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이 공중에 붕... 실내 스카이다이빙 체험

[마초의 잡설 2.0] 말레이시아 즐기기

등록 2022.11.29 09:45수정 2022.11.29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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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어릴 적 소원은 낙하산 타보는 것이었다. 결국 소원대로 군대에서 낙하산을 탔다. 물론 세상에 공짜는 없듯이 험난한 공수 교육을 이수한 다음이었다. 그 느낌을 못 잊어 지금도 종종 스카이다이빙장으로 달려가곤 한다.

스카이다이빙은 일반적으로 지상 3천~5천 미터 이상 공중의 기구에서 점프해 수 십초간 자유낙하 후 지상 수백 미터 상공에서 낙하산을 펴고 활공해 안전하게 착지하는 항공스포츠다. 그런데 스카이다이빙을 한 번 하려면 비용이 솔직히 만만치가 않다. 그래서 오죽하면 '스카이다이빙 횟수가 늘수록 이혼 확률도 늘어난다'라는 농담까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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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다이빙 중 지상 8백 미터 상공에서 주 낙하산을 펴는 순간이다. ⓒ 조마초

 
그런데, 인간은 영리하다. 날씨와 비행 장비, 비용 등 문제를 해결할 대안으로 1940년 NASA(미 항공우주국)가 실내 스카이다이빙 비행 실을 발명했다. 그 후 개발을 거듭해 운전실 강사가 체험자의 체중과 기술 수준에 따라 시속 240km를 넘는 풍속의 강약을 조절할 수 있게 됐다. 세로 원통형 터널인 비행 실 속에서 발생한 인공 바람이 계속 순환해 사람이 안전하게 공중으로 뜰 수 있게 고안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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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드랩(Windlab)은 지름 3.6m와 높이 10m 비행 실이다. ⓒ 조마초

 
원드랩(Windlab)은 지름 3.6m와 높이 10m 비행 실에서 전문 강사와 함께 지상 4km 상공의 낙하 속도인 시속 240km의 바람을 경험하는 새로운 실내 스카이다이빙 체험 시설이다. 바람은 비행 실 위쪽에서 발생해 터널 반대편을 한 바퀴 돌아 비행실 바닥의 튼튼한 스테인리스강 망을 통해 스카이다이빙 동작을 안전하고 쉽게 수행할 수 있게 돕는다.


윈드랩에 도착하면 본인이 직접 모니터에 인적 사항, 약물 유무, 신체 상태 등을 기록 저장한다. 접수가 끝나면 손목에 빨간색 팔찌를 채운 후, 강의실에서 강사의 안전교육이 이어진다. 교육은 3개월간 유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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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숨죽이고 강사의 설명을 듣고 있다. ⓒ 조마초

   
복장은 옷 위에 비행복을 입기 때문에 편한 의상과 잘 맞는 운동화가 필요하다. 귀걸이, 팔찌, 목걸이, 귀금속, 날카로운 물건 등은 따로 사물함에 보관한다. 강사가 각자의 신체에 맞는 비행복과 헬멧, 방풍 안경을 골라 준다. 비행복 상부에는 강사가 쉽게 잡을 수 있는 고리가 붙어있다.

비행 실로 이동하자 낯선 공간에 살짝 긴장된다. 입구에서 옆으로 선 강사의 두 팔에 내 두 손을 들고 선 자세로 (비행기에서 점프하듯이) 앞으로 편하게 쓰러진다. 강사가 두 팔로 내 배 부분을 받쳐 들고 이동하면 세찬 바람이 얼굴과 배를 확 밀어 올린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엎드린 자세로 공중으로 뜬다. 왼손을 내리면 왼쪽으로 돌고 오른손을 내리면 오른쪽으로 돌지만 완벽하진 않다. 강사는 내 비행복을 잡거나 밑에서 받치며 내 활공 상태를 관찰한다. 스카이다이빙보다 편하게 숨 쉴 수 있다.

그러다 안정된 활공 자세를 확인한 강사가 손을 떼면 내 몸은 공중에 떠 있게 된다. 600마력짜리 강한 엔진 2대의 프로펠러가 세찬 바람을 일으켜 날 공중으로 밀어 올리기 때문이다. 세찬 소음 속에서 기계가 고장 나거나 빨려 올라가면 난 어떻게 될까 잠깐 쓸데없는 고민이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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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된 활공 자세를 확인한 강사가 손을 떼면 내 몸은 공중에 떠 있게 된다. 600마력짜리 강한 엔진 2대의 프로펠러가 세찬 바람은 강했다. ⓒ 조마초

 
잠시 후 또 다른 강사가 들어와 내 옆 팔과 다리 고리를 잡으면 갑자기 바람이 세게 솟구쳐 우리 사람을 빠르게 회전시켜 공중 10m 높이까지 상승했다 하강케 한다. 눈으론 빙글빙글 다 보이고 여유 있지만 내 입은 세찬 바람으로 어색한 웃음이다.

외부에서도 360도 투명 플라스틱 원통을 통해 구경꾼들이 복잡한 마음으로 다음 순서인 처지를 고민하며 내 비행을 숨죽여 지켜보고 있다. 곧 바람이 약해지며 강사의 안내에 따라 난 두 손으로 입구를 잡고 선 자세로 깡충 뛰어 비행 실 밖으로 나왔다. 그제야 고요함과 어색한 중력이 내 몸을 타고 흐른다. 

3살 유아도 가능하고 나이 제한은 없다. 물론 18세 이하는 보호자의 동의가 필요하다. 4,200m 상공의 실제 스카이다이빙보다 더 긴 50초 동안 중력을 잊을 수 있다. 건강하고 보통의 신체라면 누구나 가능하다. 실제 스카이다이빙보다 빠르고 안전하고 쉽게 스카이다이빙 느낌을 체험을 할 수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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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면에 강사진의 이름과 경력 등 안내판이 있다. 날 공중에 띄울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주의 깊게 보게 된다. ⓒ 조마초

 
공인된 실내 스카이다이빙 전문가에게 훈련받은 강사들이 1:1로 체험자를 돕는다. 2017년부터 현재까지 5만여 명이 날았단다. 실내 스카이다이빙은 유럽이나 미주지역에서는 이미 6천만 명 이상이 즐기는 새로운 레저 및 전문 스포츠의 영역으로 자리 잡고 있다. 2015년부터 국제항공연맹에서 주최하는 세계대회가 열리고 있다.


말레이시아 원드랩은 아시아 태평양 최초로 대형 쇼핑몰 한복판에서 즐길 수 있다.
WINDLAB, 1 Utama Indoor Skydiving, Malaysia. www.windlab.my
#조마초 #말레이시아 #MACHO CHO #마초의 잡설 #WINDLA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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