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터널스>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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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터널스>는 아쉬움을 많이 남긴다. <이터널스>는 텐트폴 상업 영화이며, 슈퍼 히어로 영화다. 그러나 정작 액션이 만드는 쾌감이 부족하다. 압도적인 속도를 자랑하는 마카리가 인상적인 순간을 만든 정도다. 최근 개봉작인 <블랙 위도우> <샹치와 텐링즈의 전설>과 비교해도 그렇다. 특히 길가메시를 연기한 마동석의 활용법이 불만족스럽다. <범죄도시>와 <부산행> 등 그의 대표작들을 참고한 흔적이 느껴지지만, 마동석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타격감을 극대화하지 못했다.
클로이 자오는 여백의 미를 보여주는 감독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너무 많은 것을 155분 안에 눌러 담고자 했다. 그는 유사 가족인 이터널스의 분열과 재결합, 세르시(젬마 찬 분)와 이카리스(리차드 매든 분)의 로맨스, 그리고 자유 의지, 인간다움에 대한 철학적 물음을 공존시키고자 했다.
클로이 자오의 야심과 별개로, <이터널스>는 새로운 인물을 소개하기에도 시간이 모자랐다. 히어로의 솔로 영화를 충분히 만들어 놓지 않은 채 등장한 팀업 무비 <저스티스 리그>의 방황이 떠오르기도 한다. 열 명의 새로운 인물이 등장한다. 교차 편집을 통해 이들을 소개하고 설명하는 과정이 길어지는데, 관객의 입장에서는 지루함을 느끼기도 쉽다. 이터널스의 적대 세력인 '데비안츠' 역시 진한 인상을 남기지 못하고 소모적으로 휘발되고 만다.
거대한 이야기의 서막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