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속 인물들의 심리를 탐구해봅니다. 그 때 그 장면 궁금했던 인물들의 심리를 펼쳐보면, 어느 새 우리 자신의 마음도 더 잘 보이게 될 것입니다.[편집자말] |
"그거 봤어? <원 더 우먼>. 아직 안 봤으면 꼭 봐봐. 속이 뻥 뚫려."
내가 SBS <원 더 우먼>을 보게 된 것은 지인들의 추천 때문이었다. 40대 여성들로 구성된 독서 모임에서 한 여성이 <원 더 우먼> 이야기를 꺼내자, 다른 여성들도 이 드라마를 강력추천했다. 그리고 곧 나도 이 드라마가 주는 사이다 같은 시원함에 빠져들었다.
사실 재벌이나 검찰의 비리를 다룬 드라마는 꽤 흔하다. 하지만 이 드라마가 유독 통쾌함을 선사한 것은 아마도 권력에 펀치를 날리는 주체가 여성이기 때문일 것이다. 주인공 연주(이하늬)가 사람을 도구 취급하는 재벌 시가(비록 가짜 시가라 하더라도)와 사리사욕만 챙기는 검찰 조직에 날리는 대사들은 진심으로 통쾌함을 선사했다.
하지만 드라마가 종결을 향해 가는 요즘 나는 한 바탕 웃고 난 후에 씁쓸함을 느낀다. 여주인공의 활약이 이토록 시원하게 느껴지는 건 아직도 여성들이 억압받는 자리에 있다는 의미일 테다.
사실, 드라마 속 여성들도 그랬다. 이 드라마의 여성들은 연주 뿐 아니라 피해자로 상정된 미나(이하늬)와 악역을 맡은 성혜(진서연)까지 모두가 억압의 자리에 있었다. 가만 돌아보면 <원 더 우먼>의 이 세 여자는 숨막히는 환경속에서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인물들이었다. 때로는 그 방법과 결과가 파괴적이긴 했지만 말이다.
<원 더 우먼>의 세 여자가 자기 자신을 지키기 위해 선택한 서로 다른 길을 살펴본다(배우 이하늬는 드라마 속 연주와 미나를 연기했다).
강미나 : 속으론 그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