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닮은 사람두 사람은 서로를 사랑했지만 결국 가장 증오하게 된다
JTBC
요즘 JTBC 드라마 <너를 닮은 사람>을 재미있게 시청 중이다. 여주인공 희주(고현정 분)는 고등학교만 졸업했으나 재벌집 며느리가 된 신데렐라로 헌신적인 남편의 내조로 미술 유학을 다녀온 뒤 유명한 화가 겸 에세이스트로 승승장구 중이다. 그러나 그녀는 불륜을 저질렀고, 가정을 포기할 수 없어 불륜남을 타국에 버리고 도망친다. 버려진 불륜남 우재(김재영 분)는 질투의 화신이 된 희주의 남편 현성(최원영 분)이 낸 교통사고로 오랫동안 병상에 누워있어야 했다. 그리고 그와 결혼을 약속한, 희주의 첫 미술선생님이자 친한 동생이었던 해원(신현빈 분)은 두 사람의 배신에 분노하며 복수를 시작한다.
드라마의 플롯은 불륜, 재벌가, 복수와 음모 등 아침드라마의 막장 스토리와 다를 바 없다. 그러나 이 드라마의 진중한 호흡과 OST, 아름다운 영상, 깊이 있는 대사와 배우들의 열연 등으로 좀 더 매혹적인 드라마가 되었다. 특히 희주역을 맡은 고현정 배우의 연기가 인상깊다. 희주라는 캐릭터가 가진 복합성을 우아하면서도 설득력있게 잘 표현한다. 그리고 신현빈 배우 또한 자신을 배신한 두 사람을 용서하고 싶었으나 용서할 수 없는 상황 때문에 스스로를 파괴하게 되는 해원을 가슴 아프면서도 사이코틱하게 잘 그려내고 있다.
희주는 욕망의 화신이다. 가난한 집에서 아버지의 학대를 받고 자란 희주는 자신의 말대로 '결혼을 통해 인생의 반전'을 얻게 된다. 그리고 재벌집 며느리로서 자신의 목표한 바를 달성하기 위해 권력의 핵심인 시어머니의 구박과 천대 속에서도 자신을 절제하고 참아내는 명민함이 있다. 남편을 극진하게 사랑하지는 않지만 남편과 그의 배경은 그녀에게 성공의 열쇠이자 도구이다. 상류층으로의 신분 변신, 이것이 그녀의 첫번째 욕망이었다.
그러나 그러한 모든 배경을 벗어던지고 오롯이 자기 자신을 찾기 위해 나선 아일랜드 유학에서 결국 그녀는 욕망이 이끄는 대로 자기 자신을 누구보다 사랑하고 믿었던 동생 해원의 남편과 동거를 하게 된다. 그녀가 우재와 사랑에 빠진 것은 다름아닌 자신의 젊음, 불행하고 구차했던 자신의 젊음에게 보내는 위로였다. 다만, 그 위로의 값으로 그녀는 자신이 사랑했고, 자신을 사랑했던 해원에게 평생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제물 삼아야 했다. 이것이 그녀의 두번째 욕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