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흘러내린 오염수... 대구 동성로에 울려퍼진 "윤 정부 규탄!"

[현장] '일본 방사성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대구시민공동행동', 정부 규탄대회 열어

등록 2023.12.20 15:27수정 2023.12.21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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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일본 오염수 해양투기 반대의 목소리가 대구 동성로에 울려퍼졌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20일은 일본이 후쿠시마 핵 오염수 해양투기를 시작한 지 100일이 되는 날이다. 이날 대구의 가장 번화가인 동성로 초입에 20여 명의 대구시민들이 모였다.

'일본 방사성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대구시민공동행동'(아래 대구시민공동행동) 소속 활동가와 대구시민들이 한 자리에 모인 건 전세계적인 비난 여론에도 불구하고 후쿠시마산 핵 오염수를 계속 방류하고 있는 일본 정부를 규탄하고, 그런 안하무인 일본 정부에 입도 뻥긋 못하고 오히려 일본 정부를 대변하고 있는 윤석열 정부에 항의하기 위해서였다. 

오염수 방류 100일, 대구시민 뿔났다

대구시민공동행동은 11월 10일부터 대구 동성로에서 일본 방사성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일인시위 또는 다인시위를 매일 열어왔다. 이날 모임은 연말을 맞아 올 한 해 시위 활동을 정리하고 내년 싸움을 준비하기 위한 자리이기도 했다.

그동안 대구지역에서도 일본의 핵 오염수 방류 사태를 맞아 지난 8월부터 여러 차례 집회를 조직했다. 특히 이 심각한 문제에 대해서 오히려 일본 정부를 대변하고 있는 듯한 윤석열 정부를 규탄하며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48시간 철야 집회도 벌였다. 또 오염수 방류 반대 기치를 내걸고 대구시내 동서남북으로 행진단 꾸려 행진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이런 국내외적인 반대 여론에 아랑곳않고 지난 8월 24일부터 보란 듯이 오염수 방류를 이어오고 있다. 현재 3차 방류가 끝이 났고 내년 2월 말에 4차 방류를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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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환경운동연합 이승렬 상임의장이 오염수 방류 문제의 국제적 연대를 호소하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이 자리에서는 다양한 발언이 이어졌다. 우선 대구환경운동연합 이승렬 상임의장은 일본의 무책임한 해양투기에 맞서 국제적 연대를 호소하며 다음과 같이 발언했다.

"바다의 오염과 생태적 재앙은 명백히 글로벌한 문제이다. 향후 우리는 지역에서 행동에 그치지 말고, think locally, act globally 이 구호를 좀더 실천적으로 구현해야 나가야 할 것이다. 단순히 일본을 배격할 것이 아니라 일본 시민과 연대, 남태평야 도서국시민들과 연대로 나아가 궁극적으로 일본국 정부를 국제해양재판소에 세워야 할 것이다."


이어 그동안 국내외로 탈핵운동을 열심히 벌여왔던 정당인 녹색당 대구시당의 장우석 운영위원(전 운영위원장)의 발언도 이어졌다. 장 운영위원은 한국 정부의 노력을 강력히 요구했다.

"우리는 윤석열 정부에 이 문제에 대해 더 강력한 외교적 노력을 펼칠 것을 요구해야 한다. 우리가 인근 국가인 만큼 IAEA와 함께 오염수 샘플링과 검출 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요구해야 한다. 한국 정부는 일본산 해산물의 수입금지를 비롯해 해역 전반에 걸친 방사능 오염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

지금 어디에서도 한국 해역의 방사능 수치에 대해 공개하지 않고 있다. 국가 노릇을 하나도 하지 않는 윤석열 정부를 강력히 규탄하고, 국가 노릇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이 정부를 지속적으로 압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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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당 대구시당 장우석 운영위원이 일본정부 대변하고 있는 윤석열 정부를 규탄하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이어 지난 8월부터 정당 차원에서 오염수 방류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해온 정의당도 발언에 나섰다. 정의당 대구시당 한민정 위원장은 윤석열 정부를 향해 "이미 핵오염수 해양투기 중단을 일본 정부에 강력히 요구했어도 모자랄 판에, 이상 징후가 보이는데도 방류 중단과 대책 마련을 요구하지 않고 강 너머 불구경하듯 무책임한 모습을 계속 보이고 있"다면서, 다음과 같이 요구했다.

"첫째, 윤석열 정부는 일본 방사성 오염수 투기 중단을 강력히 요구하라! 다른 방법이 있음에도 비용절감을 위해 바다 생태계와 인류의 생명을 위협하는 일을 당장 멈추게 해야 한다. 둘째, 해양 투기된 오염수 방사능 수치 검사에 반드시 제삼자 검증방식으로 객관성을 보장하라고 요구하라! 셋째, 우리 어민들 피해에 대해 구상권을 청구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라!"

대구 동성로에 울려퍼진 일본와 윤석열 정부 규탄 목소리

마지막으로 대구시민단체를 대표해서 발언에 나선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장지혁 운영위원장 또한 윤석열 정부의 무책임함을 지적했다. 

그는 "일본 정부를 대변한다는 데 일본을 대변하는 것이 아니다. 윤석열은 한미일 삼각동맹의 재편이라는 목적에 맞추어 일본 문제에 침묵하고 방관하고 있는 것이다"라며 "그러나 이렇게 계속해서 무책임으로 일관한다면 엄청난 국민적 저항에 직면할 것임을 엄중히 경고한다"라고 말했다. 

2023년 오염수 저지 행동을 마무리한 이들은 내년 2월 말 4차 방류를 앞두고 다시 모인다. 2월 초 모여서 일인시위를 다시 이어가고 방류 직전 대규모 집회도 조직한다. 그래서 오염수 방류 문제에 대한민국 국민이 크게 뿔나 있다는 사실을 널리 알릴 것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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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민공동행동 활동가들이 오염수 해양투기 반대 퍼포먼스를 벌이며 일본정부를 규탄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이들은 마지막으로 핵 드럼통에서 오염수가 흘러내리는 퍼포먼스를 연출하면서 다음과 같이 함께 힘차게 외쳤다.

"바다는 생명이다. 일류 공동의 우물 바다를 방사능으로 오염시키는 일본 정부를 강력 규탄한다!"
"우리 바다 다 죽는다. 일본은 방사성 오염수 해양투기 즉각 중단하라!"
"오염수 방류 사태에 일본 정부 대변하는 윤석열 정부 규탄한다!"


한편, 대구시민공동행동은 핵없는세상을위한대구시민행동, 대구환경운동연합, 생명평화아시아, 녹색당 대구시당, 정의당 대구시당, 대구경북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진보당 대구시당, 전교조 대구지부,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 대경더민주포럼, 대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대구참여연대, 안심마을사람들 등 13개 조직이 함께하고 있다.

이들은 더 많은 대구시민사회단체의 참여를 기다린다. 이것은 인류 공동의 우물 바다를 지키는 일이기 때문이다. 더 큰 국제적 연대 또한 필요해 보인다.
덧붙이는 글 기자는 대구환경운동연합 활동가입니다.
#핵오염수 #해양투기 #일본정부 #윤석열정부 #후쿠시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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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깎이지 않아야 하고, 강은 흘러야 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의 공존의 모색합니다. 생태주의 인문교양 잡지 녹색평론을 거쳐 '앞산꼭지'와 '낙동강을 생각하는 대구 사람들'을 거쳐 현재는 대구환경운동연합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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