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1990년대 한국 영화에는 유난히 시리즈물이 많았다. <애마부인>이나 <산딸기> 같은 성인물, <우뢰매>같은 아동물은 말할 것도 없고 멜로영화 <비 오는 날의 수채화>나 만화 원작의 <공포의 외인구단>도 어김없이 속편이 제작됐다. 심지어 영화 막판에 주인공이 세상을 떠나는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같은 영화도 속편이 만들어졌다(물론 <그래, 가끔 하늘을 보자>는 전편과 세계관이 전혀 다르다).
하지만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한국 영화의 속편 제작은 상당히 위축됐다. '전편보다 나은 속편은 드물다'는 영화계의 격언이 대중들에게도 널리 알려지면서 전편의 영광에 기대 든 속편 영화들이 대거 쓴 맛을 보게 된 것이다.
그 와중에도 <여고괴담> 시리즈와 함께 무려 5편이나 제작된 장수 시리즈 영화가 있다. 바로 5편 합쳐 1760만 관객을 모은 '가문 시리즈'다. 이 시리즈가 완성도와는 별개로 대중들의 큰 사랑을 받는 시리즈 영화로 군림할 수 있었던 비결은 역시 코미디와 가족드라마, 멜로의 정서가 적절히 섞인 1편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