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은 세계적으로 무려 1억 4200만 가구가 시청한 넷플릭스 역대 최고 인기 드라마다. 본편은 물론 유튜브를 통해 올라오는 세계 각국 시청자들의 리액션 영상까지 화제가 될 정도. 특히 '딱지맨' 공유가 '깜짝 출연'한 1회 지하철 장면에서는 해외 시청자들이 놀라움을 감추지 못한다(공유는 <오징어 게임> 황동혁 감독이 연출한 <도가니>에 출연한 바 있다).
<오징어 게임>에서 공유를 발견한 해외 시청자들은 <부산행>이나 <도깨비>를 통해 이미 공유라는 배우에 익숙해 있었다(남자 시청자들은 주로 <부산행>, 여성 시청자들은 대체로 <도깨비>를 떠올린다는 차이점은 있지만). 하지만 정작 국내에서 공유 이상의 인지도를 가진 최고의 배우 중 한 명인 이정재를 보고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오징어 게임> 전에는 해외에서 알려진 이정재의 흥행작이 없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해외 시청자들에게 이정재의 젊은 시절 영상이나 사진, 또는 카리스마 있는 캐릭터를 연기했던 <관상>이나 <신세계> 같은 영화를 보여주면 <오징어 게임>의 성기훈과 동일인물이라는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 하지만 국내 관객들은 이정재의 찌질한 연기에 어느 정도 훈련(?)이 돼 있다. 이정재는 이미 지금으로부터 22년 전 김성수 감독의 <태양은 없다>를 통해 찌질한 연기의 시작을 알렸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