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설 선물은 고향 지역에서 주문하세요

충남 예산 한우·파프리카 설 선물로 인기

등록 2021.02.08 15:03수정 2021.02.08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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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대명절 설이 다가오고 있다. 예년같으면 모두가 한 자리에 모여 떡국을 끓여먹고 덕담을 나누겠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부터 가족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몸은 멀리, 마음만 함께 해야 하는 상황이다.


만나진 못해도 힘겨운 시기를 함께 이겨내자는 온정과 격려가 전해지고 있다. 눈과 입이 모두 즐거운 충남 예산지역 농특산물을 통해서다.

전국으로 나가는 예산 한우
 

선물용 갈비를 손질하는 직원의 솜씨가 예사롭지 않다(왼쪽). 정회탁 팀장이 한우 선물세트를 담은 택배상자를 들어보이고 있다. ⓒ <무한정보> 김수로


3일 찾은 예산축협 하나로마트 정육코너가 한우 선물세트 제작에 분주하다. 매대 안쪽엔 전국으로 배송을 앞둔 택배상자가 사람 키보다 높게 쌓여 있다.

하나로마트는 지난 추석에 이어 설에도 귀성을 자제한 가족이나 친지들이 대처에서 선물을 사 보내지 않고 지역에서 구입할 수 있게 주문을 받아 배달하고 있다. 연휴가 시작되기 3주 전부터 접수를 시작했으며, 하루 평균 70여 개를 제작해 보낸다고 한다.

선물수요에 대비해 구입한 조합원 소 40여마리는 삽교 중앙산업에서 도축해 가져온다. 직원들은 정성을 담아 부위별로 나눠 포장하고 있다. 노련한 해체 솜씨에 선홍빛 고기 단면과 흰색 마블링이 속속 모습을 드러낸다.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빠르게 손질한 뒤 진공포장해 아이스팩과 함께 상자에 담는다. 눈 깜짝할 새 선물세트가 만들어져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손이 따라가기 바쁘다.

정회탁 팀장은 "가장 인기가 좋은 건 15만 원대 상품이에요. 최근 정부가 '청탁금지법'에 따른 농축수산 선물가액을 10만 원에서 20만 원으로 상향했는데 그 영향이 있죠. 전체 주문량은 예년보다 줄어든 편이에요. 코로나19로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다보니 상대적으로 고가인 한우는 덜 나가는 것 같아요"라고 설명한다.


눈으로 먼저, 파프리카
 

뚜껑을 열자마자 눈을 즐겁게 하는 색색의 열매. ⓒ <무한정보>김수로


설을 앞두고 분주히 돌아가는 곳이 또 있다. 4일 찾은 예산군 신암면 탄중리 육인농장에서 재배하는 파프리카는 명절선물로 인기만점이다. 연휴 2주 전 전국에서 예약주문을 받은 것만 1400상자에 달한다. 접수를 시작한 지 며칠되지 않아 계획한 물량이 모두 동났다.

올해는 더 귀한 몸이 됐다. 지난 1월, 기온이 영하 20도 가까이 떨어지는 등 농장 설립 이래 가장 추운 날이 이어지며 수확이 늦어졌기 때문이다. 선물세트를 구입하지 못한 고객들이 하루에도 수십 명씩 문의한다고 한다.

선물하는 대상은 고향에 있는 부모님이나 자녀, 학창시절 은사, 거래처 등 다양하다. 인기를 끄는 덴 이유가 있다. 상자를 열면 윤기가 나는 빨강, 노랑, 주황색 열매가 가지런히 담긴 모습에 눈으로 먼저 먹는다. 또 아침 8시 반부터 작업을 시작해 수확을 마치는 즉시 상자에 담아 배송하기 때문에 싱싱한 상태로 받을 수 있다.

김겨레 총괄매니저는 "파프리카의 비타민C 함량이 감귤류의 2배 가까이 높아 '코로나19 예방에 도움이 된다'며 사가는 분들도 꽤 있어요"라며 "선물세트 가격이 5kg 4만원, 2kg 2만1000원으로 크게 부담되지 않으면서도 받는 입장에선 일반농산물보다 좀 더 특색있게 느껴질 수 있어요. 보통 사과나 배 선물을 많이 하잖아요. 파프리카는 상대적으로 흔하지 않고 가을에 수확해 저장했다 판매하는 사과·배와 달리 바로 따서 보내는 거라 차별성이 있죠"라고 설명한다.

실제로 육인농장 누리집에 등록된 구매후기엔 '선물용으로 아주 좋아요', '지인분들이 정말 만족하십니다. 파프리카만한 게 없어요' 등 긍정적인 반응들이 주를 이룬다.
 

육인농장에서 파프리카 수확이 한창이다. ⓒ <무한정보> 김수로


이번 설 선물로 나간 상품들은 지난해 8월 1일 씨앗을 심어 4개월여 동안 자라 맺은 결실이다. 이날 오전에 딴 것만 2톤에 이른다. 12시가 넘어가니 농장 판매장에 손님들이 하나 둘 모이기 시작한다. 직접 방문하면 작은 흠집 등이 있는 파프리카를 저렴하게 살 수 있기 때문이다.

당진시 합덕읍에서 왔다는 한 고객은 "명절선물용을 사고 싶었는데 지난해랑 올해도 물량이 없어 구매를 못했어요. 평소에 형제들한테 선물로 보내면 싱싱하다며 좋아해요. 지금 사가는 건 설에 구절판 만들 거예요"라며 환히 웃는다.

어느새 판매장 안에 길게 늘어선 줄이 인기를 실감케한다. 취재를 마치고 나오려는데 누군가 뒤에서 붙잡는다. 17년 동안 근무한 직원 이명선(61)씨다. 파프리카 자랑을 빼먹었다는 그는 "이 농장에서 일하며 꾸준히 먹었더니 건강이 좋아지고 피부도 깨끗하게 유지되는 것 같아요"라며 바쁜 와중에도 잊지 않고 홍보한다.

저 어여쁜 파프리카, 그의 열정에 붉게 익었나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충남 예산군에서 발행되는 <무한정보>에서 취재한 기사입니다.
#예산한우 #파프리카 #설선물 #예산특산물 #예산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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