 4월 11일 존 레논과 신시아 레논, 조지 해리슨과 패티 보이드 등 남아있던 비틀스 일행은 리시케시 아슈람을 떠나 델리로 향했다. 2월 16일 리시케시에 도착한 지 정확히 8주 만이었다. 델리에 도착해 존 레논 부부는 첫 비행기를 타고 런던으로 돌아갔고, 조지 해리슨 부부는 라비 샹카르가 있는 남인도 마드라스(현 첸나이)로 가서 열흘 간 더 인도에 머물다가 4월 21일 귀국했다.
8주간의 체류 소감
런던 도착 며칠 뒤 존 레논은 기자들에게 지난 8주간의 리시케시 체류 소감을 밝혔다.
"명상 코스는 우리에게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우리는 그것을 통해 배웠습니다. 의무로서가 아니라 도움이 되기 때문에 매일 명상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명상 지도자가 되려고 하는 것이 아닙니다. 비틀스로서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 있기 때문에 명상 지도자가 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인도에 머무는 동안 우리는 20곡 이상의 곡을 썼고, 이는 새로운 LP 음반을 만들기에 충분한 양입니다. 우리는 곧바로 녹음을 시작할 계획입니다."
리시케시 체류를 끝내고 런던으로 모두 복귀한 비틀스는 애플사를 설립해 새 사업을 시작하는 한편, 5월 초부터는 조지 해리슨의 에셔 자택에 모여 인도에서 만든 곡을 가지고 데모 녹음을 하는 등 비즈니스와 음악 활동을 재개했다. 이후 녹음을 시작한지 6개월 만인 1968년 11월, 그룹은 대망의 신보 <화이트 앨범>을 발표했다. 이 두 장짜리 LP에 실린 30곡 가운데 19곡이 리시케시에서 탄생한 작품이었다.
비틀스 멤버들은 인도에 다녀온 뒤로도 명상을 이어나갔다. 폴 매카트니와 링고 스타는 그 뒤로 줄곧 명상과 채식을 실천해왔다. 마하리시 마헤시 요기를 공개적으로 비난했던 존 레논도 명상이 창의적인 영감의 원천이라고 종종 말하곤 했다. 비록 마하리시와의 관계는 틀어졌지만, 비틀스의 리시케시 체류 영향 덕에 초월명상이 세계적으로 관심을 불러일으키면서 서구 세계 곳곳에 요가명상 센터가 빠르게 보급되어 나갔다.
오랜 세월이 흐른 2007년, 폴 매카트니는 딸 스텔라 매카트니를 데리고 네덜란드에 머물던 마하리시 마헤시 요기를 방문해 화해를 시도하기도 했다. 이어 2009년 4월에는 링고 스타와 함께 초월명상 보급단체인 데이비드 린치 재단의 청소년 명상 캠페인 기금 마련 자선 콘서트에 출연, 1968년 리시케시 체류 당시 마하리시 마헤시 요기에게 영감을 받아 작곡한 '코즈미컬리 컨셔스(Cosmically Conscious)'를 열창했다. 폴 매카트니는 같은 해 12월 코펜하겐 기후변화 토론회에서 지구온난화를 줄이는 방법으로 '고기 없는 월요일' 운동을 제안하며 환경보호 활동가로 활약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