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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른 아파트 붕괴 사고... 김헌동 SH사장이 밝힌 확실한 해법

오마이TV '김종철의 찐경제' 출연... "설계도면 공개하고, 시공 과정 동영상 촬영"

등록 2023.07.20 11:48수정 2023.07.20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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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헌동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 ⓒ 오마이TV

 
"최근 여러 붕괴 사고, 부실 공사, 설계·시공 부실 등이 나타났는데, 설계도면을 공개하지 않아 원인을 찾지 못합니다. 그래서 투명 경영이 매우 중요합니다."

최근 대형 건설사들의 부실 공사로 국민 불안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김헌동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은 19일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SH와 함께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기업들이 먼저 공사 설계도면 뿐 아니라 세부적인 공사 진행 상황을 시민에게 전면 공개하자"고 제안했다. SH는 김 사장이 취임한 2021년 11월 이후 현재까지 설계도면은 물론, 아파트 분양원가, SH 자산내역 등을 공개하고 있다. 

김 사장은 이날 오후 <오마이TV>의 '김종철의 찐경제' 에 출연해 이같이 말하고, 대형 건설사의 부실시공에 대해 날선 비판을 이어갔다. 

과거 20여년간 시민사회운동에 매진하다 공기업 사장 자리에 오른 그는 "시민운동을 하면서 공기업의 열린 경영을 주장해왔다"며 "공기업은 공익을 위해 만들어진 곳이다. 분양원가 등 정보는 영업비밀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설계도면과 도선을 공개하면 사고 발생 때 일반 시민들도 부실 원인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시공 과정을 동영상 형태로도 촬영하면서 부실 시공을 예방하고 있다고도 했다. 김 사장은 "SH는 철근 가공 현장에서 시공자와 감리자 모두 공사 단계마다 사진과 동영상을 촬영하고 있다"며 "철근이 제대로 시공됐는지, 감리는 제대로 됐는지 모두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김 사장은 최근 부동산 시장과 관련해 일부에서 '집값 상승'을 주장하지만, "근거가 부족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한국부동산원이 매주 집값 관련 통계를 발표하는데, 부동산원은 여전히 이에 대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며 "제가 1년간 조사하고 모니터링한 바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그동안 (오히려) 약 30% 떨어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마치 집값이 많이 오른 것처럼 시민들을 오인하게 하는 것은, 시민들을 자극해 '대출 많이 해줄 테니, 집 좀 사라'라는 신호 아닌가 생각한다"고 우려를 표했다. 


"건설 부실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 풍토... 특단의 조치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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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와 관련해 시공사인 GS 건설이 5일 사고가 난 아파트 단지 전체에 대한 전면 재시공 계획을 밝혔다. 재시공 계획 단지는 총 17개동, 1천666가구에 달한다. ⓒ 연합뉴스

 
<오마이TV>의 '대형건설사 아파트는 왜 무너지는가… 김헌동 SH공사 사장, '진짜' 아파트 말하다' 편은 기사 하단 영상과 링크를 통해 시청할 수 있다. 다음은 이날 방송 내용을 주요 문답으로 정리한 것이다. 

- 장마로 인한 비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SH에서 공사를 진행 중인 사업장은 안전한가.

"SH는 200곳의 10만채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다. 서울시가 가진 7만채까지 SH가  관리하는데, 빈틈없이 점검·관리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별다른 문제는 없다. 장마가 끝날 때까지 촘촘하게 챙길 예정이다. 특히 지난해 반지하 주택에 여러 문제가 있지 않았나. SH는 반지하 주택 중 장애인, 노약자 등의 주택을 사들이고 거주자들을 안전한 곳으로 이주시키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관련 규제를 완화하면, 앞으로 반지하 주택은 상당히 빠른 속도로 소멸할 수 있을 것이다."

- 최근 입주를 시작한 강남의 대형건설사 주차장부터 내부 단지에 빗물이 빠지지 않으면서 입주민 등의 거센 항의가 이어졌다. 온라인에선 '자이아가라' '백숙자이' 등의 패러디 영상까지 나왔는데.

"아파트를 지으면서 레미콘에 물을 타는 경우가 많은데, 이 때문에 부실사고, 붕괴 사고가 발생한다. 늘상 아무렇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하는 건설사들이 안일한 생각으로 공사해 붕괴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아파트 분양받은 사람들이 얼마나 불안하겠나. 그런데도 아파트값이 떨어질까 싶어 말도 못 한다. 그걸 이용해 공기업과 건설사들이 부실을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 풍토가 생긴 것이다."

- 인천 검단지구 GS건설 아파트 지하 주차장 붕괴 사고 이후, 정밀 안전진단 결과 내용이 더 충격적이다. 어떻게 이런 건설 공사가 가능했을까. 

"설계기준과 구조지침에 따라 설계된 아파트를 설계심사위원회의 전문가들이 검증한다. 시공 전에는 철근을 어떻게 엮을 것인가, 어떻게 가공하고 조립할 것인가에 대해 철근 상세도를 그리게 돼 있다. 이후 감리를 거쳐 시공 중 원·하청 직원들이 확인한다. 5~6단계를 거쳐 시공하게 돼 있다. 광주, 인천 붕괴 영상을 보면 철근이 국수가락처럼 쑥쑥 빠진다. 원래는 철근과 철근이 엮인 것처럼 보여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것은 철근을 빼먹었다는 얘기다. 아파트 거주자들이 얼마나 불안하겠나.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 부동산원 통계 근거 없어... 집값 오히려 하락"

- 부동산 시장 상황에 대해선 어떻게 평가하나. 서울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거래가 늘면서, 과거 집값의 87%까지 올랐다는 언론보도까지 나오는데.

"그런 보도들은 근거가 없다. 주택가격을 주간 통계로 내는 나라는 우리나라뿐이다. 부동산원은 '논쟁이 생길 수 있다'며 통계의 근거를 공개하지 못한다고 하는데, 그런 통계를 왜 발표하나. 저는 그 통계를 믿지 않는다. 최근 거래량은 정상 거래량의 10%에도 못 미친다. 그런데 예를 들어, 7년 전 70억원이었던 아파트값이 10억원 올랐다면서 집값이 올랐다고 말하는 경우가 있다. 아파트값이 정말 오른 것인가?"

- 향후 부동산 시장 전망을 둘러싸고 여러 전망이 혼재하고 있다. 

"정부가 대출 규제를 풀고, 세제를 완화하면 집값이 오를까봐 불안해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렇게 해선) 집값이 오르지 않는다. 지금은 대출을 늘려도 아무도 집을 사지 않는다. SH가 아파트 원가를 매월 공개하지 않나. 25평형 아파트를 3억원대에 서울 강남권에 공급하고 있다. 그런데도 비싼 집을 사고 싶은 사람들은 대출받아 사면 된다. 그것까지 막을 수는 없다."

- 양평고속도로 건설을 두고 국민적 의혹과 관심이 커지고 있다. 정치권 공방 속에 원희룡 국토부 장관의 '건설 백지화' 발언과 이후 사업 추진과정을 둘러싼 진실 공방 등이 이어지고 있다. 

"부동산으로 얻는 불로소득을 누군가가 누릴지도 모른다는 것을 겨냥해 정치 공방하는 것인데, 바람직하지 않다. 공방만 할 뿐 몇 개월 지나면 다 잊히지 않나. 원 장관의 발언은 어떻게 보면, 불필요한 논쟁을 하는 것보다는 그렇게(백지화) 하는 게 낫지 않겠냐는 뜻으로 비춰질 수 있다. 

양평 쪽으로 토지나 부동산을 가진 분 중 (정치인이나) 고위공직자도 굉장히 많을 것이다. 임대업자로 등록한 정치인들이 왜 정치에 참여하는지…정치인들은 정말 청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분양원가 공개에 돈 안 들어... 40개 개발공사, 정책 경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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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헌동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 ⓒ 오마이TV

 
- 공기업 사장으로 취임한 지 1년 반이 지났다. 과거 시민 활동 당시 주창했던 아파트 원가공개와 후분양제 등을 그대로 실천 중이다. SH가 달라졌다는 평가도 나오는데. 

"취임 후 부실·붕괴 사고를 없애고, 아파트 수명을 늘리려면 건축비를 기존보다 더 줘야겠다고 생각했다. 지난 1년 동안 SH는 '100년 이상 사용 가능한 주택을 짓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SH형 건축비를 만들어왔다. 그다음 단계로 SH형 감리비를 도입하려고 한다. 조합이나 건설사가 아닌 SH가 직접 감리비를 지출하는 것이다. 원가가 조금 상승하더라도 원가를 모두 공개하고, 아파트를 다 지은 다음 아파트를 구입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했다."

- 그런데도 민간 아파트보다 가격이 저렴하다.

"아파트를 짓는 데 2년 반이 걸린다. 사전예약을 한 사람이라도 아파트가 다 지어진 후 마음에 들지 않으면 사지 않아도 된다. SH는 아파트 시공 영상을 유튜브로 방영할 예정이다. 후분양제, 분양원가 공개, 직접 시공제, 적정 임금제, SH형 건축비·감리비, 이런 제도를 도입하는 데에는 추가로 돈이 들어가지 않는다."

- 고덕강일에 이어 마곡지구와 서울 기타 지역 등 하반기에 공급계획이 있다고 했는데.

"이제 시작이다. 앞으로 마곡, 서초, 송파 등 곳곳에서 백년주택, 건물만 분양하는 아파트가 쏟아질 것이다. SH가 명품 건축물을 짓기 시작하면 민간도 따라올 것이다. 지난 20년 동안 5000만 국민이 집 걱정 없이 살아갈 방법을 연구했다. 제가 SH에 온 것은 1000만 서울시민의 집 걱정을 덜어줄 수 있다면, 대한민국 집 걱정은 사라질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였다. 전국 40개 개발공사가 저와 정책 경쟁을 했으면 한다."

오마이TV <김종철의 찐경제> 보기 ☞클릭
 
#김헌동 #SH #아파트 #붕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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