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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범도 훈장 회의록 비공개라던 보훈부, 이의신청하자 "자료 없다"

보훈부 "1977년부터 포상업무해 회의록 없어"... 전문가 "허위답변, 정보공개법 위반 소지"

등록 2023.09.22 14:01수정 2023.09.22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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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2년 홍범도 장군 서훈 회의록 정보공개 이의신청'에 9월 18일 국가보훈부가 통보한 '이의신청(기각) 결정통지서'. 국가보훈부는 9월 초 '정보 비공개' 답변과 달리 이번엔 '자료 부존재'를 알렸다. ⓒ 김지현

 
국가보훈부가 홍범도 서훈 관련 정보공개청구 요청에 대해 "자료 비공개" 답변을 '자료 부존재'로 뒤집어 허위 답변 논란과 함께 정보공개법을 위반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오마이뉴스>는 지난 8월 홍범도 장군의 두 차례 서훈(1962년 대통령장, 2021년 대한민국장) 관련 회의록을 정보공개청구했다. 이에 대해 보훈부는 지난 8일 해당 정보를 "의사결정 과정 또는 내부검토 과정에 있는 사항 등으로서 공개될 경우 업무의 공정한 수행이나 연구·개발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한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정보"로 판단해 비공개 결정했다. 통상 '비공개'란 용어는 정보는 존재하나 다른 이유로 공개하지 않을 때 쓰인다.

정보 비공개에 대해 <오마이뉴스>는 그날 다시 "1962년 3월 1일에 수여된 '건국공로훈장' 관련 1차 심의위원회(문교부), 2차심의위원회(내각사무처 상훈심의위원회) 회의록 중 홍범도 장군(대통령장, 건국훈장 2등급)과 관련한 내용 일체"를 공개해달라며 이의신청을 제기했다. 

그러자 보훈부는 18일 "자료 부존재"라며 1차 때와는 다른 답변을 내놨다. 아울러 "1962년도 (서훈 업무는) 문교부 소관"이기 때문에 해당 자료를 갖고 있지 않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자료 부존재' 경우, 소관 기관으로 이송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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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2년 2월 24일 경향신문(조간) 1면에 실린 <해방 후 최대의 성사 독립유공자 208명 포상> 기사. 보도에 따르면 문교부와 사무처에서 심의했는데 '북한에 있는 자' 등을 제외했다고 한다. 홍범도 장군은 이 때 대통령장(건국공로훈장 2등급)을 받았다. ⓒ 네이버뉴스라이브러리 갈무리

 
그렇다면 보훈부는 왜 1962년 홍범도 장군 서훈 기록에 대해 1차 때는 비공개, 이의 신청에는 "자료 부존재"라는 답변을 내놓았을까. 

국가보훈부 측은 21일 "1962년, 2021년 홍범도 장군 관련 회의록 정보공개 요청에 공적심사 회의록은 비공개 대상이므로 종합적 답변으로 비공개로 회신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자료 부존재'할 경우 정보공개법(11조 4항)에 따라 소관 기관으로 이송해야 한다. 이에 대해 보훈부는 "1962년 홍범도 장군 서훈은 문교부(국사편찬위원회) 주관으로 실시됐고, 이후 1963년 내각사무처, 1968년 총무처를 거쳐 1977년부터 국가보훈부로 이관됐다"며 "1977년은 정보공개법 제정 이전으로 이관 관련 안내규정은 확인할 수 없다"라고 답했다.


1962년 홍범도 장군 대통령장 서훈 관련 회의록은 사료적 의미가 크다. 서훈 이후 60여 년간 대중에 공개된 적이 없거니와 정부여당에서 홍범도 장군에 대한 색깔론을 제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1962년 당시 정부(윤보선 대통령-박정희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 체제)가 구체적으로 어떤 논의를 거쳐 홍범도 장군에 대통령장을 서훈했는지는 역사적 사실관계 확인 측면에서도 중요하다.

보훈부의 정보공개청구 처리에 대해 정보공개 전문가인 전진한 알권리연구소장은 "국가보훈부가 1962년 회의록 정보공개 청구에 대해서는 허위답변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종합적 답변으로 비공개로 회신'했다는 것 자체가 자료 부존재를 감추는 효과가 있으므로 불법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정보공개법을 근거로 청구를 했으니 (자료 부존재시) 소관 부처로 이관해야 하는데, 이는 보훈부가 정보공개법을 잘 몰랐다는 이야기"라며 "보훈부의 이런 답변은 국민의 알 권리를 저해하는 심각한 사안"이라고 비판했다.

[관련 기사]
보훈부, 홍범도 건국훈장 회의록 비공개 결정 https://omn.kr/25ka5
#홍범도 #국가보훈부 #건국훈장 #대통령장 #회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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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기획편집부 기자입니다. 조용한 걸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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