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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을지 국무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대통령 취임 초반은 '허니문' 기간으로 불릴 정도로 지지율이 높게 나오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제 막 취임 100일을 찍은 윤석열 정부를 바라보는 국민들은 그 100일간 매일매일 그와 '헤어질 결심'을 하고 있는 모양새다. 20%대로 떨어졌던 지지율은 32.2%까지 소폭 상승했지만(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조사해 22일 발표) 크게 반등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그가 아직 '정치인'이 되지 않았고, 또 될 생각도 없어 보이는 것이 근본적인 원인 중 하나일 수 있다. 그가 말을 할 때마다 국민들이 묘한 불안감과 괴리감을 느끼고 당황하는 이유는 굳이 논리적으로 검토해 보지 않더라도 직감적으로 뭔가 잘못되었다는 인식을 주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은 한 문장 안에서 모순이 존재하는 말을 많이 한다. 특히 본인이 공격을 당한다고 생각할 때 더욱 그러한 경향이 짙어진다.
"선거 때부터 지지율은 별로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
"지지율이라는 건 의미가 별로 없습니다. 오직 국민만 생각해서 노력하는 겁니다."
이 말에서 크게 두 가지 문제를 발견할 수 있다. 첫째는 자기모순과 위선이다. 우리 국민들은 '지지율에 일희일비하지 않겠다'라는 정치인들의 의례적인 말에 익숙하다. 하지만 윤 대통령의 말이 보여주는 인식은 그런 클리셰와 사뭇 다르다. 그는 선거 때도 지지율을 신경 쓰지 않았고, 지지율은 큰 의미가 없다고 한다. 정말 그럴까?
기존의 보수 정당의 색채와 조금 거리감이 있는 2030을 위한 공약들을 과감하게 내걸고, 어퍼컷을 날리며 친근한 이미지를 보이고, 이준석과 두 번의 화해 쇼를 해서라도 선거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했던 그가 선거 때도 지지율은 신경 쓰지 않았다고 하니 이 얼마나 자기모순이고 위선인가. 정부 국정 동력의 근본은 지지율에서 나오는 것이 동서고금을 막론한 팩트인데, 지지율이 의미가 없다는 그의 생각은 과연 '상식적인가'.
둘째는 우월감과 오만이다. 지지율이 낮은 것은 신경 쓰지 않고 국민만 보고 간다는 그의 말은 아무리 선의로 해석해도 국민을 아래로 보는 시각을 지울 수 없다. '당신들이 마음에 안 든다고 해도 상관없어. 당신들에게 뭐가 좋은지는 내가 더 잘 아니 내가 알아서 할게'라는 우월적 생각이 여실히 드러난다. 한평생 검사로서 늘 피의자보다 우월한 위치에 있었고, 일반 국민들이 잘 알 수 없는 법의 영역을 진두지휘하며 그 정점의 검찰총장도 했으니 그럴 만도 하다. 하지만 정치인이 지지율은 신경 쓰지 않고 국민만 생각하는 것은 성립할 수 없으며 그것은 곧 오만이다.
"인적 쇄신은 정치적으로 하는 게 아냐."
가장 고도의 정치적 행위를 하는 것이 본연의 책무인 대통령이 그 정치적 행위의 핵심인 인사를 정치적으로 하지 않겠다는 말에서 우리는 그가 여전히 검찰총장의 마인드와 검찰로서 국가를 보는 인식에 갇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럼 인적 쇄신을 '법적으로' 할 것인가? 대체 '비정치적' 인사는 어떤 기준의 인사를 말하는 것인가?
요즘 신생아들을 돌보는 봉사를 하고 있다. 신생아라 할지라도 100일이 지나면 누가 가르쳐 준 것도 아닌데 소위 '100일의 기적'이라고 표현할 만큼 하나의 완전한 사람의 모습과 행동을 갖춰간다. 그래서 엄마들은 그 100일을 기다리며 육아로 지치는 심신을 달랜다.
정치 신인 윤 대통령도 100일이 지났으니 부디 이제는 '온전한 정치인'의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국민들이 진짜로 대통령과 '헤어질 결심'을 하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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