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 탄생 100주년 기념 '생애사진전'을 마치고

등록 2024.02.13 10:26수정 2024.02.13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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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청사진전 개막식 마치고 김관영 전북지사와 기념촬영 ⓒ 김대중대통령 군산기념사업회

 
필자는 2004년 8월부터 '후광김대중마을(다음카페)'을 운영해 오고 있다. 카페 개설이후 '김대중(DJ) 정신'을 계승·구현하기 위해 관련 단체에서 제공받은 사진과 직접 촬영한 사진을 모아 '생애사진전'을 두 차례(2015년, 2018년) 개최하였다. 2023년 2월 뜻을 함께하는 분들과 '김대중대통령군산기념사업회'를 구성했고, 그해 6월 세 번째 '생애사진전'을 열었다.

대한민국 제15대 대통령 김대중(1924~2009). 올해는 그의 탄생 100주년 되는 해이다. 이에 다큐영화(<길위에 김대중>) 상영을 비롯해 도서출간, 기념사진전, 토론회, 음악회 등이 전국 각지에서 다채롭게 펼쳐지고 있다. 필자는 교복 차림의 10대 소년에서 생을 마감하는 그날까지 DJ 발자취가 오롯이 느껴지는 네 번째 '생애사진전'을 전북도청 전시실에서 개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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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 돌아보는 방문객들 ⓒ 조종안

 
도청 사진전 전시기간(1월 5일~19일)은 2주였으나 주말(토·일)은 휴관, 실제는 10일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방문객은 1천 명 이상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전주 시내는 물론 전남 광주, 여수 충남 부여, 홍성, 전북 고창, 김제, 남원 등 타 지역 관람객도 많았다. 방문객은 유모차 끌고 온 30~40대 주부들과 어렸을 때 할아버지 따라 유세장에 갔다가 'DJ 광팬'이 됐다는 아저씨 등 다양했으며 감동적인 경험담 들려주는 중장년층도 여럿 만났다.


'생애사진전(제목: <아름다운 발자국 인간 김대중>)' 특징은 DJ 어록이 담긴 서예작품 네 점(김부식 작)과 마지막 연설 모습이 담긴 초상화 한 점(이동근 작)이 전시됐다는 것. DJ 아내이자 정치적 동지였던 이희호 여사의 유년 시절과 대학 시절, 경교장(김구선생 거주지) 방문사진, 미국유학시절, 여성운동가 시절 모습이 담긴 흑백사진 20여 점을 전시, 새로움을 더했다.

도청 사진전은 전주에서 처음 열린 'DJ 생애사진전'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시민의 관심과 반응이 뜨거웠다. 이후 보름 정도 휴식을 취한 뒤 다섯 번째 전시회를 가졌다. 전주 시내에 자리한 명주골작은도서관에서 나흘(2월 5일~8일) 동안 개최했던 것. 이곳 사진전 역시 이희호 여사의 삶이 묻어나는 흑백사진 중심으로 액자를 배치, 방문객들의 호평을 받았다.

개막식의 백미, 대금 독주와 퍼포먼스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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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호 여사 사진을 배경으로 퍼포먼스 펼치는 최재희 대표 ⓒ 조종안

 
도청사진전 개막식 때 한용호 국악놀이터 '쉼' 대표의 대금 독주와 최재희 스튜디오몸(STUDIO MOMM) 대표가 보여준 파워풀한 퍼포먼스는 참석자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대금 독주는 김대중 정신을 기리고 계승하는 의미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선곡했다. 퍼포먼스는 지원석 작곡의 <천향·天香>, 영원한 시간, 발자국, 헌신 등을 테마로 평화를 위한 몸부림의 메시지 전달과 DJ의 발자국 자국마다 국민의 안위와 평화의 향기로 피어나기를 기원했다.

이희호 여사의 흑백사진이 내걸린 벽을 배경으로 퍼포먼스를 펼친 최 대표는 "<천향>은 하늘로 떠나보낸 임을 그리는 마음을 담아 만들었다고 한다. 그 애절하고 애틋한 마음을 참석자들 가슴에 담아 하늘에 계신 두 분(김대중 이희호)에게 전달하는 심정으로 작품에 임했다"며 그날을 회상했다. 아래는 최 대표의 후일담이다.


"개막식 열리기 40분 전쯤 도착해서 전시장을 돌아봤는데, 사진 한 장 한 장이 감동적으로 다가왔다. 특히 이희호 여사 결혼 전 삶을 압축해 놓은 것처럼 느껴지는 흑백사진 20여 장 앞에서 발걸음을 떼지 못했다. 유아기 시절과 학창 시절, 미국 유학시절, 여성운동가 시절 모습 등을 찬찬히 들여다보면서 이 사진들을 배경으로 퍼포먼스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한용호 대표의 굵고 긴 호흡의 대금 연주는 온몸을 감싸안았다. 이어 누군가의 절규로 바뀌면서 내 마음을 흡수시키고, 매료시켜 진정성 있는 '몸 언어'를 표현할 수 있는 자극을 주기에 충분했다. 순간의 찰나일지라도, 함축적인 소리와 몸짓들이 함께 했던 분들과 김대중 대통령, 이희호 여사 두 분에게 깊은 울림으로 다가가고 또 기억되기를 바란다."


공연을 지켜본 한 참석자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안무가(최재희)의 몸짓이 다채롭고 아름다웠으며, 위엄과 품위가 느껴졌다. 특히 표정과 동작 하나하나가 애절한 데다 배경음악이 슬퍼 눈물이 나오려고 했다. 오늘의 공연(대금 독주와 퍼포먼스)은 파란곡절의 길을 걸어온 김대중 대통령과 이희호 여사 생애를 소리와 몸짓으로 함축해 놓은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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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호 여사 사진을 배경으로 퍼포먼스 펼치는 최재희 대표(2) ⓒ 조종안

 
'춤은 표현하고 싶고, 이야기하고 싶은 또 다른 언어'라고 말해온 최재희 대표. 그는 "그날의 퍼포먼스는 작품 안무와 아름다운 몸짓을 표현하기 위해 연습을 거듭한 뒤 무대에서 행해졌던 춤하고는 차원이 다른 '몸의 언어'였다. 작은 몸짓 하나에도 두 분(김대중, 이희호)을 향한 그리움을 담아내기 위해 노력했다"면서 한마디 덧붙였다.

"60~80년대 우리나라는 정치 환경이 너무도 열악했다. 동토나 다름없는 척박한 이 땅에 민주주의와 평화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헌신하신 대통령님의 힘겨운 발자국, 하지만 그 자국 자국들은 DJ를 믿고 지지해 준 국민이 있었기에 당당히 내디딜 수 있었고, 이희호 여사의 헌신적인 동행이 있었기에 좌고우면 하지 않고 정진할 수 있지 않았었을까 싶다.

도청 공연은 아쉬운 점이 많았다. 그럼에도 지인들은 '참 좋은 공연이었다. 몸짓에서 미래 희망과 도약의 기운이 느껴졌다. 이희호 여사를 보는 시각 범위도 더 넓어진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에 보답 차원에서라도 퍼포먼스는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을 것 같다. 이희호 여사의 삶을 재조명하는 공연이 계속될 수 있도록 새 작품을 연구하고 개발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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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호 여사 사진을 배경으로 퍼포먼스 펼치는 최재희 대표(3) ⓒ 조종안

 
덧붙이는 글 덧붙임: 다양한 몸짓과 표정, 호흡 등으로 애절함을 녹여낸 최재희 대표는 국제무용협회(CID-UNESCO) 한국본부 군산지부장을 겸하고 있다.
#김대중대통령 #생애사진전 #이희호 #퍼포먼스 #D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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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8월부터 '후광김대중 마을'(다움카페)을 운영해오고 있습니다. 정치와 언론, 예술에 관심이 많으며 올리는 글이 따뜻한 사회가 조성되는 데 미력이나마 힘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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