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듣기

30년의 기다림 끝... '축제' 같았던 서대구역 개통 현장

개통식 참석한 김부겸 총리 "서대구역 개통 축하가 대구서의 마지막 인사 될 듯"

등록 2022.03.30 18:03수정 2022.03.30 18:03
1
원고료로 응원
a

서대구역 남측 환승센터에서 진행된 서대구역 개통식. 한쪽에서는 식전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 박장식

 
30년의 애타는 기다림 끝에 서대구역이 문을 열 준비를 마쳤다. 대구광역시와 대구 서구, 한국철도공사와 국가철도공단은 30일 오후 2시 서대구역 개통식을 열고 12년만에 새롭게 추가된 경부고속선의 새로운 기차역을 맞이했다.

'서대구역, 대한민국의 희망을 잇다'라는 주제로 진행된 개통식은 축제 분위기였다. 발 디딜 틈 없이 들어찬 행사장은 새로운 고속철도역의 개통을 넘어, 시외교통망의 부재로 지역 경제 활성화에 어려움을 겪어 왔던 대구 서부 지역이 새로운 도약을 시작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듯 했다.

31일부터 고속열차가 오가는 서대구역은 화물역으로 예정됐던 자리가 어엿한 고속열차역으로 변모했다는 점에서 모두에게 큰 의미를 갖는다. 역의 개통을 넘어선 서대구역의 큰 꿈을 확인할 수 있었던 개통식 현장을 찾았다. 

"서대구역 개통, 시작에 불과해... 교통 허브로 우뚝 설 것"

서대구역 개통식의 시작은 '동서화합의 장'이었다. '달빛희망콘서트'라는 이름으로 대구 지역 국악팀인 국악컴퍼니 민음, 광주 지역의 댄스 팀인 일브로가 합동 무대를 꾸미며 막이 올랐다. 서대구역을 시점으로 삼게 될 광주-서대구간 달빛내륙철도를 의식한 식전 공연이었다.

권영진 대구광역시장은 개통식 인사말을 통해 "서대구역이 준공되기까지 힘을 모아주신 대구광역시민, 서구 구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라며 "서대구역을 건설하는 데 93%의 시비가 들어갔다. 시의회의 결단 덕분에 공사가 이뤄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989억 원의 시비가 투입되는 데 협조한 대구광역시의원들에게 감사를 표시한 것이다.

이어 권 시장은 "서대구역은 대구 경제를 살리는 역사가 될 것 같다. 시민의 염원을 담아 드디어 개통된 서대구역에는 내일 아침부터 첫 열차가 오간다. 특히 2013년부터 서대구역 추진에 매진해왔는데, 오늘 이 결실을 맞게 돼 감회가 새롭다"라며 권 시장의 공약사업이기도 했던 서대구역 개통에 감회를 전하기도 했다.
 
a

30일 열린 서대구역 개통식에서 김부겸 국무총리(왼쪽)와 권영진 대구광역시장(오른쪽)이 각각 축사와 인사말을 하고 있다. ⓒ 박장식

 
특히 권영진 시장은 "서대구역의 개통은 시작에 불과하다. 이제 대구권 광역철도, 대구산업선, 달빛내륙철도, 대구경북선 등 방사형으로 철도 노선이 개통돼 서대구역이 대구권 철도 교통의 허브가 될 것"이라면서 "서대구역은 대구 동서 균형 발전은 물론, 대구의 중심으로 우뚝 설 것이다"라고 기대를 전했다.


김부겸 국무총리 역시 축사를 통해 "오늘 서대구역 개통식의 주제는 희망이다. 우리 시대의 많은 선배들이 (서대구역 인근 공단에서) 가족들을 먹여살리고던 이들의 자리인데, 이제는 광주와 대구를 잇는 달빛내륙철도의 개통으로 동서화합을 이어가는 희망이 될 것이다"라고 대구 시민들에 축하를 전했다.

그러며 김 총리는 30일 3선 도전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권영진 시장에게 "시장님께서도 오늘 중요한 발표를 하신 것으로 알고 있다"라면서 "여러분께 저도 감사인사를 드려야겠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대구를 의식한 발언도 이어갔다.

김 총리는 "서대구역 개통을 축하드리는 것이 고향에서 드릴 수 있는 총리로서 마지막 인사가 될 것 같다"라며 "마지막까지 윤석열 정부에 인수인계 잘해서, 국정에 빈 틈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서대구역 개통을 통해 그동안 응어리졌던 대구의 잠재력이 빛나는 첫 번째 날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넓고 탁 트인 역, 서대구권 중심으로 거듭날 준비 끝나
 
a

30일 열린 서대구역 개통식에서 개통 퍼포먼스가 이어지고 있다. ⓒ 박장식

 
개통 퍼포먼스는 이른바 기차의 엑셀러레이터와 비슷한 장치인 '놋치'를 주제로 했다. 내빈들이 놋치를 당기자 폭죽이 터지며 서대구역의 개통을 본격적으로 알렸다. 이후 식후 행사로 서대구역장의 영업신고식이 펼쳐졌다. 내빈들이 역무원들의 노고를 치하한 가운데 공식 행사가 마무리됐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개통식에 참여한 시민들에게 역을 구경할 수 있는 기회도 마련되었다. 외관이 마치 날개를 닮은 역사는 철도로 인해 단절됐던 이현동 산업단지를 남북으로 연결하는 역할도 수행한다. 역 안으로 들어가자 개방감 있게 탁 트인 구조가 눈에 띈다. 층고가 높은 맞이방은 동대구역보다도 널찍한 분위기다.

특히 이용객이 많은 탓에 승강장으로 향하는 동선이 복잡한 동대구역과 달리 서대구역은 표를 발권한 후 에스컬레이터 하나만 내려가면 열차를 타러 갈 수 있다는 점 역시 큰 장점이다. 승강장 역시 널찍하게 설계되어 이용객이 많을 때에도 혼잡하지 않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대구권 광역전철 개통을 위해 미리 준비해 둔 시설. 고상 플랫폼은 이미 정비가 완료돼 언제라도 열차를 받아들일 수 있고, 개찰구가 될 공간도 미리 만들어 둬 빠르게 개통에 대비할 수 있다는 점이 눈에 띄었다. 비록 개통은 2년 뒤의 일이기는 하지만, 대구권 광역전철 공사에 있어 장애물이 사라진 셈이다.

환승센터도 정비가 잘 돼 있다. 서대구역 남측 역사에 환승센터를 정비했는데, 많은 시내버스들이 오가는 이현삼거리와 맞붙어 있어 편리하게 대중교통으로 서대구역에 접근할 수 있다. 택시나 자동차를 타고 오가는 이들을 위한 승하차공간, 주차장 역시 충분히 마련돼 있다.

31일 6시 41분부터 울리는 기적
 
a

탁 트인 서대구역 내부 모습. ⓒ 박장식

 
서대구역의 수요 인구는 대구 서남부권의 140만 명으로 예측된다. 하루 이용객은 6000명대 정도가 될 것으로 국토교통부는 예상하고 있다. 대구광역시는 서대구역을 중심으로 동대구역 못지 않은 역세권 개발 사업과 복합환승센터 개설 사업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서대구역의 여객 영업은 3월 31일 6시 41분부터 시작된다. 동대구역을 출발해 서울역으로 향하는 KTX 열차가 처음 정차하는 것으로 역의 새로운 역사가 열리는 것이다. 부산 방향으로 향하는 첫 번째 열차는 서울역을 출발해 7시 45분 서대구역에 정차하는 부산행 열차다.

서대구역에 정차하는 SRT 열차는 평일과 주말 상관 없이 상행 5회, 하행 5회이다. KTX 열차는 평일 상하행을 합쳐 26회의 열차가, 주말에는 상하행을 합해 28편의 열차가 서대구역을 들렀다 간다. 서대구역에서 서울역으로 향하는 요금은 4만2300원으로, 동대구역에 비해 1600원가량 저렴하다. 
#서대구역 #개통식 #대구광역시 #경부고속선 #고속철도역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대중교통 기사를 쓰는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그러면서 컬링 같은 종목의 스포츠 기사도 쓰고,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리고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캐나다서 본 한국어 마스크 봉투... "수치스럽다"
  2. 2 황석영 작가 "윤 대통령, 차라리 빨리 하야해야"
  3. 3 300만명이 매달 '월급 20만원'을 도둑맞고 있습니다
  4. 4 '25만원 지원' 효과? 이 나라에서 이미 효과가 검증되었다
  5. 5 샌디에이고에 부는 'K-아줌마' 돌풍, 심상치 않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