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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이슈메이커' 오타니, 다저스의 우승 청부사 될까?

[메이저리그] 서울개막전 출장하는 오타니, 타자로는 변함없는 활약 기대

24.03.20 16:29최종업데이트24.03.20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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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개막전에서 다저스 데뷔전을 치르게 된 오타니(출처: LA다저스 SNS) ⓒ LA다저스

 
지난 겨울 메이저리그 스토브리그에서 가장 많은 화제를 불러 모은 것은 누가 뭐라해도 역대 최고 투타 겸업 선수인 오타니 쇼헤이의 초대형 계약이었다.

2023시즌 오타니는 타자로서 타/출/장 0.304 0.412 0.654 44홈런 95타점 20도루 wRC+(조정 득점 창조력) 180(리그 1위)을, 투수로서 10승 5패 평균자책점 3.14 132이닝 167탈삼진 WHIP(이닝당 주자 허용) 1.06  투타 bWAR 합계 10.0(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을 기록했다. 메이저리그 역사에 길이 남을 대기록을 세웠던 오타니는 당초 유력한 행선지였던 LA 다저스와 북미 4대 스포츠 역사상 최대 규모인 10년 7억 달러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오타니는 연봉의 97%가량을 10년 계약 종료 이후 분할 지급 형식(디퍼 계약)으로 받는 조건에 합의하면서 전 세계 야구팬들을 다시 한 번 경악하게 했고 이와 관련 야구계 관계자들이나 일부 팬들 사이에서는 설전이 오가는 등 다소 논란이 되기도 했다.
 
디퍼 계약 조항으로 인해 다소 논란은 있지만 LA 다저스는 슈퍼스타인 베츠와 프리먼을 영입한 데 이어 오타니까지 확보하며 역사상 최고의 트리오를 구성했다. 거기에 지급 유예 조항을 통해서 당장의 연봉 총액(MLB 전체 9위)을 예상보다 낮춘 만큼 단숨에 가장 유력한 차기 시즌 월드시리즈 우승 후보로 급부상했다.
 
최상급 패스트볼을 구사하는 투수 오타니
 
지난 3년간 오타니가 역사상 가장 뛰어난 투타겸업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었던 가장 큰 비결은 투수로서는 가장 빠른 수준의 패스트볼(포심, 싱커) 구속을 기록하면서도(96마일/155km 선발투수 가운데 7위) 타자로서는 패스트볼 계열 구종들을(포심, 싱커, 커터) 상대로 1.057이라는 리그에서 3번째로 높은 OPS를 기록하는 등 투타 양면에서 패스트볼을 지배했기 때문이다.
 
지난 3년 동안 투수로서의 오타니는 정가운데로 몰리는 실투의 비율이 리그에서 가장 높은 수준(9%)에 이를 정도로 커맨드의 정교함에서 약점을 보였다. 지난 2023시즌 들어서는 제구력이 흔들리며 볼넷 허용까지 늘어났다(지난 시즌 볼넷 비율 10% 리그 하위권).

그럼에도 오타니는 리그 최상급 구속의 포심 패스트볼과 리그 평균보다 5cm 이상 뛰어난 횡무브먼트를 자랑하는 주무기인 스위퍼의 뛰어난 구위를 바탕으로 타자들을 압도했다. 이에 힘입어 매 시즌 리그 최고 수준의 탈삼진 능력을 과시했고 투수로서도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 (지난 3년간 9이닝당 탈삼진 11.4개/선발투수 기준 리그 최상위권)
 
특히 지난 시즌에는 스플리터의 위력이 저하되고 또 다른 보조 구종인 커터까지 난타를 당했다. 그 뿐 아니라 주무기인 스위퍼까지 피홈런이 늘어나면서 9이닝당 피홈런이 커리어에서 가장 높은 1.23개까지 상승하는 등 난조를 겪는 시기도 있었다.
 
하지만 포심 패스트볼은 지난 시즌 2스트라이크 이후 상황에서 결정구로 구사될 경우 커리어에서 가장 많은 50개의 탈삼진을 기록했다. 게다가 단 한 개의 피장타도 허용하지 않는 등 뛰어난 위력을 발휘했기에 여전히 준수한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 투수 오타니의 활약이 포심 패스트볼의 위력에 기반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기록이다.
 
리그에서 패스트볼을 가장 잘 공략하는 타자 오타니

한편, 타자 오타니는 패스트볼 계열 구종들을 상대로 강한 모습을 보여왔다. 특히 지난 시즌에는 해당 구종 상대로 리그에서 가장 높은 OPS 1.245를 기록하면서 리그 최고의 타자로 거듭날 수 있었다.
 
오타니가 이렇게 리그 최고의 패스트볼 킬러가 될 수 있었던 비결은 스트라이크 존 외곽 코스로 들어오는 패스트볼 계열 구종에 대한 대응 능력이 크게 향상되었기 때문이다.
 
지난 2021시즌 후 커리어 첫 MVP를 수상하며 리그 대표 스타로 거듭난 오타니는 그 이후 공략하기 까다로운 외곽 코스의 패스트볼 계열 구종을 상대로는 OPS 0.789를 기록하는 등 다소 고전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23시즌 오타니의 스트라이크 존 외곽 패스트볼 계열 구종 상대 발사각도&발사속도 분포도 ⓒ 베이스볼서번트

 
하지만 지난 2023시즌 들어서는 까다로운 코스로 들어오는 패스트볼 계열 구종들을 타격했을 때의 강한 타구 비율(발사속도 95마일 이상의 타구 비율)과 이상적인 발사 각도의 타구 비율(발사각도 8도~32도 구간의 타구 비율)이 모두 상승했다. (각각 21-22시즌 48%, 36%→23시즌 55%, 42%) 전반적으로 질이 좋은 타구를 만들어내는 능력이 향상되었다.
 
그 결과 스트라이크 존 외곽으로 들어오는 패스트볼 계열 구종들을 상대로도 무려 1.135의 OPS를 기록하면서 자신이 스트라이크 존 근처로 들어오는 모든 패스트볼 계열 구종에 대응 가능한 타자임을 증명했고 두 번째 MVP를 차지했다.
 
'역대급 계약' 오타니, 향후 투타 활약 전망은?
 
현시점에서 오타니의 가치를 저하시키는 가장 큰 약점은 투수에게 치명적인 토미존 수술을 두 번째로 받았기에 복귀 이후에 이전과 같은 강력한 구위를 유지할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지난 3년간 오타니는 강력한 포심 패스트볼과 스위퍼 이외에도 커터, 스플리터, 싱커, 그리고 포심 패스트볼보다 30km 이상 느린 커브와 같은 다양한 구종을 조합해 상대 타자들을 혼란시킬 수 있는 선발 투수였다.
 
그러나 이들 구종들은 커맨드가 안정적이지 못하고 스플리터를 제외하면 타자들을 압도할 수 있을 만큼의 위력적인 무브먼트를 자랑하는 구종도 아니다. 투수로 복귀했을 때 포심 패스트볼과 스위퍼가 이전과 같은 위력을 발휘하지 못한다면 투수 오타니의 가치는 폭락할 위험도 있다.
 
향후 투수 오타니의 전망은 다소 불확실하지만 타자 오타니의 전망은 밝은 편이다.
LA 에인절스 소속이던 지난 3년간 트라웃이 건강했을 때를 제외하면 팀 동료들의 지원을 거의 받지 못했기에 상대 투수들이 오타니와의 정면 승부를 피하는 비율(오타니 상대 스트라이크 존 투구 비율 45%-리그 평균 48%)이 높았지만 중심 타선이 강력한 다저스에서는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오타니의 헛스윙 비율은 여전히 높은 편이지만(지난 시즌 32%) 2스트라이크 이후 상황에서 더 뛰어난 집중력을 발휘하고 있는 덕분에 삼진 비율(2021시즌 29%-지난 두 시즌 24%)은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 거기에 변화구 계열의 구종을 상대로도 좋은 타격(지난 시즌 OPS .881 리그 최상위권)을 펼치고 있기에 오타니의 타격 성적이 급격히 하락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서울 개막전을 앞두고 결혼 소식을 알린 오타니-다나카 부부 ⓒ 오타니SNS

 
지난 겨울, 투타 최대어인 오타니와 야마모토를 영입하며 강력한 전력을 구축한 LA 다저스는 단축 없이 진행되는 시즌 기준으로 1988년 이후 처음으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릴 수 있을까? 월드시리즈 우승 꿈을 이루기 위해 팀을 옮긴 오타니가 20일 시작되는 서울 개막전에서 명성에 걸맞은 활약을 펼치며 다저스의 시즌 첫 승을 이끌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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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MLB.com, 베이스볼서번트, 팬그래프, 케이비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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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종석 /감수: 김정학 기자) 스포츠 객원기자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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