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다시 태어나도 농구선수를 하고 싶다고 말할 정도로 농구에 대한 사랑이 깊다.
김은혜님 제공
-다시 태어나도 농구선수를 하실 건가요? 포지션도 슈터를 선택하실 건가요?
"다시 태어나도 농구선수를 할 것 같기는 한데요. 음, 슈터 말고 가드를 한번 해보고 싶어요. 팀 공격을 조율하고 어시스트로 동료들을 살려주는 슛은 실컷 쏴 봤으니 돌파를 잘하는 선수가 되어보고 싶기도 하구요.(웃음)"
-현역 시절 올스타 팬 투표 1위도 했을 만큼 팬들에게 인기가 좋습니다. 여자농구의 우지원, 이상민이라는 얘기도 들었던 것 같은데요.
"그랬나요? 좀 과장된 것 같아요. 인기가 없지는 않았던 것 같지만 저는 주로 여성 팬들이 많았어요. 그리고 제가 수줍음이 많은 편이라 쉽게 친해지지 못해서 금세 떠나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아요. 지금도 여전히 연락하며 지내는 팬들 역시 대부분 여성 분들이세요. 참 감사하죠."
-입단부터 은퇴까지 프로 생활을 우리은행 한 팀에서 마무리 지은 원팀 프랜차이즈 스타인데, 그 비결이 궁금합니다.
"스물네 살이었나? 첫 FA 때는 이적을 정말 많이 고민했었어요. 외국인 선수가 있던 시절이었거든요. WNBA 레전드 타미카 캐칭스와 20대 초반에 함께 뛰었는데 그 때는 제가 게임을 많이 나가던 시절이 아니었어요. FA가 되던 해에 다시 그 선수가 저희 팀과 계약했다는 얘길 듣는 순간, 함께 뛰어보고 싶더라구요. 그래서 더 좋았던 FA 조건들을 모두 거절하고 우리은행에 남게 되었죠. 뭐, 그 이후에는 FA가 돌아와도 이적 생각 자체를 안 했어요. 그냥 이제는 우리은행에 남아야겠다는 생각 밖에 안 들더라고요. 뭔가 큰 이유가 있다기보다는 그냥 우리은행이 좋았던 것 같아요."
-선수 은퇴 후에도 바쁘게 활동하셨어요. 제2의 인생을 위해 어떤 걸 준비했나요?
"20대 후반부터 부상을 심하게 당하면서 은퇴 결심을 좀 이르게 했어요. 미래에 대한 부분도 어느 정도 생각을 했는데도 막상 은퇴를 하니 상당히 막막하더라구요. 우연찮게 친구에게 은퇴 선수들을 지원해주는 프로그램의 존재를 알게 되었고 여성 스포츠 리더양성과정과 해외에서 어학 연수를 할 수 있는 기회까지 받게 됐죠.
미국 대학에서 해외 연수와 스포츠 전반적인 내용들을 경험하고 다룰 수 있는 교육을 받고 돌아왔어요. 운동만 해온지라 다른 경험이 부족한 편이었는데 공부는 물론 WKBL에서 뛰던 외국인 선수들과도 만나게 돼서 여러모로 알찬 시간을 보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현역 시절에도 종종 방송에 출연하셨어요. 촬영 중 에피소드 혹시 기억나시는 게 있을까요?
"현역 시절에는 사실 많은 예능에 나가진 않았어요. 소속팀으로 광고나 방송출연 제의가 들어오기도 했는데 워낙 끼가 없는 편이라 많이 거절했어요. 2006년이었나. 추석 특집으로 여자 스포츠 선수들과 남자 연예인 분들이 나오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출연한 적이 있었는데요. 파트너를 정해서 함께 미션을 수행하는 신에서 방송인 홍록기씨와 커플을 했었어요. 정말 오글거리는 커플 연기를 시키시는데 못하겠더라구요. 거의 울뻔했습니다(웃음)."
-<노는 언니>에서 박세리, 남현희, 한유미, 곽민정, 정유인 등 다양한 종목의 스포츠 스타들과 만나셨잖아요. 함께 지내본 멤버들은 어떤가요?
"세리언니, 현희언니, 유미, 민정이, 유인이 다 방송에서 나오는 모습이 실제와 비슷해요. 세리 언니는 세심하게 잘 챙겨주시고 듬직해요. 현희 언니는 묵묵하게 소리 없이 강한 스타일이라고 해야 할까요?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뭐든 열심히 하는 느낌이 들었어요. 유미는 알아온 시간이 15년 정도 됐는데, 사실 이 정도로 예능감이 있는 줄은 몰랐어요. 매사에 꾸밈없이 솔직하게 얘기하는 편이고 약간의 허당기도 있는데 그런 부분들을 요즘 시청자분들이 좋게 봐주시는 것 같아요.
민정이는 정말 분위기 메이커! 리액션도 상당히 커서, 처음 촬영에 갔을 때 쑥스럽고 어색해하는 저를 감싸준 느낌이었어요. 편하게 해줘서 정말 고마웠다고 말하고 싶어요. 유인이는 못하는 게 없어요. 이것저것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과감하게 도전하는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정말 부러운 성격 중 하나예요."
-앞으로 다른 방송에도 출연하실 계획인가요?
"<노는 언니>에는 종종 게스트로 나가고 있구요. 다른 방송에서도 출연 섭외가 들어오긴 했는데 제가 유머러스한 편도 아니고, 여전히 남 앞에 서는 것을 두려워할 때가 많아서 적극적으로 출연을 하거나 그러지는 않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