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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픽까지 영화화... 예측 벗어난 '대박 흥행'의 비결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영화] 뱀파이어와 인간의 사랑이야기 <트와일라잇>

22.02.11 10:02최종업데이트22.02.11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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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28일 공개된 넷플릭스의 2022년 첫 한국 오리지널 드라마 <지금 우리 학교는>이 공개된 지 열흘이 훌쩍 지난 시점까지 넷플릭스 TV쇼 부문 월드랭킹 1위를 질주하고 있다. 실제로 <지금 우리 학교는>은 공개 후 2주 동안 2억 3600만 시간에 달하는 누적시청시간을 기록하고 있다. <부산행>으로 시작해 <킹덤> <살아있다>로 이어진 'K-좀비 열풍'이 <지금 우리 학교는>으로 정점을 찍고 있는 셈이다.

사실 국내에서는 좀비라는 개념에 좀 더 익숙하지만 사실 서양에서는 좀비보다는 '뱀파이어'가 더 익숙한 편이다. 좀비와 뱀파이어는 인간의 피를 갈구하고 인간을 무는 행위로 전염을 시킨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지만 뱀파이어는 인간의 피를 모두 빨아먹어야 감염이 된다는 점에서 좀비와 차이가 있다. 무엇보다 뱀파이어는 이성을 잃고 본능적으로 피를 갈구하는 좀비들과 달리 뛰어난 지능과 초인적인 능력을 갖추고 있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뱀파이어와의 인터뷰>와 <박쥐> <안녕,프란체스카>같은 창작물에서는 뱀파이어가 인간들 사이에 섞여 생활하는 경우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인간들과 뒤섞여 살아가다 보니 급기야 뱀파이어와 인간이 사랑에 빠지는 영화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스테퍼니 마이어의 동명소설을 영화화해 5편에 걸쳐 제작됐던 로버트 패틴슨과 크리스틴 스투어트 주연의 판타지 로맨스 영화 <트와일라잇> 시리즈가 대표적이다.
 

<트와일라잇> 시리즈는 총 5편이 만들어져 세계적으로 33억 달러가 넘는 엄청난 흥행수익을 올렸다. ⓒ (주)NEW

 
<더 배트맨> 이어 봉준호 감독 드라마 캐스팅

영국 런던에서 태어난 로버트 패틴슨은 어렸을 때부터 아마추어 극단에서 연기를 시작해 연극과 TV드라마, 영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며 연기 경험을 쌓았다. 그러던 2005년, 패틴슨은 2000년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프랜차이즈 시리즈 중 하나였던 <해리포터와 불의 잔>에서 호그와트의 기숙사 반장 세드릭 디고리를 연기했다. 비록 출연분량은 짧았지만 패틴슨의 이름과 얼굴을 알리기엔 부족함이 없었다. 

<해리포터> 이후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가던 패틴슨은 2008년 역시 소설을 원작으로 한 판타지 멜로 <트와일라잇>에서 남자주인공 에드워드 컬렌을 연기했다. 3700만 달러의 적은 제작비와 그리 화려하지 못한 캐스팅의 <트와일라잇>은 세계적으로 제작비의 10배가 넘는 4억800만 달러의 흥행성적을 기록했다(박스오피스 모조 기준). 그리고 패틴슨은 벨라 스완 역의 크리스틴 스튜어트와 함께 단숨에 10대들의 우상으로 떠올랐다.

2012년까지 해마다 한 편씩 공개된 <트와일라잇> 시리즈는 5편 합쳐 총 33억5800만 달러라는 천문학적인 흥행성적을 기록했다. 패틴슨 역시 <브레이킹던 Part2>가 개봉한 2012년 2650만 달러를 벌어 들이며 제이콥 블랙 역의 테일러 로트너와 함께 그 해 남자배우 최고 수입 공동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그만큼 당시 할리우드에서 <트와일라잇> 시리즈가 차지하고 있던 입지가 대단했다는 뜻이다.

패틴슨은 <트와일라잇> 시리즈에 출연할 때만 해도 잘 생긴 외모에 비해 연기력이 부족하다는 혹평이 따라 다녔다. 하지만 패틴슨은 2017년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출품된 <굿타임>을 통해 눈부신 열연을 선보이며 자신에 대한 평가를 뒤집었다. 2019년 <라이트하우스>를 통해 런던 비평가 협회상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패틴슨은 2020년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테넷>에 출연하며 존 데이비드 워싱턴과 연기호흡을 맞췄다.

오는 3월 개봉 예정인 <더 배트맨>에서 브루스 웨인을 연기하는 패틴슨은 관객들에게 마이클 키튼, 크리스찬 베일과는 다른 색깔의 배트맨을 보여줄 예정이다. 그리고 패틴슨은 최근 미국 데드라인을 비롯한의 여러 매체들을 통해 봉준호 감독의 차기작 <미키7>(가제)에 캐스팅됐다는 소식을 전해왔다. 만약 이 캐스팅 소식이 사실이라면 패틴슨은 세계적인 '디테일의 대가' 봉준호 유니버스에 합류하게 된다.

뱀파이어도 인간과 사랑에 빠질 수 있다
 

실제 연인으로 발전한 <트와일라잇>의 두 주인공은 '롭스틴' 커플로 불리며 팬들의 많은 응원을 받았다. ⓒ (주)NEW

 
<트와일라잇>은 스테퍼니 마이어의 소설 <트와일라잇>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소설 <트와일라잇> 시리즈는 <트와일라잇>과 <뉴문> <이클립스> <브레이킹 던>까지 4권에 걸쳐 출판됐는데 영화 버전은 <브레이킹 던>을 두 편으로 나눠 총 5편으로 제작·개봉됐다. 소설 <트와일라잇>은 33개국의 언어로 번역돼 1억 6000만 부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큰 사랑을 받았고 팬픽으로 시작된 <50가지 그림자> 시리즈도 영화화됐을 정도로 영향력이 컸다.

하지만 영화 <트와일라잇>이 흥행할 거라 예측한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다. 일단 주연을 맡은 로버트 패틴슨과 크리스틴 스튜어트가 <트와일라잇> 이전에는 주연으로서 확실한 흥행작이 없었고 관객층도 소설의 주요고객이었던 10대 여성들로 한정될 거란 예상 때문이었다. 그렇다고 물량을 쏟아 부어 많은 볼거리를 제공한 영화도 아니었다. 하지만 <트와일라잇>은 제작비의 10배가 넘는 수익을 거둬 들이며 크게 성공했다.

실제로 <트와일라잇>은 주요 타깃으로 점 찍었던 젊은 관객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해리포터>가 마지막을 향해 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챈 젊은 관객들이 <해리포터>의 '대안'으로 <트와일라잇>을 선택한 것이다. <트와일라잇>은 젊은 영화 마니아들을 대상으로 하는 2009년 'MTV 무비 어워즈'에서 최고의 영화상을 비롯해 최고의 여자배우상, 남자 신인상, 최고의 싸움상, 최고의 키스상 등 무려 5개 부문을 휩쓸었다.

극적을 막론하고 멜로영화나 드라마가 크게 사랑을 받으면 두 주인공은 열애설에 시달리게 마련이다. 벨라 역의 크리스틴 스튜어트와 에드워드 역의 로버트 패틴슨 역시 여지 없이 열애설에 시달렸는데 이들은 '궁합도 안보는' 4살 차이의 뜨거운 청춘남녀답게 실제 연인 사이로 발전했다. 이들은 <트와일라잇> 팬들로부터 '롭스틴 커플'로 불리며 사랑을 받았지만 모종의 이유로 2013년5월 결별했다.

'모종의 이유'는 바로 영화팬, 특히 <트와일라잇>의 팬이라면 대부분 알고 있는 크리스틴 스튜어트의 불륜사건 때문이었다. 스튜어트는 2012년 샤를리즈 테론, 크리스 햄스워스와 함께 <스노우화이트 앤 더 헌츠맨>이라는 영화에 출연하며 루퍼트 샌더스 감독과 불륜을 저질렀다. 당시 샌더스 감독은 두 아이가 있는 40대 유부남이었고 스튜어트는 이를 계기로 패틴슨과 헤어졌고 이후 동성 연인과 교제하며 양성애자임을 밝혔다.

머리 자르고 주연으로 신분 상승한 제이콥
 

<트와일라잇>에서 느끼한 장발의 청년이었던 제이콥 역의 테일러 로트너는 <뉴문>에서 머리를 짧게 자른 후 인지도가 급상승했다. ⓒ (주)NEW

 
벨라는 아빠의 집으로 이사를 온 후 이웃에 사는 아빠 친구의 아들 제이콥 블랙(테일러 로트너 분)을 만난다. 벨라가 새로운 동네로 이사온 후 처음 사귀게 된 친구 제이콥은 벨라가 낯선 마을에서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다. <트와일라잇>에서 제이콥은 여사친에게 필요 이상의 친절을 베푸는 동네 느끼한 청년에 불과했다. 하지만 제이콥은 <뉴문>에서 머리를 짧게 자르고 야성미를 뽐내는 꽃미남 늑대인간으로 변신한다.

로트너는 <트와일라잇>시리즈에서 <파리의 연인> 이동건을 연상케 하는 전형적인 '서브남주' 포지션을 맡으며 관객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로트너는 <트와일라잇> 시리즈로 얻은 인지도를 살리지 못했다. 로트너는 2011년 <어브덕션>, 2014년 <트레이서> 등 액션영화에서 주연을 맡았지만 흥행과는 거리가 있었다. 결국 로트너는 <트와일라잇> 시리즈가 끝난 지 10년이 지난 현재 '왕년의 청춘스타'로 전락하고 말았다.

뱀파이어들로 구성된 켈렌가에서 애슐리 그린이 연기한 앨리스 켈렌은 유일하게 인간인 벨라를 보고도 흡혈본능을 끄집어내지 않는다. 물론 엘리스 역시 제임스(캠 지간뎃 분)에게 물려 출혈을 일으킨 벨라의 피를 보고 잠시 흔들렸지만 에드워드가 사랑하는 벨라는 가족이나 다름 없기 때문에 이내 이성을 되찾고 벨라를 돕는다. <트와일라잇> 이후 꾸준히 연기활동을 이어간 애슐리 그린은 최근 영국의 전쟁영화 <원샷>에 출연했다.

뱀파이어 가족들 사이에서도 유난히 차갑고 창백한 인상을 가진 재스퍼 헤일은 가수 겸 배우 잭슨 라스본이 연기했다. 재스퍼는 주변인물들의 기분과 감정을 파악할 수 있고 컬렌가 식구들과 함께 채식을 하지만 인간인 벨라가 집에 방문했을 땐 순간 자제력을 잃고 멘탈이 흔들리기도 했다. 재스퍼를 연기한 잭슨 라스본은 올해 미키 루크, 로버트 네퍼(<프리즌 브레이크>의 T-백)와 함께 영화 <워헌트>에 출연했다.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영화 트와일라잇 캐서린 하드윅 감독 로버트 패틴슨 크리스틴 스튜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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